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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세리처럼’ 임성재 승전보의 한국인 잔잔한 '위로'

  • [데일리안] 입력 2020.03.03 08:23
  • 수정 2020.03.03 21:38
  • 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

임성재 50번째 도전만에 PGA 투어 첫 우승

1998년 박세리, IMF 실의 빠진 국민들 위로

50번째 도전 만에 PGA 투어 우승을 차지한 임성재. ⓒ 뉴시스50번째 도전 만에 PGA 투어 우승을 차지한 임성재. ⓒ 뉴시스

1998년 박세리는 LPGA 투어 US오픈에서 한국 선수로는 최초로 메이저 대회 우승을 차지했다. 이른바 전설의 시작이다.


이 대회에서는 한국 스포츠 역사상 손꼽히는 명장면이 만들어지기도 했다. 박세리가 양말을 벗고 연못에 들어갔을 당시 까맣게 탄 종아리와 대비되는 하얀 발의 노출이다. 우승을 차지하기까지 얼마나 많은 땀을 쏟아 부었는지 단 한 장면에 드러난 순간이다.


이 장면에 국민들은 많은 힘을 얻었다. 당시 국내 상황은 IMF 외환위기로 인해 온 국민이 실의에 빠져있었고, 박세리의 ‘맨발의 투혼’은 많은 감동과 힘을 주기 충분했다.


미국 컨트리클럽 오브 찰스턴에 전시된 박세리의 1998년 우승 세리머니 사진. ⓒ 연합뉴스미국 컨트리클럽 오브 찰스턴에 전시된 박세리의 1998년 우승 세리머니 사진. ⓒ 연합뉴스

그로부터 22년 뒤, 이번에는 임성재(22)가 PGA 투어 혼다클래식에서 우승 트로피를 번쩍 들어올렸다.


임성재는 2일(한국시각) 미국 플로리다주 팜비치 가든의 PGA 내셔널 챔피언스 코스에서 열린 ‘PGA 투어 혼다 클래식’에서 최종합계 6언더파 274타를 적어내며 매켄지 휴즈(캐나다)를 1타차로 제치고 트로피를 품었다.


임성재는 선두에 3타 뒤진 공동 5위로 4라운드를 출발했지만, 초반 5개 홀에서 버디만 4개를 뽑아내며 우승 경쟁에 뛰어들었다. PGA 투어 선수들 사이에서 까다롭기로 유명한 ‘베어트랩(15-16-17홀)’에서 과감한 공략으로 승부수를 띄웠다.


베어트랩은 잭 니클라우스가 1990년 이 골프장을 재설계할 당시 15~17번홀 난이도를 크게 높인 데서 붙여진 이름이다. 오히려 임성재는 ‘난코스’ 베어트랩에서만 2타를 줄이며 승기를 잡으며 우승을 차지했다.


지난해 신인왕으로 재능을 입증한 뒤 50번째 도전 끝에 우승컵을 품은 임성재는 최경주(50·8승), 양용은(48·2승), 배상문(34·2승), 노승열(29·1승), 김시우(24·2승), 강성훈(32·1승)에 이어 한국인으로는 7번째 PGA투어 우승이다.


우승 인터뷰에 나선 임성재의 모습은 1998년 박세리를 떠오르게 한다. 우승의 기쁨과 흥분을 잠시 접어둔 뒤 고국에서 힘들어하고 있을 국민들에게 힘을 보탰다.


PGA에 따르면, 임성재는 "현재 한국에서 많은 사람들이 코로나19로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다. 한국 선수로서 국민들에게 좋은 소식을 전할 수 있어서 기쁘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 확진자 수가 3000명이 넘어갔다. 날이 갈수록 너무 늘어나 걱정이 좀 된다"면서 "지금보다 상황이 조금 나아졌으면 좋겠다.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최선을 다해 좋은 경기를 보여드리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임성재의 승전보는 코로나19에 지친 국민들을 위로하고 있다. ⓒ 뉴시스임성재의 승전보는 코로나19에 지친 국민들을 위로하고 있다. ⓒ 뉴시스

임성재에게서 박세리의 기시감이 드는 이유는 우승이라는 성과 외 노력이라는 감동 스토리가 지친 국민들을 위로하고 있기 때문이다.


임성재는 변변한 집 한 채 없이 에어비앤비를 전전하고 있다. 투어 대회에 나설 때에는 우버 자동차에 몸을 맡긴다. 그럼에도 휴식 없이 매주 PGA 투어에 참가할 정도로 엄청난 근성을 자랑하는 강철 체력의 소유자다.


‘맨발’의 박세리처럼 지독한 노력파인 임성재도 50번째 도전 만에 정상에 등극했다. 22년 전 박세리의 미소가 IMF 외환위기 속에서 큰 위로가 되었듯, 두 주먹을 불끈 쥔 임성재의 세리머니는 코로나19 여파로 고통받고 있는 국민들에게 용기를 북돋아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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