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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 1년 연기 가닥” 꽃길 꿈꾸던 일본 가시밭길


입력 2020.03.24 07:14 수정 2020.03.24 21:28        김태훈 기자 (ktwsc28@dailian.co.kr)

신뢰도 높은 IOC 위원 "1년 연기 곧 발표"

부푼 꿈 안고 개최 준비하던 일본 치명상

일본 아베 신조 총리. ⓒ 뉴시스 일본 아베 신조 총리. ⓒ 뉴시스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 확산일로에서 일본에 끌려 다니는 듯한 인상마저 줬던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2020 도쿄올림픽 ‘1년 연기’로 가닥을 잡았다.


IOC 위원 딕 파운드(78·캐나다)는 24일(한국시각) ‘USA 투데이’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2020 도쿄올림픽(7.24~8.9)이 2021년으로 연기될 것으로 보인다. 4주 내 세부적 사항을 확정해 공식 발표할 것”이라며 "IOC는 큰 결단을 내렸고, 향후 파장을 다루어 나가며 감당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1978년부터 IOC 위원으로 활동하며 집행위원, 부위원장 등 요직을 두루 거친 딕 파운드 위원은 IOC 내에서도 영향력이 크다는 평가를 받는 인사다. 신뢰도 높은 그의 발언을 들으면, IOC가 2020 도쿄올림픽의 7월 개최나 취소가 아닌 ‘1년 연기’에 기운 것을 짐작할 수 있다.


전날 처음으로 “올림픽 연기를 검토할 수도 있다”는 일본 아베 신조 총리의 메시지와도 닿는다.


1년 뒤에는 세계수영선수권대회(7월·일본), 세계육상선수권대회(8월·미국)가 개최된다. 2년 뒤에는 베이징 동계올림픽(2월), 항저우 아시아경기대회(9월), FIFA 카타르월드컵(11월)이 몰려 있어 2021년으로 연기하는 것이 그나마 낫다.


아직 공식 발표된 내용은 아니지만 1년 연기에 따른 파장과 경제적 손실은 부푼 꿈을 안고 도쿄올림픽 개최를 꿈꿔온 아베 총리가 이끄는 일본이 고스란히 떠안는다. 예정한대로 개최하지 못하는 IOC나 도쿄올림픽만 바라보며 피와 땀, 눈물을 삼켰던 선수들의 타격도 크지만, 경제적 손실만 놓고 보면 이미 3조 엔(약 34조 원)이 넘는 비용을 투입하고 있는 일본에 비할 수 없다.


현실화 되고 있는 도쿄올림픽 연기. ⓒ 뉴시스 현실화 되고 있는 도쿄올림픽 연기. ⓒ 뉴시스

3500여 명의 근무하고 있는 도쿄조직위가 1년 더 운영되면, 그 비용만 수천억 원 추가된다. 올림픽 메인스타디움인 신국립경기장 등 신축 경기장과 미디어센터 시설도 계속 관리하고 확보해야 한다. 국제방송센터와 메인프레스센터는 일본 최대 전시장 도쿄 빅사이트에 있는데 이곳은 모터쇼나 게임쇼 등이 많아 내년까지 예약 상태를 유지하기 쉽지 않다.


바다가 보이는 지역에 건설한 5000호 이상의 호화 선수촌 아파트 분양도 문제다. 이미 분양이 진행된 선수촌 아파트가 완공된 상태에서 입주를 1년이나 연기한다면, 그 보상 금액과 관리 비용은 추산도 어렵다.


미야모토 가쓰히로(宮本勝浩) 간사이대 명예교수는 NHK를 통해 “도쿄올림픽이 1년 연기되면 경제 손실이 6408억 엔(약 7조3000억 원)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도쿄조직위는 올림픽 개·폐회식을 비롯한 경기장 티켓 판매로 약 900억엔(약 1조400억원)의 수입을 올렸지만, 연기로 인해 티켓 환불과 재판매를 동시에 진행해야 한다. 외국 관광객 수십만 명이 올림픽 기간에 맞춰 예약한 호텔 등 숙박 시설의 대거 취소 사태도 불가피하다.


그나마 취소가 아닌 연기로 가닥이 잡혀 안도의 한숨을 내쉬어야 할 판이다. 큰 폭으로 떨어졌던 닛케이지수도 취소가 아닌 연기 가능성에 대한 기대로 소폭 상승했다. 전면 취소를 면한 아베는 임기 내 개최라는 마지막 희망의 끈을 붙잡고 가시밭길을 달리게 됐다.

김태훈 기자 (ktwsc28@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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