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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적 선방에도 못 웃는 증권주...2분기 버티기 돌입


입력 2020.05.07 05:00 수정 2020.05.08 07:23        백서원 기자 (sw100@dailian.co.kr)

KRX증권지수 지난달 저점에서 53% 급등...미래에셋대우 56%↑

“신규 PF 성장 어려워...증권주 올해 이중바닥(W형) 흐름 예상”

여의도 증권가 전경.ⓒ뉴시스 여의도 증권가 전경.ⓒ뉴시스

부진했던 증권주가 이달 강세를 보이며 회복 흐름을 이어갈 수 있을지 주목된다. 증권주는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나타난 전반적인 반등장에서 힘을 발휘하지 못한 업종 중 하나다. 그러나 증권사들의 올해 1분기 실적이 예상보다 선방한 가운데 주가도 뒤늦게 상승 탄력을 받고 있다. 다만 전문가들은 2분기도 기업금융(IB) 부문의 타격이 불가피하다는 점을 고려해 투자에 나설 것을 추천했다.


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KRX증권업종 지수는 전장 대비 12.58포인트(2.53%) 오른 510.01로 마감했다. 코스피 지수 1500선이 무너졌던 지난 3월 23일 333.99에서 52.7% 급등한 상태다. 이날 미래에셋대우의 경우, 2.56% 오른 5610원으로 거래를 마쳤고 메리츠증권도 3.94% 상승한 3300원으로 마감했다. 지난 3월 19일 나란히 최저가를 기록한 두 증권사는 이날까지 각각 55.8% 57.1% 올랐다.


이러한 주가 상승 배경에는 최근 증권사들이 발표한 양호한 실적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주요 증권사가 잠정 발표한 1분기 실적은 시장 전망치를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


앞서 지난달 29일 메리츠증권은 올해 1분기 당기순이익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7.9% 감소한 1023억원이라고 밝혔다. 순이익은 큰 폭 감소했지만 9개 분기 연속 당기순이익 1000억원대를 유지했다는 점이 투자심리에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미래에셋대우는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이 1387억원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지난달 28일 공시했다. 전년 동기 대비 2.4% 줄어든 수준이다. 매출은 9조857억원으로 전년 동기대비 93.7% 증가했고 순이익은 1071억원으로 36.3% 감소했다. 이는 시장 전망치인 영업이익 781억원, 당기순이익 543억원을 크게 웃도는 실적이다. NH투자증권 역시 당기순이익 311억원으로 지난해보다 73.3% 줄었지만 해외채권 평가손실 등 일회성 손실을 감안하면 당초 시장 예상치에 부합했다는 평가다.


코로나19 여파에도 증권사들이 비교적 양호한 실적을 내놓은 것은 개인투자자가 다수 시장에 유입되며 브로커리지 수익이 커진 덕분이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1분기 거래대금은 18조 3000억원으로 전분기에 비해 64.1% 늘어났다 지난 1분기 국내 IB와 트레이딩 부문의 실적 악화를 위탁매매(브로커리지) 수익으로 만회한 셈이다.


정태준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산업 전체 수수료수익 내 위탁매매의 비중은 크게 상승할 것”이라며 “이는 거래대금의 급증과 신규 프로젝트파이낸싱(PF, 자금 조달) 성장 둔화 때문인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정 연구원은 “특히 신규 PF의 경우 3월부터 크게 감소한 것으로 보이는데, 이는 조달비용이 상승했고 실사가 어려워졌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증권사들의 실적 선방이 2분기에도 이어질 수 있을지는 불투명하다고 진단했다. 브로커리지 수익은 커졌지만 IB 부문의 실적 악화가 불가피할 것이란 전망에서다 또 앞으로도 당분간 조달비용 상승이 예상되면서 2분기에도 신규 PF 성장을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디.


정 연구원은 “단기자금 시장이 다시 정상화되고 실사에 지장에 없을 때까지는 PF를 통한 성장은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며 “2분기 실적은 증시에 민감한 이익 구조를 보유하고 있을수록 유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증권가는 하반기까지도 코로나19 여파가 확산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강승건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금융당국의 순자본비율(NCR) 부담 완화와 유동성 공급정책 등으로 불확실성이 축소되고 있지만, 2분기 경제지표 악화 등의 우려가 여전히 존재한다”고 짚었다.


결국 장기적인 투자 관점에선 IB 부문의 경쟁력을 갖춘 증권사가 유망한 것으로 판단되지만 올해 실적에 있어선 타격이 예상된다는 평가다.


구경회 SK증권 연구원은 “1년 이상 장기적인 관점에서 IB와 고객자산관리에 강점을 갖고 있는 증권사가 유망하다고 보고 있지만, 코로나19는 증시뿐 아니라 실물자산에도 악영향을 주면서 올해 실적에 부정적으로 작용할 전망”이라며 “올해 증권주는 이중바닥이 있는 W형 흐름을 진행할 가능성이 높다”고 관측했다.

백서원 기자 (sw10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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