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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의 쌍용차 될라" 르노삼성·한국GM도 위기감 확산


입력 2020.06.17 10:05 수정 2020.06.17 10:23        조인영 기자 (ciy8100@dailian.co.kr)

외자계 3사, 5월 누계 車생산량 전년비 31% 급감…점유율도 2.3%p 축소

실적 하락에 수출 타격 지속…자체 구조조정·정부 지원 요청 지속할 듯

위 한국GM 부평공장, 아래 르노삼성자동차 부산공장 전경ⓒ류영주 데일리안 기자, 르노삼성자동차 위 한국GM 부평공장, 아래 르노삼성자동차 부산공장 전경ⓒ류영주 데일리안 기자, 르노삼성자동차

쌍용자동차가 유동성 위기로 '바람 앞의 등불' 신세가 된 가운데, 같은 외자계 중견 완성차 업체인 르노삼성자동차와 한국GM도 다음 차례가 될지 모른다는 불안감이 고조되고 있다.


최근 몇 년간 실적이 감소한 이들 회사들은 코로나19 여파로 사정이 더욱 어려워졌다. 코로나19가 다시 창궐하고, 대선 이슈에 끌려다니기 시작하면 쌍용차처럼 생존을 장담하기 힘들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된다.


17일 한국자동차산업협회에 따르면 쌍용차, 한국GM, 르노삼성 등 외자계 3사의 1~5월 자동차 생산량은 22만6671대로 전년 동기 32만7728대와 비교해 30.8% 급감했다.


5월 누계 증감률로 보면 쌍용차(-37.1%), 한국GM(-31.5%), 르노삼성(-23.4%) 순으로 떨어졌다. 5개 완성차 중 3개사의 비중도 지난해 5월 19.4%에서 올해는17.1%로 쪼그라들었다.


이같은 생산 감소는 코로나19 여파로 국내외 수요가 줄어들면서 공장 가동이 간헐적으로 중단됐고 주요 제품의 수출 계약도 종료된 영향이 크다.


특히 닛산 로그 위탁 생산이 종료된 르노삼성은 사실상 내수 물량으로만 올해를 버텨야만 한다. 최근 출시한XM3가 선방하고 있지만 이것만으로는 턱없이 부족하다.


르노삼성은 당초 연말께 XM3 수출 물량 배정이 확정되면 숨통이 트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지만, 르노그룹이 코로나19로 크게 휘청이자 불안감이 높아졌다.


실제 르노그룹은 비용 절감을 위해 전 세계에서 1만5000명을 감원하겠다고 밝혔으며 프랑스 내 6개 생산시설 중 4개 폐쇄 또는 구조조정을 검토하고 있다. 브루노 르메르 프랑스 재무장관은 지난달 22일 자국 인터뷰에서 "르노그룹을 돕지 않으면 회사가 사라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르노삼성은 XM3의 수출 물량을 배정 받아야 올해 경영난을 딛고 내년 반등을 모색할 수 있다. 그러나 모기업의 상황이 이를 뒷받침하지 못하면서 당초 계획이 무산되거나 다른 법인으로 기회가 넘어갈 가능성이 흘러나온다.


한국GM 상황도 녹록치 않다. 5월 누계 기준 내수와 수출 물량이 14만53대에 그치면서 전년 동기 보다 28.1% 줄었다. 이 과정에서 주력 수출 제품인 트레일블레이저를 생산하는 부평 1공장은 코로나19 여파로 거의 절반만 돌아갔다.


최근 4년간누적 적자만 3조원대인 한국GM은 경영난이 계속 가중되면 추가 구조조정이 불가피하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이들은 선제적으로 급여 삭감, 자산 매각 등으로 유동성 확보에 나서는 한편 정부의 지원을 절실히 호소하고 있다.


한국GM은 사업효율화를 위해 부평 물류센터 부지를 매각했다. 지난 4월부터는 팀장급 이상 사무직 직원을 대상으로 임금의 20%를 유예하고 있다. 임원들은 임금 20% 유예와 함께 직급에 따라 급여를 5~10% 추가 삭감중이다. 르노삼성도 직영 서비스센터 12곳 중 일부 폐쇄를 추진중이다.


카허 카젬 한국GM 사장은 최근 정부 관계자들을 만나 자사의 애로사항에 대해 설명했다. 그는 지난 15일 성남 코리아에프티에서 열린 '상생을 위한 자동차산업 살리기 현장간담회'에 참석해 수출 부담 가중과 유동성 위기 등을 설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문제는 코로나19가 연내 또 다시 창궐할 것이라는 우려다. 코로나19가 재발하게 되면 가뜩이나 어려운 완성차업계에겐 치명타다. 이렇게 되면 한국GM이나 르노삼성도 쌍용차 사례처럼 모기업의 지원 중단 수순을 밟을 수 있다.


자체적으로 유동성을 확보하는 방법은 한계가 분명하다. 그렇다고 정부가 외자계 업체에 혈세를 들이붓는 것도 부담이다.


한국GM과 르노삼성은 당분간 비상경영체제를 유지하면서 판매 정상화 및 비용절감에 나서는 한편 연관산업 줄도산을 막기 위해 정부 차원의 지원을 지속 요청할 것으로 보인다.


한 업계 관계자는 "자동차 산업의 고용 효과를 감안하면 완성차업체들이 무너지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은 상황"이라며 "정부는 '밑 빠진 독에 물 붓기'를 지양하되 완성차업체들이 자체 체력을 확보할 수 있도록 당분간 측면 지원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조인영 기자 (ciy810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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