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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음악 예능은 사랑받는데, 음악 영화는 왜 안될까


입력 2020.10.18 00:00 수정 2020.10.18 00:25        류지윤 기자 (yoozi44@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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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의 민족답게 국내 예능 현주소는 음악 관련 프로그램이 방송가를 주름잡고 있다. 오랜 시간 사랑 받은 음악 예능 KBS2 '불후의 명곡', MBC '복면가왕', JTBC '비긴어게인', '히든싱어' 시리즈 부터 전성기를 맞이한 트로트 예능 TV조선 '미스터 트롯', MBN '보이스 트롯', SBS '트롯신이 떴다', MBC '최애엔터테인먼트', 아이돌 그룹들의 퍼포먼스 경연 엠넷 '로드 투 킹덤', 연습생 서바이벌 '아이랜드' 등 관심을 받은 장르도 다양했다.


하반기에도 KBS2 '트롯전국체전', MBC '트로트의 민족', 엠넷 '쇼미더머니9', '포커스', '캡틴' 등 줄줄이 방송을 앞두고 있다.


방송에서는 꾸준히 음악 예능이 사랑받고 있는 가운데 극장가에서는 음악 영화가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 여기서 한정된 건 국내 음악 영화다. '비긴어게인', '보헤미안 랩소디' 등 해외 음악 영화를 본 관객들은 음원차트까지 영역을 넓히며 유행을 만들어내지만, 유독 국내 음악 영화에는 인색한 인상이다.


관객수부터 확연히 차이가 난다. 키이나 나이틀리란 이름을 국내에 알린 '비긴어게인'(2014)은 132만, 많은 사람들의 인생 영화라 꼽히는 '위플래쉬'(2015)는 158만 관객을 모았다. 이후 해외 음악 영화는 탄력을 받았다. '라라랜드'(2016)가 359만명을 돌파하더니 전설의 그룹 퀸의 일대기를 다룬 '보헤미안 랩소디'(2018)가 994만명, '알라딘'(2019)은 급기야 1272명을 돌파하며 음악 영화계 새 기록을 세웠다.


특히 '보헤미안 랩소디'와 '알라딘'은 많은 방송에서 패러디를 하고 가수들이 커버곡을 부르며 흥행에 멈추지 않고 신드롬을 만들어냈다.


반면 국내 음악영화는 아직까지 대중에게 강한 인상을 남긴 작품이 전무하다. 조승우와 신민아 주연의 '고고70'(2008)이 1970년대 활약한 밴드 데블스의 이야기로 호기롭게 세상 밖으로 나왔지만 58만명의 숫자에서 그쳤다.


한국 음악계 포크 열풍을 일으킨 조영남, 윤형주, 송창식, 이장희의 실제 이야기에 픽션이 가미된 '쎄시봉'(2015)은 김윤석, 정우, 한효주 등 믿고 보는 배우들과 향수에 젖게하는 포크송, 짜임새 있게 만들어진 이야기까지 비교적 호평을 받았으나 170만명의 관객에 머물어 손익분기점인 300만을 넘지 못하고 막을 내렸다.


대중이 사랑하는 고(故) 유재하의 음악으로 이야기가 구성된 '사랑하기 때문에'(2017)의 성적은 더욱 처참했다. 제작비가 40억원이 투입됐지만 34만명이라는 저조한 기록으로 주연배우 차태현은 뼈아픈 흥행 부진을 겪었다.


'유열의 음악앨범'(2019) 역시 화제성은 높았지만 흥행에서는 신통치 못했다. 1994년 가수 유열이 라디오를 하던 시절을 배경으로 한 김고은, 정해인의 음악 로맨스 영화였지만 관객들에게 진한 여운은 만들어내지 못했다. '유열의 음악앨범' 역시 손익분기점을 넘지 못하고 124만명에 그쳤다.


해외 영화가 거둔 성과와는 대비되는 아쉬운 기록 뿐이다. 그럼에도 음악영화의 시도는 계속 된다. 뮤지컬 영화 '인생은 아름다워'는 12월 개봉을 확정했고 '영웅'은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로 여름 개봉에서 연기됐지만 관객과 만날 시점을 조율 중이다.


'인생은 아름다워'는 자신의 생일 선물로 첫 사랑을 찾아달라는 아내 세연과 첫사랑을 함께 찾으러 과거로의 여행을 떠나는 남편 진봉의 이야기다. 이 영화는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누구나 아는 대중가요가 레퍼토리로 구성돼 관객들의 마음을 사로잡겠다는 각오다.


윤제균 감독의 신작 '영웅'은 오리지널 뮤지컬 '영웅'을 전격 영화화한 작품이며 제작비 200억원이 투입된 대작이다. 1909년 10월 하얼빈에서 이토 히로부미를 사살한 뒤 일본 법정의 사형 판결을 받고 순국한 안중근 의사가 거사를 준비하던 때부터 죽음을 맞이하던 순간까지, 잊을 수 없는 마지막 1년을 그렸다. 뮤지컬 '영웅'의 주연으로 활약한 정성화가 영화에서도 안중근 역을 맡았다.


지난해 10주년을 맞이해 국내 대표 뮤지컬 작품으로 손꼽히는 '영웅'이 영화에서는 어떤 평을 받을지 많은 이목이 쏠려있다.


한 영화 관계자는 "할리우드 자본에 들어간 퀄리티만큼은 아니지만 지금까지 만들어진 국내 음악의 완성도는 나쁘지 않았다. 다만 관객의 몰입에 따라 편차가 크게 갈리는 것 같다. 해외 배우들이 노래를 하고 연기를 하는 영화는 관객의 입장에서 편안하고 쉽게 몰입한다. 반면 국내 영화는 관객들이 주인공에 몰입해 보는 경우가 많은데, 관객들이 이를 낯설게 느끼는 경향이 있다. '영웅', '인생은 아름다워' 뿐 아니라 내년에는 故유재하와 故김현식의 이야기를 다룬 '너의 나의 계절'도 대중과 만난다. 지금까지 음악 영화의 흥행은 조금 아쉬웠지만 멈추지 않고 다양한 시도는 계속 되야 한다"라고 전했다.

류지윤 기자 (yoozi44@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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