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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과 거두는 김종인의 '호남 끌어안기'…풀어야할 과제도 분명


입력 2020.08.20 16:43 수정 2020.08.20 17:29        최현욱 기자 (hnk0720@naver.com)

진정성 갖춘 호남 접근…'과거와 확연히 달라졌다' 평가

호남 지역 지지율 전주 대비 3.4%p 올라 17%까지 상승

기존 핵심 지지층 달래기 과제로…"두 마리 토끼 잡으려다 모두 놓칠라"

김종인 "우리나라 전체 어느 하나 소홀히 안 할 것" 강조

김종인 미래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이 19일 오전 광주 북구 운정동 국립5·18민주묘지 참배에 나서고 있다. ⓒ뉴시스 김종인 미래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이 19일 오전 광주 북구 운정동 국립5·18민주묘지 참배에 나서고 있다. ⓒ뉴시스

미래통합당의 '호남 끌어안기' 행보가 연일 주목을 받고 있다.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을 필두로 해 진정성과 전략을 갖춘 호남 접근으로 말로만 '지역구도 타파'와 '국민 통합'을 외쳤던 과거 보수정당의 모습과는 확연하게 달라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다만 적극적 '호남 행보'에 뒤따르는 부작용을 효율적으로 해결하는 것이 통합당에게 놓여진 과제라는 분석이다.


취임 직후부터 호남 민심의 중요성을 역설했던 김 위원장은 가장 시급한 과제였던 당내 5·18 민주화운동 관련 논란을 매듭짓기 위해 노력하는 한편, 각종 현안마다 직접 호남을 찾는 발로 뛰는 행보로 그 의지를 강하게 드러냈다.


김 위원장의 이 같은 행보는 그간 반복돼 온 통합당을 둘러싼 '역사 왜곡' 논란과 이른바 '호남 홀대론'을 불식시키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라는 평가가 많다. 실제 최근 실시된 여론조사의 정당지지율 추이를 살펴 볼 때 소기의 성과를 거두고 있다는 사실이 확연히 드러난다.


20일 여론조사 전문업체 리얼미터가 tbs의 의뢰로 지난 18일부터 19일까지 이틀 동안 전국 18세 이상 유권자 1506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2020년 8월 3주차 주중 잠정집계 결과 통합당은 광주·전라 지역에서 17.5%의 지지율을 기록했다. 전주 같은 조사의 14.1%에서 3%p 상승한 수치다. 전날 오전 있었던 김 위원장의 5·18 민주묘지 무릎 사죄가 호남 국민들의 민심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해당 조사의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2.5%포인트이며 자세한 내용은 리얼미터나 중앙선거 여론조사 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장성철 공감과논쟁정책센터 소장은 이날 데일리안과의 통화에서 "기본적으로 김 위원장이 잘 하고 있다"며 "5·18 문제를 매듭지음으로써 '당신들은 5·18을 폄훼하는 세력이냐 부정하는 세력이냐는 공격을 당할 빌미의 소지를 없애버렸다. 특히 중도층 혹은 진보 진영에서 더불어민주당에 실망한 사람들이 통합당을 향할 수 있도록 지지를 가져오는 데 견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김종인 "통합당 있는 모든 분들이 우리가 위기라는 점 공감
다소 불만 표시하는 분 있어도 선제적 극복 위해 노력할 것"


김종인 미래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이 18일 오후 대구 수성구 미래통합당 대구시당에서 열린 지방의회의원 비대면 온라인 연수에서 강의를 하고 있다. ⓒ뉴시스 김종인 미래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이 18일 오후 대구 수성구 미래통합당 대구시당에서 열린 지방의회의원 비대면 온라인 연수에서 강의를 하고 있다. ⓒ뉴시스

하지만 통합당이 혁신적이고 개혁적인 모습으로 변모해 가는 과정에서 예상될 수 있는 통합당 핵심 지지층의 반발을 달래는 것은 향후 반드시 해결해야 할 과제다.


한 통합당 관계자는 "그간 보수정당의 지도부가 호남 진출의 필요성을 절감하면서도 쉬이 시도를 하지 못 했던 이유는 영남 지역 '집토끼'들의 이탈에 대한 우려 때문이었다"며 "영남 지역의 '집토끼'와 호남 지역의 '산토끼' 두 마리 토끼를 한 번에 잡으려다 둘 다 놓치는 우를 범하면 안 된다는 위기의식의 발로였다. 통합당 지도부가 지금까지 잘 하고 있지만, 두 마리 토끼 모두를 잡기 위해선 보다 효율적이고 신중한 자세를 견지해야 한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종인 위원장이 호남 행보에 주의를 기울이면서도 연일 "우리나라 전체 어느 하나 소홀히 할 수 없다"는 점을 강조하는 것도 이 같은 문제 의식에서 비롯됐다는 해석이다.


그는 지난 18일 대구를 찾은 자리에서 호남 행보에 대한 전통 지지층의 반발 가능성에 대한 질문에 "통합당에 있는 모든 분들이 우리가 위기에 있다는 사실을 공감할 것이다. 위기를 극복하려면 전면적으로 변해야만 가능한 것"이라며 "극복 방법은 국민에 어떡하면 잘 다가갈 수 있느냐이고, 당이 국민의 의식에 어떻게 적응할 수 있느냐이다. 다소 불만을 표시하는 분들도 있겠지만 그걸 선제적으로 극복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큰 선거 앞둔 통합당, 김종인에 스포트라이트 쏠리는 데 대한 부담감도
"당 외연 확장 위한 행보 집중하되 선거 승리 위한 내실 다지기에도 힘써야"


김종인 미래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자료사진)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김종인 미래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자료사진)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통합당의 호남 행보 집중이 기존 지지층의 집단적인 이탈까지 불러오지는 않을 것이라는 긍정론도 존재한다. 장성철 소장은 "부정적으로 생각하는 기존 지지층이 있겠지만 소수일 것이라 본다. 강성 지지층 입장에서도 통합당이 어려운 문제를 잘 정리하고 떨쳐버렸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을 것"이라며 "설사 잃어버리는 지지층이 있다 해도 최근 여론조사 추이를 살펴보면 그만큼 가져오는 지지층이 더 많을 것"이라고 말했다.


당 일각에서는 내년 재보궐선거 및 2022년 대선을 앞두고 김 위원장의 보폭이 너무 큰 점이 오히려 통합당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조심스러운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빠른 시일 내에 서울·부산시장 후보를 내고 대선 주자까지 발탁해야 하는 통합당 입장에서 상징성이 큰 행보를 이어가는 김 위원장에게 유권자의 스포트라이트가 쏠리는 것이 마냥 긍정적이지는 않다는 해석이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통화에서 "원칙적으로 한시적인 임기를 수행 중인 김종인 위원장에게 언론과 국민의 이목이 집중되는 것은 큰 선거를 앞두고 통합당에 도움이 될 일은 아니다"라며 "당 외적으로 외연 확장을 위한 행보에 집중하되 궁극적 목표인 선거 승리를 위해 당의 내실을 다지는 데도 힘을 효율적으로 분산하는 작업이 필요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최현욱 기자 (iiiai072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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