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靑, '질병관리청 승격' 논란서 자유로울 수 없는 이유


입력 2020.06.05 10:54 수정 2020.06.05 12:03        고수정 기자 (ko0726@dailian.co.kr)

文대통령 "질본 독립·전문성 강화" 강조…靑 TF서 밑그림

보건 전문가 "많이 후퇴…실무적 논의서 반영안됐단 생각"

문재인 대통령이 3월 11일 오후 충북 오송에 위치한 질병관리본부를 찾아 정은경 본부장 등 직원들과 대화하고 있다. ⓒ청와대 문재인 대통령이 3월 11일 오후 충북 오송에 위치한 질병관리본부를 찾아 정은경 본부장 등 직원들과 대화하고 있다. ⓒ청와대

질병관리본부(질본)의 '청 승격'과 관련한 논란이 거세지고 있는 가운데, 정치권 안팎의 시선이 청와대로 향하고 있다. 질본 승격에 관한 밑그림이 청와대의 주도적 역할 속에서 그려졌다고 알려지면서다.


정치권 안팎, 특히 보건 전문가들 사이에서 "질본이 무늬만 승격한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논란의 핵심은 질본을 청으로 승격하면서 질본 산하의 국립보건연구원을 보건복지부 산하로 이관한다는 것이다. 이는 결국 질본의 예산과 인력 축소를 유발, 질본의 코로나19 대응 역량을 약화할 거란 우려로 번졌다.


'감염병 전문가'인 이재갑 한림대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가 지난 4일 '질병관리청 승격, 제대로 해주셔야 합니다'라는 제목의 청와대 국민청원에서 지적한 내용도 이와 같다.


그는 "복지부에 감염병 전문가가 얼마나 있기에 보건연구원과 국립감염병연구소 운영을 한다는 말이냐"며 "질본의 국장과 과장자리에 복지부의 인사적체를 해결하기 위하여 행시출신을 내려보내던 악습을 보건연구원과 감염병연구소에서 하려는 것인가"라고 꼬집었다.


당초 질본의 청 승격 취지는 독립성과 전문성 강화다. 문재인 대통령도 지난달 10일 취임 3주년 대국민연설에서 이를 공언했다. 하지만 정부조직법 개정안이 원안 그대로 국회 문턱을 통과한다면, 질본이 무늬만 승격한 모양새가 되면서 청와대도 비판에서 자유롭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가 보건의료혁신 태스크포스(TF)를 구성, 질본의 청 승격 논의를 주도한 것으로 알려지면서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지난달 25일 "정부조직법 개정안은 행정안전부 중심으로 복지부 등과 구체적으로 논의 중이며 거의 마지막 협의 과정에 있다"며 "몇 가지 쟁점이 남아 있어 그 쟁점을 해소하는 과정에 있지만 이번주 안에 마무리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대해 이 교수는 5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청와대가 복지부 입장 뿐만 아니라 여러 곳의 입장을 청취하고 종합적 방안을 도출했을 텐데 수렴되는 과정에서 왜곡 현상이 있었느냐'는 질문에 "(저도) 그 부분이 이상하다. TF에서 나왔던 안들이 많이 후퇴가 됐다"고 지적했다.


이어 "TF에서 만든 안이 행안부나 복지부에서 봐서 실현이 어려우면 바꿀 수 있다고 생각이 들지만 전반적인 큰 그림을 그렸던 부분까지 다 깨진 부분에 있어서 뭔가 실무적 논의 상황에서 질본의 의견이 최대로 반영이 안 됐든지 아니면 TF의 의견이 최대한 반영이 안 됐든지 둘 중에 하나라는 생각이 든다"고 덧붙였다.

고수정 기자 (ko0726@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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