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킹덤, 세계의 격찬 쏟아지는 이유

  • [데일리안] 입력 2020.03.30 08:20
  • 수정 2020.03.30 08:17
  • 하재근 문화평론가 ()

신분사회의 풍경을 좀비 영화 속에 집어넣어 사회적 성격 강화

케이드라마가 ‘왕좌의 게임’ 같은 세계적인 드라마 보유하게 되어

ⓒ자료사진ⓒ자료사진

김은희 작가의 신작인 ‘킹덤2’에 해외의 호평이 쏟아진다. 포브스는 "지금까지의 좀비물 중 최고라고 할 수 있다"며 "'워킹데드'를 뛰어넘는다"고 평가했다. 옵저버는 "’왕좌의 게임‘의 정치적 음모, ’기생충‘의 계급 갈등에 좀비의 위협을 더했다"고 했다.


‘워킹데드’와 ‘왕좌의 게임’은 세계적으로 인기를 모은 최고의 드라마들인데, 우리 드라마 ‘킹덤’이 이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것은 물론, 심지어 더 뛰어나다는 평가까지 받는 것이 놀랍다. 매체들뿐만 아니라 서양의 많은 시청자들도 ‘킹덤’을 보며 ‘왕좌의 게임’을 떠올렸다고 한다.


‘왕좌의 게임’은 왕좌를 놓고 벌어지는 권력투쟁의 대서사극이었다. ‘킹덤’에서도 그에 못지않은 권력 암투가 그려진다. 새롭게 중전을 들인 세도가 외척이 기존 세자를 제거하기 위해 음모를 꾸민다. 중전은 아들을 낳아 권세를 잡기 위해 남의 아기를 약탈하고 산모를 제거한다.


서양의 좀비 영화는 단순히 액션만 강조되는 경우가 많았는데, ‘킹덤’에선 중세 권력암투가 추가돼 그 어디에도 없던 새로운 좀비물이 탄생한 것이다. 이것이 좀비물의 격을 한 차원 높였다.


거기에 사회적 성격도 있다. 좀비를 만든 것은 자기 권력만 생각하는 권력자의 탐욕과 그로 인한 백성의 굶주림이었다. 외척 조학주는 중전으로 들인 자기 딸이 아들을 낳지도 않았는데 왕이 죽어버리자, 죽은 자를 좀비로 소생시키는 생사초를 왕에게 시술한다.


그 왕이 물어뜯어 숨진 아이를 배고픈 민중이 삶아 먹고, 타인을 좀비로 만드는 진짜 좀비가 된다. 원래 생사초로 살아난 좀비에게 물리면 그냥 죽었었다. 하지만 그 시신을 먹은 사람들에 의해 변이가 나타나, 물린 사람이 바로 좀비가 되는 ‘역병’이 된 것이다.


조선 후기를 떠올리게 하는 시대설정이다. 조선 후기엔 외척 세도가의 가렴주구가 가혹해 사람들의 배고픔이 극에 달했다. 원래 동아시아에서 가장 기골이 장대했던 한민족의 체형이 이때 쪼그라들었다는 주장도 있다. 우리가 우리 민족의 삶을 배고픔과 한의 연속이라고 떠올리는 것도 바로 이 조선 후기부터 식민지 시절까지 이어지는 가렴주구의 역사 때문이다.


백성을 생각하지 않는 탐욕의 정치가 바로 그런 배고픔을 만들었다. 배고픈 민중은 아이의 시신을 먹었고 좀비가 되어 인육을 탐하게 된다. 정치가 병들자 백성이 아귀가 된 것이다.


그 좀비떼가 양반 세도가를 공격하자 양반들은 “잡것들이 양반을 공격한다”며 혼비백산한다. 이 순간 좀비 창궐은 농민봉기처럼 느껴지기도 했다. 실제로 백성의 배고픔이 극에 달한 세도정치 시기에 농민봉기가 잇따랐다.


백성이 이렇게 짐승처럼 변해가는데 권력자들은 혈통을 따지면서 자기들 가문의 핏줄로 특권을 이어가는 데에만 혈안이다. 이러한 신분사회의 풍경을 좀비 영화 속에 집어넣어 사회적 성격을 강화한 것이다. 바로 이래서 서양 사람들이 ‘기생충’을 언급한다.


좀비 탄생에 대한 설명도 여타 좀비물에 비해 가장 극적이다. 앞에서 설명한 것처럼 세도가의 탐욕과 백성의 굶주림이 좀비 탄생의 원인으로 그려졌다. 서양의 기존 좀비물에서 이런 정도의 서사적이고 사회적인 상상력을 찾아보기 어려웠다.


거기에 더해 속도감 있는 액션과 조선의 한복, 건축, 풍경 등이 볼거리로 작용해 서구권의 찬사가 쏟아지는 것이다. 이제 시즌2까지 나왔는데, 김은희 작가는 시장의 반응이 좋으면 시즌10까지도 할 수 있다고 공언했다. 지금 국제적으로 호평이 이어지기 때문에 차기 시즌 제작은 문제없을 것으로 보인다. 케이드라마가 ‘왕좌의 게임’ 같은 세계적인 드라마를 보유하게 됐다.


글/하재근 문화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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