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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운사, 코로나로 양극화 "대형선사 웃고 중소선사 울상"


입력 2020.08.03 06:00 수정 2020.08.02 16:37        조인영 기자 (ciy8100@dailian.co.kr)

HMM 등 원양선사 공급 축소·수익 증가로 2Q 흑자 전망

연근해 선사, 공급과잉에 코로나19 여파로 악영향 지속

2만4000TEU급 HMM 알헤시라스호가 부산신항에서 출항을 앞두고 있다.(자료사진)ⓒHMM 2만4000TEU급 HMM 알헤시라스호가 부산신항에서 출항을 앞두고 있다.(자료사진)ⓒHMM

코로나19 여파로 대형선사와 중소선사간 희비가 교차하고 있다.


머스크 등 대형사들은 얼라이언스를 중심으로 공급량을 크게 줄여 운임 반등에 성공했다. 반면 아시아 권역 위주로 활동하는 중소선사들은 공급 과잉, 고정비 증가 등의 이유로 부진을 면치 못하는 상황이다.


3일 업계에 따르면 HMM 등 주요 원양선사들은 코로나19 여파에도 2분기 영업흑자를 기대하고 있다.


외신 등에 따르면 독일 하팍로이드는 컨테이너 운송 회복으로 올해 상반기 실적이 작년 수준을 상회할 것으로 전망했다.


구체적으로 상반기 EBITDA(이자, 세금 미지급 및 감가상각 전 영업이익)는 12억유로(약 1조7000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17% 상승할 것으로 내다봤다.


HMM도 2만4000TEU(20피트 컨테이너단위)급 초대형 컨테이너선 6회 연속 만선 기록을 앞세워 20분기 만의 흑자전환을 노리고 있다.


앞서 지난달 28일 황호선 해양진흥공사 사장은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업무보고에서 "HMM이 이번 2분기 흑자를 기록할 것"이라고 말했다.


글로벌 선사들이 코로나19 여파에도 함박웃음을 짓는 것은 임시결항(blank sailings) 등으로 선복량을 크게 줄여 운임을 끌어올렸기 때문이다.


이들 선사들은 코로나로 2009년 금융위기 수준의 물동량 감소가 예상되자 수익성 방어를 위해 선복량을 대폭 축소했다. 실제 덴마크 해운 분석기관인 씨인텔리전스(Sea-Intelligence)는 올해 상반기 임시결항 규모는 400만TEU로 예년 평균인 120~150만TEU보다 3배 가량 늘어난 것으로 추정했다.


선사들은 또 운항 서비스 스케줄을 1~2주 간격으로 타이트하게 관리하거나, 불필요한 노선을 축소하는 방식으로 비용 절감을 추진했다.


해외 선사들이 힘을 합쳐 공급량을 대대적으로 축소하자 운임은 예년과 다르게 가파르게 상승했다. 상해발 컨테이너 운임지수인 SCFI는 작년 평균 810.92에서 올해 1~7월 평균 930.52로 14.7% 상승했다.


유럽 운임은 7월까지 TEU당 856.93달러로 작년 평균 보다 12.8% 가량 올랐고 미주 서안은 FEU(40피트 길이의 컨테이너 크기)당 24.5% 상승한 1899.43달러, 미주 동안은 9.7% 많은 2888.36달러다.


그러나 이 같은 운임 상승은 공급 축소로 인한 착시효과로, 궁극적인 대안은 될 수 없다는 진단이다. 이대로라면 영업이익 등 수익성은 개선되지만 시장 규모 자체는 줄어들기 때문이다. 결국엔 수요가 살아나야 해운 시장도 지속가능성을 기대할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다만 최근 락다운(봉쇄) 조치가 해제되고 밀린 수요가 점진적으로 회복되면서 선사들은 선복량을 다시 늘리고 있다. 공급과 수요가 모두 개선되면 하반기에는 매출이 증가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원양선사가 플러스 효과를 거두고 있는 것과 달리 한국, 중국, 일본, 동남아 등 아시아 위주로 오가는 연근해(Intra-Asia) 선사들은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HMM 부산신항 4부두(HPNT) 전경(자료사진)ⓒHMM HMM 부산신항 4부두(HPNT) 전경(자료사진)ⓒHMM

상해~부산을 오가는 운임은 작년 평균 128.39달러에서 올해 1~7월 120.50달러로 6.1% 하락했다. 상해~일본도 0.7% 떨어진 227.79달러로 지지부진한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최근 메이저 선사들의 인트라 아시아 진출로 공급과잉이 심화된 상황에서 코로나까지 번지며 수요가 줄어든 영향이 크다.


앞서 1위 선사인 머스크는 연근해 전문 자회사 3사를 통합했으며 대만 컨테이너선사 3곳은 3000TEU급 이하 중소형 선박을 46척이나 발주하며 치킨게임에 합류했다.


공급과잉으로 운임이 위축되 상황에서 코로나까지 영향을 미치자 고스란히 타격으로 이어졌다. 원양선사들이 얼라이언스 형태로 공급량을 유동적으로 조절하는 것과 달리 플레이어가 많은 연근해 선사들은 구조조적으로 공동운항에 한계가 있다.


전문가들은 코로나 기조에서는 당분간 이같은 원양선사-연근해 선사간 양극화 현상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해운업계 관계자는 "원양선사들이 공급량을 유동적으로 줄일 수 있는 구조를 갖고 있는 반면 인트라 아시아 선사들은 워낙 플레이어가 많아 협의 자체가 어려운 상황"이라면서 "원양선사의 경우 최근 미동안을 중심으로 운임이 크게 반등하면서 수혜를 보는 선사와 그렇지 못한 선사간 양극화가 심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조인영 기자 (ciy810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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