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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해외주식 열풍에…5대 은행 달러예금 고공행진


입력 2020.09.28 06:00 수정 2020.09.27 22:21        이나영 기자 (ny4030@dailian.co.kr)

8월 잔액 498억1057만 달러…지난해 말 대비 18.1%↑

증권사 예탁금 증가 주요 요인…“달러 수요 증가” 전망

5대 시중은행의 달러예금에 자금이 몰리고 있다.ⓒ픽사베이 5대 시중은행의 달러예금에 자금이 몰리고 있다.ⓒ픽사베이

국내 주요 시중은행들의 달러예금이 올해(1~8월)에만 18% 넘게 급증하며 달러 자산에 자금이 몰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경제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안전자산 선호 현상이 확산된데다 해외주식투자 열풍까지 더해진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28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우리·하나·NH농협은행 등 5대 시중은행의 지난달 말 달러화 예금 잔액은 498억1057만 달러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말(421억5700만 달러) 대비 18.1%(76억5357만 달러) 증가한 수치다.


은행들의 달러예금이 늘어난 이유는 코로나19 영향이 가장 크다.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경기 불확실성이 커지자 상대적으로 안전자산인 달러 선호도가 높아진 것이다.


또한 달러 수급이 어려워질 상황에 대비해 미리 달러를 비축해놓는 기업들이 증가한 점도 영향을 줬다. 한국은행이 최근 발표한 ‘2020년 8월 중 거주자 외화예금 동향’ 자료에서도 확인할 수 있는 대목이다.


실제 한은에 따르면 지난달 말 국내 거주자의 달러예금 잔액은 765억9000만 달러로 7월 말(762억2000만 달러)에 비해 3억7000만 달러 늘었다. 이는 한은이 2012년 6월 관련 통계를 작성한 이후 사상 최대 규모다.


거주자 달러예금은 내국인과 국내에 6개월 이상 거주한 외국인 등이 은행에 맡긴 달러예금을 말한다.


세부적으로 보면 기업의 달러예금이 608억5000만 달러로 전달(603억 달러)에 비해 5억5000만 달러 증가한 반면 개인은 157억4000만 달러로 1억8000만 달러 줄었다.


한은 측은 “기업의 경우 원자재 등 수입품을 사들이기 위해 결제용 달러를 모아두면서 달러예금 잔액이 늘어났다”고 설명했다.


여기에다 미국을 비롯한 해외 주식을 사는 개인투자자, 이른바 ‘서학개미’들의 투자 열풍이 거세게 분 점도 달러예금 증가세를 견인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해외주식 투자를 위해 증권사에 맡긴 달러자금이 늘면서 증권사들이 은행에 맡겨놓는 달러예탁금이 덩달아 증가했다는 것이다.


이처럼 최근 달러 수요가 급증하자 은행들은 틈새 공략에 나섰다. 외화 상품 및 서비스를 출시하거나 우대금리를 얹어주는 이벤트를 마련해 놓고 고객들을 끌어들이고 있다.


하나은행은 최근 최소 1달러부터 가입할 수 있는 ‘1달러 외화적금’을 내놨다. 내년 3월2일까지 가입한 고객에게는 연 0.1%포인트의 금리를 추가로 제공한다.


씨티은행도 영업점과 인터넷에서만 가능하던 고객이 직접 지정한 환율에 도달할 경우 알아서 환전해주는 ‘FX오토바이셀’ 서비스를 모바일 앱으로 확대했다.


NH농협은행 역시 내달 말까지 올원뱅크 전용 서비스인 ‘감동!외화선물하기’를 이용하는 개인고객을 대상으로 추첨을 통해 한우선물세트, 농촌사랑 모바일 상품권 등을 제공하는 이벤트를 진행 중이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코로나19 사태로 경제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안전자산 선호 현상이 나타난 것도 있지만 최근에는 해외 주식 열풍이 불면서 증권사의 예탁금이 급증한 것이 가장 큰 요인”이라고 말했다.


이어 “외화예금을 찾는 고객들이 많아진 만큼 고객 확보를 위한 은행들 간의 경쟁이 치열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나영 기자 (ny403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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