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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반기 해운 키워드 '임시결항'…"올해 물동량 9% 감소"


입력 2020.06.30 06:00 수정 2020.06.29 17:37        조인영 기자 (ciy8100@dailian.co.kr)

금융위기 수준으로 물동량 축소 우려…선사들 '임시결항' 지속

비용 감축으로 운임 상승…"착시효과 벗어나려면 수요 개선돼야"

HMM 부산신항 4부두(HPNT) 전경(자료사진)ⓒHMM HMM 부산신항 4부두(HPNT) 전경(자료사진)ⓒHMM

올해 상반기 해운 시장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2009년 금융위기 수준으로 타격을 입었다.


선사들은 선복량을 줄이는 '임시결항(blank sailings)'으로 피해 최소화에 주력하고 있으며 이 같은 기조는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전망한다. 전문가들은 코로나 확산으로 올해 물동량 축소가 불가피하지만 수요가 살아나면 내년부터는 점진적으로 개선될 것으로 예상했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선사들은 2009년 금융위기 수준의 물동량 감소로 적어도 3분기까지는 타이트한 선대 운영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실제 영국 해운 시황 분석기관인 클락슨은 29일 기준 올해 글로벌 해상 물동량은 1억7981만TEU(20피트 길이의 컨테이너 크기)로, 전년 1억9646만TEU보다 8.5% 가량 감소할 것으로 추산했다.


이는 금융위기를 겪었던 2008년과 2009년 사이의 물동량 감소폭인 9.5% 보다 1%p 가량 낮은 수준이다. 전문가들은 향후 시황에 따라 감소율은 더 늘어날 수 있다고 본다.


위기감을 느낀 선사들은 올해 초부터 대형사들을 중심으로 운항 서비스 스케줄을 1~2주 간격으로 타이트하게 관리하거나, 불필요한 노선을 축소하는 방식으로 비용 절감을 추진하고 있다.


선사들은 특히 수익성 방어를 위해 선복량을 대폭 축소했다. 덴마크 해운 분석기관인 씨인텔리전스(Sea-Intelligence)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임시결항 규모는 400만TEU로 예년 평균인 120~150만TEU보다 3배 가량 증가했다.


ⓒ한국해양진흥공사 ⓒ한국해양진흥공사

선사들이 용선(빌린 배)을 반선하거나 재계약을 포기하면서 용선 시장도 덩달아 타격을 입었다. 인도~중동을 주로 오가는 6000만TEU급 컨선은 올해 들어 용선료가 50% 가량 하락하기도 했다.


선사들이 대대적인 비용 축소에 나서자 해운 운임은 예년과 달리 상승세를 보였다. 상해발 컨테이너 운임지수인 SCFI는 6월 19일 988.82에서 6월 24일 현재 1001.33로 1.3% 소폭 상승했다.


유럽 운임은 TEU당 890달러로 전주보다 0.5% 가량 올랐고 미주 서안은 FEU(40피트 길이의 컨테이너 크기)당 0.9% 상승한 2692달러, 미주 동안은 0.5% 많은 3303달러다.


그러나 이 같은 운임 상승은 공급 축소로 인한 착시효과로, 궁극적인 대안은 될 수 없다는 진단이다. 이대로라면 영업이익 등 수익성은 개선되지만 시장 규모 자체는 줄어들기 때문이다. 결국엔 수요가 살아나야 해운 시장도 지속가능성을 기대할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한국해양진흥공사는 '2020년 컨테이너선 시황 긴급 점검' 보고서를 통해 "여러 해운 전문기관은 2020년 물동량이 2009년 금융위기 때와 필적할 만큼 감소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면서 "아시아 수출국들에서는 미주향 화물을 제외하고 물량이 예년만큼 출하되지 않는 것으로 조사됐다"고 진단했다.


한편 내년에는 수요가 정상화돼 물동량이 개선될 전망이다. 클락슨은 내년 해상 물동량이 올해 보다 7.4% 증가한 1억9319만TEU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해양진흥공사 관계자는 "추석 이후 크리스마스를 겨냥한 수요가 살아난다면 해운 시장은 올해 4분기 초에는 서서히 반등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조인영 기자 (ciy810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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