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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대통령 지지율 '골든크로스'의 역설


입력 2020.03.23 06:00 수정 2020.03.24 10:02        고수정 기자 (ko0726@dailian.co.kr)

골든크로스 기록 후 대체로 곧바로 '데드크로스'

유동적인 정치·경제 상황, 대통령 지지율에 영향

국정 평가보단 정치 성향에 따른 결집으로 해석

문재인 대통령이 19일 오전 청와대에서 열린 제1차 비상경제회의에서 국민의례를 하고 있다. (자료사진)ⓒ청와대 문재인 대통령이 19일 오전 청와대에서 열린 제1차 비상경제회의에서 국민의례를 하고 있다. (자료사진)ⓒ청와대

"결코 안심해선 안 된다."


코로나19 사태 속에서도 문재인 대통령의 지지율이 상승하면서 여론조사마다 '골든크로스'를 기록했거나 이를 눈앞에 두고 있다. 골든크로스란 긍정평가가 부정평가를 앞지르는 현상으로, 지지율이 상승 추세를 탔다고도 읽힌다.


본보가 알앤써치에 의뢰해 실시한 3월 셋째 주 정례조사(18일 발표)에 따르면 문 대통령의 국정지지율(긍정평가)은 47.9%로 전주보다 3.8%p 상승했다. 부정평가는 이보다 0.3%p 높은 48.2%다. 이 같은 추세라면 차주 조사에서 골든크로스를 이룰 것으로 예측된다.


한국갤럽 조사에서의 문 대통령 지지율은 이보다 앞선 3월 2주차에 골든크로스를 기록했다. 당시 긍정평가는 49%로 전주보다 5%p 올랐고, 부정평가는 3%p 내린 45%로 집계됐다.


하지만 이 같은 추세에도 안심해선 안된다는 게 여론조사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대통령 지지율에 큰 영향을 미치는 정치·경제적 상황은 유동적인데다, 그간 여론조사 추이를 봤을 때 골든크로스를 이뤘다가 바로 데드크로스(골든크로스의 반대 현상)에 직면하는 경우가 다반수라서다.


실제 본보와 알앤써치의 조사에서 문 대통령의 지지율은 지난해 12월 4주에 골든크로스를 이뤘다가, 차주에 긍정평가가 하락하면서 부정평가가 긍정평가를 재역전했다. 같은해 12월 1주와 2주 조사도 마찬가지였다.


즉 골든크로스가 지지율의 변곡점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조사 방식마다의 특성과 정치 성향에 따른 결집 여부가 주된 원인이라고 분석했다.


자동응답시스템(ARS) 조사는 설문이 길면 설문을 완료하는 인원 수가 적어질 수 있지만, 소수 의견을 쉽게 반영할 수 있다는 특징이 있다. 반면 전화조사원 인터뷰 형식은 ARS 조사보다 응답률이 높은 반면 솔직한 의견을 피력하기 다소 어려울 수 있다. 게다가 젊은층의 대다수는 여론조사에 응하지 않고, 간혹 응답을 하더라도 정치적 성향이 뚜렷한 경우가 많다. 젊은층은 대체로 진보적 성향을 띤다.


특히 대통령 지지율은 국정 수행 능력에 대한 '순수한 평가' 보단, 정치 성향이 더욱 영향을 미친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장은 "대통령 지지율이 최저치로 나타나면 지지층이 대거 결집하고, 반대로 지지율이 최고치를 기록하면 반대 지지층이 결집하면서 긍정평가와 부정평가가 들쭉날쭉하게 되는 것"이라며 "대통령이 국정 수행을 잘했기 때문에 지지율이 상승하는 것일수도 있지만, 그렇게 평가하는 경우는 드물다"고 분석했다.


정치권의 한 관계자도 "골든크로스 시점이 오히려 지지율 하락의 시점을 알리는 것도 같다"며 "대통령 지지율이 상승세를 타더라도 결코 안심해선 안된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의 지지율이 최근 코로나19 대응에 관한 외신의 호평, 코로나19 확산세의 둔화 등으로 상승했지만, 코로나19의 국외 유입 가능성, 경기 부양책에 대한 국민적 평가 등에 따라 하락할 수 있다. 이에 따라 문 대통령의 지지율이 '골든크로스'를 기록했어도 상승세로 속단하긴 어렵다는 것이다.


한편 기사에 인용된 알앤써치 조사는 17일 전국 성인남녀를 대상으로 구조화된 설문지를 이용한 무선 100% RDD 자동응답방식으로 진행했다. 전체 응답률은 9.6%로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0%p다. 한국갤럽 조사는 17~19일 전국 성인 1000명 대상으로 전화조사원 인터뷰 형식으로 진행됐으며, 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3.1%p에 응답률은 14%다. 두 여론조사 모두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고수정 기자 (ko0726@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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