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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합당 산파' 정병국, 불출마…'김형오 공관위' 살리고 자신 던졌다


입력 2020.03.10 06:00 수정 2020.03.10 00:44        송오미 기자 (sfironman1@dailian.co.kr)

보수대통합 주역 정병국, 사천 논란 휩싸인 공관위 살려

"개혁의 칼, 피하지 않겠다…공관위의 선의, 인정해야"

김형오 "정 의원 인품·노력 인정...통합 과정, 절대 기여"

정병국 미래통합당 의원ⓒ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정병국 미래통합당 의원ⓒ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보수대통합의 산물인 미래통합당 탄생에 핵심적 역할을 한 정병국 통합당 의원(5선·경기 여주시양평군)이 9일 4·15 총선 불출마를 전격 선언했다.


당초 공관위는 정 의원에게 김진표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출마하는 경기 수원무 지역에 출마할 것을 권유했으나, 정 의원이 이를 거절하고 끝내 불출마를 선택한 것으로 알려졌다. 통합당 공천관리위원회는 정 의원 지역구에 김선교 전 양평군수를 공천했다.


정 의원은 이날 오후 공천 발표 직후 입장문을 내고 "저 정병국, 공관위의 결정을 수용한다. 말 못한 서운함과 못 다한 이야기는 여주와 양평을 도도히 흐르는 한강물에 묻겠다"며 "사반세기(25년) 정치의 여정 가운데 늘 개혁의 칼을 주장해왔고, 이제 그 칼날이 저를 향한다. 거부하지도, 피하지도 않겠다"고 밝혔다.


정 의원은 공관위 결정을 비난하는 대신 "사천(私薦)도, 파동도, 나눠먹기도 없었다. 모든 것이 완전할 수는 없지만, 공관위의 선의만큼은 인정해야 한다"며 혹시 제기될지 모르는 공천을 둘러싼 논란을 사전에 차단하는 동시에 '김형오 공관위'를 치켜세웠다.


정 의원은 "지금껏 6번의 공천 심사를 받았다. 늘 그렇듯 공관위는 명망 있는 위원장을 앞세워 보이지 않는 검은손이 공천을 농락해 왔다"며 "그러나 이번 공관위는 달랐다. 철저한 계파의 패권을 배제한 심사였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미래통합당, 아직도 미흡하고 부족하지만 문재인 정권의 폭정을 막아낼 유일한 대안세력"이라며 "통합당에게 기회를 달라. 저 역시 마지막 헌신을 하겠다"고 강조했다.


정치권 일각에선 "정 의원의 아름다운 퇴장이 사천 논란에 휩싸인 '김형오 공관위'를 살렸다"는 평가가 나왔다.


김형오 공관위원장은 최근 당내 대권주자로 거론되는 홍준표 전 대표와 김태호 전 지사를 컷오프(공천 배제)하고, 자신이 현역 의원일 때 보좌를 했거나 개인적 인연이 있는 인사 다수를 공천하면서 사천 논란에 휩싸인 상태였다.


정 의원의 배려에 김 위원장도 고마움의 뜻을 표했다. 김 위원장은 이날 오후 국회에서 경기·세종·강원 일부 지역에 대한 공천 심사 결과를 발표한 후 기자들과 만나 "정 의원의 인품과 노력을 존경한다"며 "통합 과정에서 절대적 기여를 한 정 의원이 그 정신을 끝까지 살리기 위해 불출마하겠다는 뜻을 밝혔다"고 말했다.


정 의원은 자유한국당과 새로운보수당이 통합되는 과정에서 혁신통합추진위원회를 띄우는데 발 벗고 나섰으며, 통합신당준비위원회 공동위원장을 맡아 통합당 탄생에 핵심적인 역할을 했다.


'상도동계 막내'격인 정 의원은 1988년 YS(김영삼 전 대통령) 통일민주당 총재 비서로 정계에 입문했고, YS 정권 때 손명순 여사를 보좌하는 제2부속실장을 지내면서 남다른 정치 감각을 익혔다.


2000년 16대 총선을 통해 국회에 입성한 정 의원은 원조 소장파 '남(경필)‧원(희룡)‧정(병국) 트로이카'의 일원으로서 개혁 성향의 모임 미래연대, 새정치수요모임(17대) 등에 주도적으로 참여하며 당에 쇄신의 목소리를 불어 넣었다. 이후 20대까지 내리 5선을 했다. MB(이명박) 정부 때는 문화체육부 장관을 역임하며 평창 동계올림픽을 유치에 주력했다.


정 의원은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당시 새누리당을 탈당한 인사들이 주축이 돼 창당한 바른정당의 초대 당 대표를 지냈고, 이후 바른미래당·새로운보수당을 거쳐 통합당에 다시 합류했다. 2017년 바른정당 창당과 함께 개교한 청년정치학교의 교장을 맡고 있는 정 의원은 올해 4기 지원자들까지 모집하며 청년 정치 인재 양성을 위해 힘써오고 있다.

송오미 기자 (sfironman1@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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