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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미스터트롯’도 예외 없나, 방송사 사이의 보이지 않는 장벽


입력 2020.04.02 08:15 수정 2020.04.02 08:18        박정선 기자 (composerjs@dailian.co.kr)

KBS "타사 프로그램 출연자 배제한 적 없다"

'미스터트롯' 측 "지상파 활동에 대하 불이익 없다"

ⓒTV조선 ⓒTV조선

엄청난 화제성을 불러 모은 TV조선 ‘미스터트롯’도 예외는 없었다. 최종 TOP7이 공개된 이후 날개를 달고 활동해야 할 출연자들에게 방송사 간의 ‘보이지 않는 장벽’은 예외 없이 적용되는 분위기다. ‘보이지 않는 장벽’이라는 표현을 쓰는 건 양측 모두 출연 제재에 대해 “사실 무근”이라는 입장을 보이고 있지만, 앞선 사례들을 통해 대중에게 ‘장벽’이 존재한다고 믿을 수밖에 없는 상황을 보여줘 왔기 때문이다.


엠넷은 ‘오디션 명가’라고 불릴 정도로 큰 화제성을 불러일으키는 오디션 프로그램을 다수 내놓았다. 이들 역시 타사 출연 과정이 쉽지 않았다. 먼저 ‘슈퍼스타K’는 서인국, 허각, 존박, 울랄라세션, 버스커버스커 등의 스타를 다수 배출했다. 기획사들의 러브콜은 쏟아졌지만 케이블 채널 출신이라는 출신성분은 지상파 방송에서 반가운 존재는 아니었다.


‘슈퍼스타K’의 성공 당시 오디션 프로그램의 열풍을 이끌었고, 지상파에서도 이 기세를 몰아 MBC ‘위대한 탄생’, SBS ‘K팝스타’ 등이 제작됐다. 오디션 프로그램을 진행하면서 타사의 프로그램으로 스타덤에 오른 이들을 노출시키는 게 적잖이 부담이 됐을 것으로 보인다. 당시 ‘슈퍼스타K’가 지상파를 위협하는 높은 시청률을 보였기 때문에 견제의 대상이 됐을 가능성도 높다.


당시 한 가수의 매니저는 “CD를 들고 찾아갔는데 엠넷 출신이라고 문전박대를 당했다. 기회조차 얻지 못해 속상하다”고 말했다. 또 다른 매니저 역시 “‘출연이 안 되는 걸 알면서 왜 오느냐’는 말을 들었다. ‘슈퍼스타K’ 출신은 출연시키지 말라는 내부 방침이 있는 것으로 안다”고 전하기도 했다. 하지만 지상파 관계자들은 하나 같이 “타사 출신 가수들의 출연을 제재하는 내부 방침은 없다”면서 “출연 결정은 제작진이 고유 권한”이라고 반박했다.


당장 출연이 막혔다 하더라도 방송사에 밉보일 구실을 만들지 않기 위해 기획사들도 쉬쉬하기 바빴다. 하지만 이 프로그램 출신 가수들이 지상파 음악 프로그램 출연에 어려움을 겪었다는 것은 이젠 공공연한 사실이다.


오디션 열풍 초반 기세를 잡으려는 견제로만 끝나진 않았다. 엠넷 ‘프로듀스 101’ 시즌1을 통해 데뷔한 걸그룹 아이오아이도 상황은 비슷했다. 역시나 이 때도 지상파 3사는 “출연 제한은 없다”고 강하게 말했지만, 아이오아이는 데뷔 당시 지상파 3사 음악 프로그램에 출연하지 못했다. 뒤늦게 빗장을 푸는 듯 보였지만, 순위 집계 등에서 석연치 않은 결과를 내놓으면서 여러 차례 논란을 겪어야 했다.


이번 TV조선의 ‘미스터트롯’은 영탁을 비롯한 몇몇 출연자들을 둘러싼 음악 프로그램 출연 제재 논란이 이어지자 “방송 출연 제재에 대해 들은 바 없다” “팬 분들께서 걱정하시는 활동에 대한 불이익은 없다”고 일축했다. 해당 방송사에서도 “타사 프로그램 출연자를 배제한 적이 없고, 그럴 이유도 없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그럼에도 여전히 의심의 불씨는 꺼지지 않고 있다. 논란 이후 지상파 음악 방송에서 어떤 태도를 보일지는 알 수 없지만, 결코 ‘슈퍼스타K’ ‘프로듀스 101’ 등을 통해 보였던 상황을 되풀이 하는 일은 없어야 할 것이다. 적어도 출연을 막은 적 없다는 방송사, 출연 제재에 대해 들은 바 없다는 기획사의 이야기가 사실이 되려면 말이다.


박정선 기자 (composerjs@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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