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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졌잘싸’ SK 김태훈, 1차 지명 잔혹사 끊을까


입력 2020.05.10 18:07 수정 2020.05.10 19:24        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

무패 롯데 상대로 6이닝 2실점 QS 호투

선발 연착륙은 물론 에이스 발돋움에 관심

롯데전 6이닝 2실점으로 호투한 김태훈. ⓒ 뉴시스 롯데전 6이닝 2실점으로 호투한 김태훈. ⓒ 뉴시스

SK 김태훈이 시즌 첫 선발 등판에서 아쉽게 패전했지만 향후 전망을 밝게 했다.


김태훈은 10일 사직구장에서 열린 ‘2020 신한은행 SOL KBO리그’ 롯데와의 원정경기에 선발로 마운드에 올라 6이닝 2피안타 2실점을 기록했다.


퀄리티 스타트의 만족스러운 투구였으나 SK 타자들이 상대 선발 스트레일리의 호투에 꽁꽁 묶이며 단 한 점도 뽑지 못해 아쉬움을 삼킨 김태훈이다.


하지만 올 시즌 그의 보직이 5선발인 점을 감안하면 SK 입장에서는 매우 만족스러운 성적표가 아닐 수 없다.


SK는 지난해 팀을 지탱하던 에이스 김광현이 메이저리그에 진출했고 외국인 투수 산체스가 일본프로야구로 이적하며 올 시즌 선발진 구성에 애를 먹었다. 이때 염경엽 감독의 선택을 받은 선발 후보가 바로 김태훈이었다.


김태훈은 지난해 71경기에 나와 69.2이닝을 소화했으나 셋업맨으로 출장, 선발 보직 역할을 제대로 수행해낼지 의문부호가 붙었던 투수다.


상대는 올 시즌 전승 가도를 달리고 있는 화력의 롯데. 그러나 김태훈은 기죽지 않았고 6이닝을 책임지면서 단 2개의 피안타만 허용하며 눈도장을 제대로 받았다.


가장 아쉬웠던 장면은 역시나 7회였다. 6회까지 무실점 호투를 이어가던 김태훈은 7회 들어 제구 난조에 빠졌고 결국 무사 1, 2루 상황에서 마운드를 서진용에게 물려주고 더그아웃으로 들어갔다.


김태훈이 계속해서 호투를 펼친다면 SK의 선발 마운드 운용에도 숨통이 트일 전망이다. 더불어 지겹게 이어지고 있는 팀의 1차 지명 잔혹사도 끊을 수 있다.


SK 역대 1차 지명 선수들. ⓒ 데일리안 스포츠 SK 역대 1차 지명 선수들. ⓒ 데일리안 스포츠

2001년 창단한 SK는 인천과 경기권 유망주들을 우선 선발하며 팜을 불려나갔다. 창단 초기인 2000년대만 하더라도 SK의 1차 지명 선수들은 기대대로 성장했고 왕조를 세우는데 크게 이바지했다.


2001년 포수 정상호를 비롯해 2년 뒤에는 송은범이 입단했고 다시 2년 뒤인 2005년에는 구단 역사상 최고의 선수로 불리는 최정이 데뷔했다. 특히 SK는 최정을 시작으로 이듬해 이재원, 그리고 2007년에는 김광현까지 품으면서 축복 받은 1차 지명 구단이라는 수식어를 얻기도 했다.


홀수 해에는 특급 선수가 입단한다는 징크스는 공교롭게도 김태훈에서 끊기도 만다. 고교 시절 퍼펙트게임을 펼칠 정도로 각광받는 유망주였던 김태훈은 2009년 SK의 1차 지명을 받았으나 성장이 더뎠고 1군에 자리를 잡기까지 10년 가까운 세월을 보내야 했다.


2017년 1군서 41.1이닝을 던지며 가능성을 인정받았고 2018년에는 무려 94이닝을 소화하며 팀 우승에 큰 힘을 보탰다. 특히 한국시리즈에서의 특급 피칭은 MVP로 선정되기에 모자람이 없었으나 결승 홈런을 터뜨린 한동민에게 돌아가 아쉬움이 남기도 했다.


김태훈의 도전은 이제부터다. 입단 10년 만에 풀타임 선발 기회가 주어졌고, 자리를 확실히 잡는다면 김광현의 이탈로 비어있는 에이스 자리까지 꿰찰 수 있다. 자신의 대에서 시작되고 있는 SK의 1차 지명 잔혹사를 김태훈 스스로 풀어낼지 귀추가 주목된다.

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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