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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튼 로봇심판아! 잘 부탁한다!!

  • [데일리안] 입력 2020.08.01 11:57
  • 수정 2020.08.01 12:52
  • 데스크 (desk@dailian.co.kr)

8월부터 퓨처스리그에서는 로봇심판이 시범 운영된다. ⓒ뉴시스8월부터 퓨처스리그에서는 로봇심판이 시범 운영된다. ⓒ뉴시스

축구는 골대에 공을 넣어야 점수를 얻을 수 있고, 농구 역시 바스켓에 공을 통과 시켜야 득점을 할 수 있다는 것도 물론 알고 있지? 골프 또한 홀에 공을 땡그랑 소리 나도록 집어 넣어야 하고, 테니스도 정해진 규격 내에 상대가 받아내지 못하도록 공을 보내야 득점을 만들어 낼 수 있고. 이렇듯 모든 구기 종목은 공이 일정 지점을 통과하거나, 들어갔을 때 득점이 되는 구조지.


그런데 말이야 야구는 그렇지 않아. 야구공과 배트 그 외에도 미트, 글러브, 배팅장갑, 각종 보호대, 헬맷 외에도 다양한 도구를 갖고 플레이를 하지. 다른 구기종목과 달리 야구만이 갖는 결정적인 차이점이 또 있어. 바로 공이 아닌 사람이 홈 플레이트를 직접 밟거나 주자의 신체 일부분이 반드시 홈 플레이트를 터치해야 득점이 된다는 사실.


각종 도구를 활용하지만, 도구가 아닌 사람이 홈으로 들어와야 득점이 되는 유일한 스포츠. 집에서 출발해 다시 집으로 돌아오는 스포츠. 아마도 그래서 많은 스포츠 중에서도 가장 우리네 인생과 닮은 스포츠라 말하는 것이 아닐까?


한편 야구는 승리를 위해서는 반드시 상대팀보다 1점이라도 점수를 더 얻어야 한다는 건 삼척동자도 아는 일. 하지만 또 다른 측면으로 보자면 어느 팀이 실수를 하지 않느냐 혹은 실수를 줄이느냐가 승패의 또 다른 변수가 된다는 말이지.


또한 실수 이후에 얼마나 빠른 시간 내에 평상심을 찾고, 똑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도록 노력하느냐가 강팀으로 가느냐 아니면 약팀으로 가느냐의 중요한 요소라는 사실이라는 거야(물론 쉽지 않은 일이라는 것도 잘 알고 있지만).


야구는 그라운드 안에 선수만 있는 게 아니거든. 양 팀의 선수와는 다른 옷을 입고 있는 심판이 있지. 그들은 경기를 매끄럽게 이끌어야하며, 경기 중 플레이 상황을 종합적으로 판단해서 룰에 입각한 치우침 없는 공평한 결과를 이끌어 내는 일을 하는 사람들이지. 그런데 바로 그 심판이 82년 출범 후 39년을 맞는 우리 프로야구에서 어쩌면 팬에게 가장 욕을(?) 많이 먹는 사람들이 아닐까.


“가장 훌륭한 심판은 어떠한 심판입니까”라는 물음에 많은 심판들은 “경기 중에 심판의 존재감이 느껴지지 않도록 하는 심판이 훌륭한 심판이야!”라고 답하더라고. 한마디로 “그 경기 심판이 누구였더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있는 듯 그러나 없는 듯. 경기의 흐름에 지장을 주지 않고 물 흐르듯. 그러나 그들의 바람과는 전혀 다른 일이 벌어지기도 하지. 그것은 바로 “오심!!!”


선수들이 그렇듯 심판들도 본인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실수를 하게 되어있지. 선수도 심판도 인간이기에.


야구팬이라면 잊지 못할 사건 중 하나.


2010년 6월 3일 디트로이트 선발투수 아만도 갈라라가는 클리블랜드 인디언스 타자들을 상대로 9회 2아웃까지 모두 26개의 아웃카운트를 잡았지. 종료까지 남은 아웃카운트는 딱 한 개. 상대 9번 타자 제이슨 도널드만 잡아내면 MLB 역사상 21번째 퍼팩트 게임의 주인공이 되는 상황이었지. 도널드의 타구는 다행스럽게도(?) 1루 쪽 깊숙한 타구. 타구를 안전하게 잡아낸 1루수 미겔 카브레라는 1루 베이스커버를 들어온 갈라라가에게 빠르게 공을 던졌지. 드디어 완성된 퍼펙트게임!


그러나 잠시 후 1루심 짐 조이스의 세이프 선언과 함께 기록은 내야안타. 리플레이로 다시 확인한 결과 명백한 오심. 하지만 당시에는 비디오 판독이 없었기에 번복은 불가능했어. 영광의 기록을 눈앞에서 놓친 갈라라가는 퍼펙트 게임 대신 88구 1피안타 무사사구 완봉승을 거뒀지.


경기 후 오심으로 퍼펙트를 놓친 갈라라가 선수는 “인간은 누구도 완벽할 수 없다”며 짐 조이스의 오심을 감싸 안았으며, 다음날 경기 전 라인업 교환에 감독 대신 나선 갈라라가는 눈물을 흘리는 짐 조이스의 진심어린 사과를 받아들였지. 당시 미국 대통령인 버락 오바마까지 판정 번복을 호소했지만 오심은 번복될 수 없었어.


“오심도 경기의 일부다” 그 말에 동의하지 않아. 아니 절대로 동의할 수 없다고. 다만 심판의 실수를 말 그대로 실수로 받아들이는 갈라라가와 실수 이후에 그 실수를 인정하고 곧바로 사과하는 짐 조이스가 멋지지 않아? 선수도 심판도 인간이기에 범하는 실수. 그 실수를 인정하며 반복하지 않으려는 자세, 그리고 극복하려는 노력.


ⓒ뉴시스ⓒ뉴시스

8월부터 퓨처스리그에 로봇심판(자동 볼, 스트라이크 판정)을 도입해 시범적으로 운용할 계획이라더군. 그리고 1군 경기는 현장의 목소리를 담아 2022년부터 도입할 예정이고. 아마도 로봇심판 도입에 찬성하는 분들은 경기 중 선수와 심판간의 볼 판정으로 마찰을 빚는걸 보며 “하루 빨리 도입하자”는 의견일거야. 그러나 일부 또 다른 쪽에서는 가장 인간적인 야구에 로봇심판 도입을 두고 부정적인 의견을 보이기도 하더라고. 판단은 각자의 몫!! 그리고 저마다 생각이 다르니.


몇 명의 심판위원들에게 물어봤어. 로봇심판 도입을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그들 또한 시대의 흐름이니 해보자는 의견도, 적잖이 우려를 나타내는 의견도, 차라리 잘됐다는 의견도 있었지. 그들 또한 다양한 의견을 보이더라고.


“야!! 그게 어떻게 스트라이크냐? 그 공 하나만 잡아줬어도 오늘 경기 흐름이 바뀌는건데...”“오늘 심판 누구냐? 내가 마스크 써도 그것보다는 잘 보겠다!! 아주 그냥 엉망이야 엉망!!” “오늘 심판은 비교적 일관성 있게 잘 보던데??”


경기 후 흔히 나누는 심판에 관한 야구팬들의 이야기.


공 하나, 판정 하나에 승패가 갈릴 수 있기에 신중에 신중을 기해야 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지. 하지만 지나친 외부의 개입으로 야구가 야구답지 않을까 우려하는 목소리에도 귀를 기울여야 하지 않을지 한번쯤 생각해봤으면.


사람이 집을 출발해서 사람이 집으로 돌아오는 스포츠. 그렇기에 사람의 이야기가 중심이 되기를 바라는 건 지나친 욕심은 아니지 않을까.


대부분의 야구팬은 경기 중 선수들의 멋진 플레이에 환호하며, 실수에 안타까워하고, 그 실수를 이겨내고 다시 비상하는 모습을 보며 한없이 기뻐하잖아. 그리고 거기에 자신의 인생을 투영해가며 감정이입도 하고. 긴 슬럼프에 빠져서 헤매던 선수가 언제 그랬냐는 듯 툭툭 털고 일어나는 것을 보며 마치 내 일처럼 신나서 좋아하기도 하지. 그게 바로 우리네 인생이며, 우리가 야구를 사랑하는 또 다른 이유가 되는 것 아니겠어?


야구에서 절대로 빼놓을 수 없는 요소 실수! 사람들이 살면서 누구나 하는 실수!!


아무튼 로봇심판아!!! 잘 부탁한다. 사람이 하던 역할을 네게 내어주었으니 아무쪼록 단 한 사람도 불만이 없도록, 사람이기에 놓칠 수밖에 없던 부분도 세밀하게 챙겨주고, 절대로 실수하지 말고, 야구의 재미가 사라지지 않도록. 꼼꼼하게 하지 못하면 욕먹을 각오도 해야 하는 거 잊지 말고???


ⓒ

글/임용수 캐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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