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페이스북
X
카카오톡
주소복사

[D:이슈] ‘모임’ 사라진 음악·영화계, 끝내 축제 없는 2020년 될까


입력 2020.09.10 17:00 수정 2020.09.10 14:18        박정선 기자 (composerjs@dailian.co.kr)

ⓒ포스터 ⓒ포스터

“기적이 일어나지 않는 한 2020년은 ‘사라진 해’로 기억될 것”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가 덮친 올해, 대중문화예술계에는 악몽 같은 일이 반복되고 있다. 매해 열리던 영화제도, 음악페스티벌도, 연말을 떠들썩하게 했던 콘서트도 쉴 새 없이 취소 공지로 가득하다. 더 막막한 건 이 시끄러운 적막이 언제까지 이어질지 가늠하기 힘들다는 데 있다. 산발적으로 증가하는 코로나19 확진 사례는 업계 관계자들을 초조하게 한다.


국내 크고 작은 영화제들은 올해 초부터 잇따라 취소되거나 온라인 개최로 전환했다. 확산세가 길어지면서 최근에는 규모를 축소한 오프라인으로 진행하거나, 온라인 개최와 병행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아가고 있는 추세다. 당장 10일 개막하는 서울국제여성영화제는 정상적으로 일반상영을 진행한다. 온라인 상영도 진행하고, 개폐막식과 담론 강화를 위한 대담 등은 온라인 비대면으로 진행하기로 결정했으나, 극장에서 관객들을 만나겠다는 의지를 꺾지 않는다.


9월 17일부터 24일까지 개최 예정인 제12회 DMZ국제다큐멘터리영화제는 사회적 거리두기 지침에 따른 영화제 축소 운영 개최 방안을 발표했다. 현재의 코로나19 상황이 안정화되기를 기대하며 야외상영 및 전시를 포함한 모든 부대행사를 취소하고, 영화제의 근간인 다큐멘터리 상영과 다큐멘터리 제작 활성화를 위한 단계별 지원 플랫폼인 DMZ인더스트리 행사에만 집중할 계획이다.


27일 개막 예정이었던 제37회 부산국제단편영화제(BISFF)도 모든 오프라인 상영을 취소하고 온라인 영화제로 진행할 예정이다. BISFF는 27일부터 31일까지 온라인 플랫폼 웨이브를 통해 영화를 상영하고, 관객과의 대화 등 기존 대면행사는 화상회의나 생중계로 대체된다. BISFF는 경쟁∙초청작품 감독을 대상으로 온라인 상영 여부가 가능한지 확인 작업을 진행 중이다. 개∙폐막식은 관계자만 참석한 최소한의 인원으로 사전녹화를 한 뒤, 유튜브에 영상이 송출될 예정이다. 11월 19일부터 23일까지 개최될 예정인 제22회 부산독립영화제(IFFB)도 오프라인 상영을 원칙으로 하고 있으나 현재 코로나19 확산세를 봐서는 예정대로 진행이 가능할지 알 수 없는 상태다.


부산국제영화제도 사정은 크게 다르지 않다. 10월 7~16일로 기간을 확정하고 이달 7일 기자회견을 열 예정이었다. 영화제는 애초 규모를 줄이더라도 오프라인으로 연다는 방침이었다. 보통 300여편이었던 상영작을 올해는 3분의2 수준인 200여편으로 줄였다. 또 국외 게스트 초청도 사실상 없앴다. 하지만 코로나19 재확산으로 영화제 자체를 전면 재검토하기에 이르렀다. 오프라인 개최부터 온·오프라인 병행 개최, 온라인 개최, 최악의 경우 영화제를 전면 취소하는 방안까지 놓고 매일 회의를 열어 다각도로 검토·논의하고 있다. 영화제는 11일 이사회와 임시총회를 열고 올해 영화제 개최 여부와 방식에 대해 최종 결정할 예정이다.


ⓒ포스터 ⓒ포스터

온라인 상영으로 가닥을 잡아가는 영화인들의 축제와는 달리 현장감이 무엇보다 중요한 음악인들의 축제, 음악 페스티벌은 현재까지 개최가 거의 전무하다. 지난 4월 ‘해브 어 나이스 데이’가 오프라인 일정을 취소하고, 온라인 무료 중계로 대체한 이후 현재까지 열린 페스티벌은 없다. 봄부터 시작됐어야 할 페스티벌들은 일찌감치 취소하거나, 가을로 일정을 연기했다. 지금까지 취소를 결정한 굵직한 페스티벌만 해도 ‘썸데이페스티벌’ ‘그린플러그드’ ‘서울재즈페스티벌’ ‘2020 워터밤 페스티벌’ ‘월드디제이페스티벌’ ‘뷰티풀민트라이프’ ‘힙합플레이야’ 등 줄줄이 취소를 결정했다.


‘자라섬재즈페스티벌’은 2004년 축제 시작 이래 처음으로 온라인으로 열린다. 다만 당초 10월 9일부터 11일까지 사흘간 진행할 예정이었지만, 온라인으로 진행함에 따라 10월 9일부터 25일까지 총 3주로 기간을 대폭 늘렸다. 앞서 주최 측은 코로나19 장기화로 해외 뮤지션 출연이 불투명해지면서 프로그램을 변경, 국내 뮤지션만 참여시켜 오프라인으로 진행하기로 한 바 있다. 여기에 일정이 길어진 것에 따른 국내 뮤지션 섭외를 진행 중이며 최종 라인업은 이달 말 발표될 예정이다.


'인천 펜타포트 락페스티벌'은 10월 16일과 17일 이틀간 온라인과 오프라인에서 동시 진행할 계획이다. 오프라인 공연은 초청된 의료진, 방역 종사자들에게 공개되며, 일반 관객들은 온라인을 통해 이 공연을 관람할 수 있다.


현재까지 오프라인 진행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는 대중음악 페스티벌은 ‘그랜드민트 페스티벌’이 유일하다. 현재 이 페스티벌은 3차 라인업까지 발표하면서 10월 24일과 25일 양일간 진행 계획을 밝혔다. 다만 올해는 지난해와 비교해 티켓이 50% 미만으로 판매되고 스탠딩 존 역시 없어지면서 관객 간 거리를 유지할 수 있도록 했다.


하지만 ‘그랜드민트페스티벌’은 체육시설로 분류되어 있는 올림픽 공원 일대에서 진행되는 공연인 만큼, 향후 정부의 방역 지침에 민감할 수밖에 없다. 실제로 몇 차례의 연기를 맞으며 어렵게 개막한 ‘미스터트롯’ 콘서트도 현재 잠정 중단된 상태고, 10월과 11월 콘서트를 계획하고 해당 공연장을 대여했던 가수(그룹)들도 속속 대관을 취소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박정선 기자 (composerjs@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0
0
관련기사

댓글 0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