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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사회감염' 기로에 선 코로나19


입력 2020.02.18 14:59 수정 2020.02.19 15:19        강현태 기자 (trustme@dailian.co.kr)

29‧30‧31번 환자 감염경로 안 밝혀지면 지역사회감염 선포될 듯

규칙 미준수 자가격리자가 지역사회감염 원인 제공할 수도

시민들이 마스크를 쓴 채 길을 걸어가고 있다.(자료사진)ⓒ데일리안 류영주 기자 시민들이 마스크를 쓴 채 길을 걸어가고 있다.(자료사진)ⓒ데일리안 류영주 기자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지역사회 감염'으로 향하는 기로에 섰다.


지역사회 감염이란 감염 원인과 경로를 알 수 없는 환자 발생을 뜻한다. 코로나19의 경우 역학조사 중인 29‧30‧31번 환자의 감염경로가 지역사회 감염 선포의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중앙방역대책본부는 18일 해외여행 이력이 없고, 기존 환자와 접촉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된 61세 한국인 여성이 31번째로 확진판정을 받았다고 밝혔다. 31번째 환자는 지난 17일 대구 수성구 보건소에서 양성 판정을 받고 국가지정입원치료병상인 대구의료원에 격리 입원된 상태다.


앞서 서울 종로구에 거주하는 29번 환자(82세 한국인 남성)와 30번 환자(68세 한국인 여성) 역시 해외 방문이력이 없고, 기존 확진자와 동선이 겹치지 않는 것으로 알려져 방역 당국이 역학조사를 벌이고 있는 상황이다.


김우주 고려대 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29번 환자 발생과 관련해 "지역사회 전파가 시작됐다는 의미로 받아들인다"면서 "29번째 환자 거주지 주변에서 3주 사이에 열‧호흡기 증상 환자들의 진료기록을 조사해보면 29번째 환자에게 전염시킨 인덱스 환자(전파자)를 찾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그게 확인되면 지역사회 전파를 확인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 교수는 31번 환자와 관련해선 "17번 환자가 대구에 갔었다"며 "해당 지역을 방문한 사람과 연결고리가 있는지 찾아봐야 할 것 같다"고 밝혔다.


역학조사 결과 세 환자의 감염원이 기존 환자나 기존 환자의 접촉자가 아닌 것으로 밝혀질 경우, 정부는 지역사회 감염을 선포하게 된다.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중대본) 본부장은 전날 29‧30번 환자의 감염경로가 파악되지 않은 것과 관련해 "현재 지역사회 감염이라고 단정하고 있지 않다"면서도 "해외에서 유입됐거나 그(유입) 환자의 접촉으로 인한 감염원을 특정하지 못했을 경우 지역사회 감염으로 판단하게 된다"고 말했다.


김강립 중앙사고수습본부(중수본) 부본부장은 "지역사회 전파 여부에 대한 판단은 중대본의 역학조사가 아직 마무리되지 않은 상황이어서 밝히기 어렵다"면서도 "중대본이 공식 판단을 하게 되면 중수본은 필요한 조치를 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자가격리자 임의활동이 지역사회감염 원인 될 수도
앞서 15번 환자, 가족과 식사해 전파한 사례 있어


일각에선 자가격리자에 대한 관리 부실이 지역사회 감염의 원인을 제공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코로나19의 무증상 감염 가능성이 제기된 만큼 자가격리자들이 임의로 활동할 경우 지역사회 감염이 현실화할 수 있다는 평가다.


실제로 30번 환자는 확진판정 전 자가격리 상태에서 한 언론사 기자와 접촉한 것으로 밝혀졌다. 당시 30번 환자는 남편인 29번 환자가 양성 판정을 받은 후 밀접접촉자로 분류돼 자가격리 중이었다. 현재 30번 환자와 접촉한 기자 역시 자기격리 중이다.


자가격리 대상자는 △격리장소 외 외출 금지 △가족 또는 동거인과의 접촉 지양 △독립된 공간에서 단독 생활 등의 생활수칙을 지켜야하지만, 실제 준수 여부를 일일이 확인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앞서 15번 환자 역시 자가격리 중 같은 건물에 사는 가족들과 식사를 함께해 처제(20번 환자)가 감염된 사례가 있었다.


서울의 한 구청 관계자는 자가격리자 관리와 관련해 "1:1 담당자를 지정해 매일 2차례 유선으로 (증상 여부를) 확인하고 있다"면서도 "거짓말하는 것까진 어떻게 할 수 없지 않느냐"고 말했다.

강현태 기자 (trustm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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