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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연경이 꼬집은 외국인 트라이아웃, 득과 실은?


입력 2020.06.12 00:05 수정 2020.06.12 09:52        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

복귀 기자회견에서 외국인 선발 관련 일침

'몰빵 배구' 없애기 위해 트라이아웃 도입

외국인 선수 선발 제도 개선을 언급한 김연경. ⓒ 데일리안 류영주 외국인 선수 선발 제도 개선을 언급한 김연경. ⓒ 데일리안 류영주

“현재 외국인 선수를 트라이아웃 제도로 선발 중인데 이것을 FA 계약 제도로 바꾸면... 죄송합니다. KOVO(한국배구연맹) 관계자 분들.”


‘배구 여제’ 김연경(32·흥국생명)이 국내 무대 복귀 기자회견에서 뼈 있는 한 마디를 던졌다.


김연경은 10일 열린 흥국생명 복귀 기자회견에서 V리그가 참고할 해외 리그의 사례를 설명해 달라는 질문을 받자 이와 같이 말을 했다. 외국인 선수 영입의 폭을 넓혀 더 수준 높은 선수들을 선발하자는 취지였다.


김연경의 말대로 현재 각 구단이 1명씩 보유하는 외국인 선수 선발은 자유계약이 아닌 트라이아웃 제도로 진행되고 있다.


‘트라이아웃(Try out)’이란 말 그대로 입단 테스트로, V리그에서 뛰고자 하는 선수들의 명단을 미리 확보한 뒤 특정 장소에 모여 구단 관계자들 참관 하에 기량을 타진하고 계약하는 방식이다.


V리그의 경우 선수 연봉 상한선이 존재하고 구슬 추첨에 의한 구단별 순위를 정한 뒤 드래프트 방식으로 선발하게 된다. 최근 열린 2020-21시즌 남녀 배구 외국인 선수 드래프트는 코로나19 여파로 입단 테스트 대신 관련 영상을 통해 선수들을 선발했다.


트라이아웃은 구단이 먼저 손을 내미는 자유계약과 달리 선수 측에서 입단 의향서를 제출해야 한다는 특징이 있다. 여기에 연봉 상한선(남자부 31만 달러, 여자부 16만 달러)이 있어 기량이 뛰어난 선수들의 참가가 어렵다.


배구연맹은 이른바 ‘몰빵 배구’로 불렸던 외국인 선수에 대한 과도한 의존도를 줄이기 위해 트라이아웃 제도 카드를 꺼내들었다. 외국인 선수 제도를 유지하되 국내 선수들의 경쟁력을 높이겠다는 의도였다. 여기에 암암리에 진행되던 ‘뒷돈’ 악습까지 근절하겠다는 취지도 동반됐다.


외국인 선발 관련, 트라이아웃 제도 유지 중인 남녀 배구. ⓒ 연합뉴스 외국인 선발 관련, 트라이아웃 제도 유지 중인 남녀 배구. ⓒ 연합뉴스

2015-16시즌 도입된 트라이아웃 제도는 올해로 6번째(2016-17시즌 시작된 남자부는 5회) 행사를 치렀다. 그렇다면 배구계 판도는 달라졌을까.


한국배구연맹 관계자는 ‘데일리안’과 통화에서 “(외국인 선수의)수준이 달라졌다. 예전에 뛰던 선수들과는 분명 다른 레벨의 선수들이다 보니 과거와 같은 ‘몰빵 배구’ 현상은 많이 줄었다. 그러면서 국내 선수들의 공격 기회도 늘어났고 이 부분은 매우 긍정적인 부분이라 본다”고 말했다.


다만 부작용도 있었다. 이 관계자는 “국내 선수들 의존도가 높아지다 보니 이들의 연봉이 상승하는 효과가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KOVO는 올 시즌을 앞두고 샐러리캡 상한선을 올렸다. 높아진 국내 선수들의 몸값을 맞춰주기 위해서였다.


김연경이 소신을 밝힌 외국인 선수 자유계약 전환은 당분간 어려울 전망이다. 연맹 관계자는 “하나의 제도를 마련하기 위해서는 각 구단들과 충분한 협의를 거쳐야 한다. 특히 지출과 관련된 문제이기 때문에 각 팀들의 사정을 고려해야 한다. 그래도 제도 개선을 위한 노력을 꾸준히 이어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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