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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벌써 다섯 번째...키움증권, 전산장애 ‘무개념 대응’ 비난 확산


입력 2020.04.02 05:00 수정 2020.04.02 00:41        백서원 기자 (sw100@dailian.co.kr)

키움증권 잇단 전산오류...뿔난 투자자들 손해배상 청구 움직임

개미 투자열풍 수혜 보고 있지만...“무성의한 대처가 더 불안”


키움증권 사옥 전경ⓒ키움증권 키움증권 사옥 전경ⓒ키움증권

국내 온라인 브로커리지 1위 키움증권의 전산장애가 끊이지 않고 있는 가운데 이를 둘러싼 회사의 대응이 너무 안이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증시 급등락을 틈탄 개인 투자자들이 주식시장에 몰리면서 증권사들의 홈트레이딩시스템(HTS)과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에서 연일 오류가 발생하고 있다. 이 중에서도 키움증권은 유독 잦은 먹통 현상을 일으켰다.


투자자들은 시스템 오류보다 더 큰 문제는 키움증권의 대응 방식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키움증권의 개인고객 주식시장 점유율은 30%에 달한다. 개인고객의 힘으로 성장한 증권사임에도 불구하고 고객의 피해에 대해 안이한 대처로 일관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일부는 손해배상 청구와 함께 타 증권사로 이탈하겠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2일 키움증권과 투자자들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키움증권의 HTS 자동일지 잔고 표시가 조회되지 않는 오류가 발생했다. 이날 키움증권은 고객게시판 공지사항을 통해 “실시간 잔고 지연으로 인해 자동일지 데이터가 정상적으로 조회되지 않을 수 있다”고 밝혔다.


앞서 키움증권은 지난달 27일 주문량이 급증하면서 주문 체결 내용이 실시간 확인되지 않아 투자자들의 불만이 쇄도했다. 특히 금요일이었던 이날 오후 3시부터 장 마감시간인 3시30분까지 오작동이 이어져 혼란이 증폭됐다. 고객센터에 해당 내용을 확인하기 위해 전화 연결을 시도한 투자자들도 줄을 이었다. 그러나 거의 대부분 연결이 되지 않은 채로 사측의 전화상담 업무가 마감됐다.


투자자들은 홈페이지 고객게시판에 “거래가능 수량이 0으로 나오고 미체결 내역이 확인되지 않는다. 매매가 불가능해진 채로 장이 종료돼 손해가 막심하다”, “주문 오류로 3배가 매수됐다”는 내용의 글들을 줄줄이 게시하며 피해를 호소했다.


또 “매매 시스템 오류 때문에 손실 금액이 상당한데 1시간 넘게 전화가 불통이더니 업무가 끝났다고 한다”며 “이렇게 답답한 상태로 주말을 보내야 하는데 회사는 홈페이지에 제대로 된 안내문 하나 올리지 않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키움증권 측은 고객게시판을 통해 “서비스 오류는 당일 주문 및 체결 데이터 급증으로 인해 발생했다. 현재는 개선 작업을 통해 시스템이 안정화된 상황”이라는 간단한 설명·사과 글을 올렸다. 이러한 키움증권의 대응을 무성의하다고 받아들인 투자자들로 인해 사태는 더욱 악화됐다.


이들은 “많은 사람들이 손실은 본 것은 물론이고, 당황해서 잘못된 주문도 많았을 텐데 팝업창을 띄우는 것도 아니고 찾아봐야만 아는 글을 저런 성의 없는 내용으로 올려놓은 것”이라고 분통을 터트렸다. 또한 “이전의 오류와는 차원이 다른 피해가 발생했는데 사태를 가리는 데만 급급하다. 회사의 대처 방안을 보니 앞으로가 더 불안하다”며 타 증권사로 계좌를 옮기겠다는 반응도 잇따랐다.


키움증권 HTS·MTS에선 지난달만 4번의 오류가 발생했다.


미국 증시가 폭락했던 지난달 9일(현지 시간) 키움증권의 해외주식 거래용 MTS인 ‘영웅문S글로벌’에선 밤 11시부터 약 1시간 동안 계좌 잔고 확인 및 주문 미체결 내역 조회가 불가능했다. 13일에는 국내 증시 개장 이후 약 10분간 MTS 접속 지연 현상이 나타났다. 여기에 27일 실시간 잔고 지연 사태 여파가 30일까지 이어지는 등 서버 마비가 지속되고 있다.


앞서 2월 18일에는 키움증권 자체의 문제는 아니지만 현지 주문 라인 지연이 지연되면서 약 15분가량 HTS의 해외 주식 주문에 차질을 빚었다. 결국 올해 들어 5번의 전산장애를 겪은 셈이다.


키움증권은 이번 장애와 관련해 고객들의 피해 여부를 검토하며 보상을 진행 중에 있다. 그러나 증권사에서 보상을 받기까지 고객들은 까다로운 조건을 충족해야 해 이를 둘러싼 갈등은 앞으로도 이어질 전망이다. 일부 투자자들은 금융감독원에 제소하는 등 손해배상을 청구하겠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개인투자자 점유율이 가장 높은 키움증권은 코로나19로 수혜를 본 대표적인 증권사다. 투자자들은 그동안 ‘개미의 힘’으로 큰 키움증권이 이번 ‘동학개미운동’으로 불리는 투자 열풍 수혜까지 받고 있지만, 정작 불성실한 고객 응대를 하고 있다는 점에서도 실망감을 드러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최근 개인투자자 신규계좌 개설 급증이 이어지며 투자자들 입장에선 ‘회사가 아쉬운 것이 없다보니 절이 싫으면 중이 떠나라는 것’이란 태도로 받아들여질 수 있다”며 “전례 없는 증시 변동성이 이어지면서 증권사들이 장중 대처에 있어 어려운 것은 이해하지만, 지금은 비상사태에 대한 서비스정신과 책임감이 밤낮으로 유지돼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키움증권의 경우 또 다른 온라인 특화 증권사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어 더욱 긴장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했다.

백서원 기자 (sw10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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