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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기업 금융 확장에 시중은행 겉으론 평온, 속내는 긴장 모드


입력 2020.06.11 06:00 수정 2020.06.10 21:49        이나영 기자 (ny4030@dailian.co.kr)

네이버·SK텔레콤, 연 2~3%대 혜택 제공 통장 출시

플랫폼 확장력에 락인효과 주목…“경쟁력 강화해야”

시중은행들이 포털과 통신사 등 정보기술(IT) 공룡들의 금융산업 진출에 시큰둥하면서도 내심 바짝 긴장하고 있다.ⓒ미래에셋대우 시중은행들이 포털과 통신사 등 정보기술(IT) 공룡들의 금융산업 진출에 시큰둥하면서도 내심 바짝 긴장하고 있다.ⓒ미래에셋대우

시중은행들이 포털과 통신사 등 정보기술(IT) 공룡들의 금융산업 진출에 시큰둥하면서도 내심 바짝 긴장하고 있다. IT업체의 금융업 진출이 은행업에 주는 위협적인 영향은 제한적일 수 있지만 전국민 대부분을 가입자로 둔 플랫폼 확장력과 파괴력은 무시하기 힘들어서다. 은행들은 금융상품 및 서비스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신기술과 아이디어가 뛰어난 IT·핀테크 기업들과의 협업에 적극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11일 금융권에 따르면 네이버파이낸셜은 최근 미래에셋대우와 함께 종합자산관리계좌(CMA) 통장인 ‘네이버통장’을 출시했다.


네이버페이 전월 결제금액이 10만원을 넘으면 예치금 100만원까지 세전 연 3%의 수익률을 얻을 수 있는 게 특징이다. 오는 8월 말까지는 전월 실적에 관계없이 100만원 내 연 3% 수익률을 누릴 수 있다. 9월부터는 전월 결제 금액이 월 10만원 이상이면 연 3%, 월 10만원 미만이면 연 1%의 수익률이 적용된다.


SK텔레콤과 핀크는 국책은행인 KDB산업은행과 함께 자유입출금 금융상품 ‘T이득통장’을 오는 15일 선보일 예정이다. SK텔레콤 이동통신 회선을 유지하고 산업은행 마케팅 정보 활용에 동의한 고객은 T이득통장에 예치한 200만원까지 연 2%(기본금리 1%+우대금리 1%)의 금리를 받을 수 있다.


주요 시중은행들의 예·적금 금리가 0%대라는 점에서 고객 유인효과가 충분해 보인다.


그러나 은행권에서는 시큰둥한 반응이다. 단순히 금리만 놓고 보면 경쟁력이 떨어져 보일 수 있지만 상품을 뜯어보면 파격적인 혜택이라고 보기는 어렵다는 것이다.


네이버통장의 경우 ‘연 3% 수익’으로 홍보하고 있지만 전월 네이버페이 결제 실적 조건 없이 3% 수익을 주는 기간은 8월 말까지이다. 또한 환매조건부채권(RP)형 CMA 상품이어서 예금자 보호가 되지 않는다.


SK텔레콤 T이득통장은 SK텔레콤 가입을 해지하거나 명의를 변경하면 예치금액과 관계없이 금리가 0.1%로 조정된다.


다만 은행들은 플랫폼 기업의 ‘락인 효과(이용자를 묶어두는 것)’에 주목하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해 비대면 쇼핑이나 온라인 거래가 두드러지고 있는 상황에서 정보통신기술(ICT) 인프라와 온라인 플랫폼을 갖춘 포털, 통신사들이 금융서비스를 제공함에 따라 해당 플랫폼의 영향력과 이용자 잠금 현상은 배가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른 고객 이탈 우려도 나온다.


김동희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네이버 플랫폼 락인이 본격화됐다”며 “네이버통장은 페이·쇼핑의 충성도 높은 이용자 기반으로 금융 서비스 결합 시 뛰어난 집객력을 보여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민아 대신증권 연구원도 “통장과 멤버십은 네이버 쇼핑, 페이와 시너지 효과를 창출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유저 락인 효과를 높인 뒤에는 포인트 지급 등을 축소해 이익을 낼 것”이라고 내다봤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IT업체들이 금융시장에서의 영역을 확대하면서 경쟁 패러다임이 바뀌었다"며 "인터넷전문은행과는 또 다른 메기효과를 일으킬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또 다른 시중은행 관계자는 “IT기업들이 은행업 역할을 대신하기는 어렵지만 플랫폼 영역 확장 측면에서는 큰 파장을 불러올 수 있다”며 “은행들은 자체 경쟁력을 키우는 동시에 이종업종간의 콜라보가 확산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이나영 기자 (ny403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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