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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백스테이지] 이것이 킬링 넘버의 힘 '또!오해영'


입력 2020.04.24 16:40 수정 2020.04.24 16:40        이한철 기자 (qurk@dailian.co.kr)

원작 드라마 속 명장면·대사, 고스란히 무대로

OST 메가 히트곡 '너였다면' 극 하이라이트 장식

뮤지컬 '또!오해영' 공연 사진. ⓒ 아떼오드 뮤지컬 '또!오해영' 공연 사진. ⓒ 아떼오드

"어떻게든 그냥 살아요. 피투성이가 돼도 살아요. 살아남는 게 이기는 거야."


지난 2016년 방영돼 화제를 모았던 tvN 드라마 '또!오해영' 속 명장면 중 하나다. 박도경(에릭 분)이 결혼식 전날 차이고 방황하는 오해영(서현진 분)에게 살아남으라고 호소하는 장면이다. 비슷한 상황, 비슷한 감정을 겪어본 박도경이었기에 할 수 있는 진심 어린은 시청자들의 눈물샘을 자극했다.


최근 개막한 뮤지컬 '또!오해영'에서는 이 장면을 고스란히 무대 위에서 재현한다. 드라마 속 장면과 달리 벽을 사이에 둔 두 사람이지만, 이 장면에서 배우들은 눈 뗄 수 없는 애절한 연기로 관객들의 마음을 흔들었다.


'또!오해영'은 두 명의 오해영과 옆집 남자 박도경의 오해에서 시작된 로맨스를 그린 드라마다. 다른 공간에서도 데칼코마니처럼 같은 경험을 하고 같은 감정을 느끼고, 서로를 알아가는 과정이 흥미롭게 전개된다.


뮤지컬은 드라마 속 명장면들, 특히 대사와 OST를 고스란히 가져와 비교적 충실하게 무대로 옮겼다. 무엇보다 배우들의 연기 톤은 드라마 속 주인공 에릭과 서현진을 떠올리게 할 만큼 싱크로율이 높았다.


단순한 로맨스에만 머무르지 않고, 사람들의 삶 속에서 누구나 한 번쯤 느꼈을 감정을 만한 대조적인 상황과 캐릭터를 통해 잘 그려냈다. 뮤지컬은 18부작으로 펼쳐졌던 드라마 속 명장면들을 110분에 압축시켜 마치 하이라이트를 보듯이 빠른 전개로 보여주지만, 초연임에도 비교적 매끄럽게 연결했다.


'또!오해영'이 드라마치고는 비교적 단순한 캐릭터 구성이었던 만큼, 곁가지를 크게 치지 않고도 무리 없이 무대화할 수 있었다. 다만 뮤지컬에서 기대하는 아기자기한 무대와 조명, 안무 등은 두드러지지 않아 아쉬움을 남겼다.


이 작품의 가장 큰 매력은 결국 공감을 끌어내는 현실적이고 섬세한 드라마 속 대사와 장면들이다. 4년이 지난 지금도 회자될 만큼 명장면이 많았던 작품답게, 뮤지컬에서도 큰 힘을 발휘했다.


무엇보다 웰메이드 뮤지컬로서의 가능성을 보여줄 수 있었던 건 OST 덕분이다. 뮤지컬은 드라마 방영 당시 큰 사랑을 받았던 벤의 '꿈처럼'과 정승환의 '너였다면'을 이 작품의 킬링 넘버로 활용했다.


뮤지컬 '또!오해영' 공연 사진. ⓒ 아떼오드 뮤지컬 '또!오해영' 공연 사진. ⓒ 아떼오드

특히 사랑의 아픔을 겪고 있는 상황을 담은 애절한 발라드 '너였다면'은 드라마 속 인물들이 모두 한 차례씩 부를 만큼, 작품의 하이라이트를 장식한 곡이었다.


"너였다면 어떨 것 같아. 이런 미친 날들이 네 하루가 되면 말야. 너도 나만큼 혼자 부서져 본다면 알게 될까"라는 가사를 통해 작품 속 인물들의 공통된 정서를 잘 담아냈다. 특히 복잡 미묘한 박도경과 오해영, 한태진의 감정은 이 곡에 이르러 정점을 찍었다.


'너였다면'은 SBS 'K팝스타4' 출신 정승환이 불러 드라마 방영 당시 메가 히트를 기록한 곡이다. KBS2 '태양의 후예' OST 중 거미의 '유 아 마이 에브리띵(You Are My Everything)', 린(Lyn)의 '위드 유(With You)' 등을 편곡한 작곡팀 '1601'이 작곡했다.


상대방에 대한 미움과 사랑이 뒤엉킨 감정을 정승환 특유의 호소력 짙은 목소리로 담담히 표현했다. 뮤지컬에서는 박수경(고은영 분)의 올가미에 갇힌 이진상(조풍래 분)이 자신의 처지를 한탄하듯 코믹하게 불러 웃음을 안기기도 했다.


'나의 아저씨'로도 유명한 박해영 작가의 원작을 추정화 연출이 직접 각색했다. 손호영, 산다라박, 양승호, 효은, 문진아, 신의정, 유주혜, 김지온 등 화려한 캐스팅 라인업으로 화제를 모은 '또!오해영'은 오는 5월 31일까지 서경대학교 공연예술센터 스콘1관에서 공연된다.

이한철 기자 (qurk@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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