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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기생충' 아카데미 4관왕이 남긴 숙제

  • [데일리안] 입력 2020.02.16 07:00
  • 수정 2020.02.16 07:28
  • 부수정 기자 (sjboo71@dailian.co.kr)

한국 영화 위상 높아져…봉준호 이을 후배 감독 절실

영화 쏠림 현상 심화…막대한 자본·스타캐스팅 의존

봉준호 감독의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이 제92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최고 영예인 작품상을 비롯해 4관왕을 휩쓸었다.ⓒ뉴시스

지난 10일 한국은 '기생충'으로 난리가 났다. 제92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최고 영예인 작품상을 비롯해 4관왕을 휩쓸었기 때문이다.


국제영화상(외국어 영화상)의 수상은 점쳐진 바 있지만, 작품상은 '꿈'이었다. 하지만 '기생충'은 결국 꿈을 이뤘다.


보수적인 아카데미의 장벽을 무너뜨린 '기생충'은 한국 영화사를 넘어 세계 영화사에서 한 획을 그었다. 특히 칸 영화제 황금종려상과 아카데미 시상식 작품상을 동시에 받으며 신드롬에 가까운 인기를 보이고 있다.


'기생충'의 성과로 한국 영화의 국제적 위상은 가늠할 수 없을 만큼 올라갈 것으로 보인다.


'기생충'은 봉준호표 '메이드 인 코리아'다. 국내 영화인과 자본이 뭉쳐 이뤄낸 성과다. 할리우드에서 한국 영화와 한국 영화인을 바라보는 시선이 달라질 수밖에 없는 이유다. 토종 한국 영화의 할리우드 진출 가능성은 점점 커질 것이며, 한국은 '영화 강국'으로 도약할 기회를 만나게 됐다.


이제는 이 기회를 잘 잡을 때다. '기생충'만큼은 아니더라도, 엄지를 치켜세울 법한 '웰메이드' 작품이 나와야 한다. 하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다. 우선 봉준호를 이을 감독들이 보이지 않는다.


언제부터인지 어디서 많이 볼 법한 영화들만 줄줄이 극장에 걸리는 게 현실이다. 막대한 자본을 들이고 몸집만 키운 영화, 스토리는 없고 톱스타 캐스팅에만 의존한 영화. 대진운이 좋아 흥행은 했다지만 관객의 뒷맛은 씁쓸하다. "볼 영화 없어서 봤다"는 거다.


봉 감독은 '플란다스의 개'로 흥행의 쓴맛을 본 바 있다. 그래도 그는 포기하지 않고 자기만의세계를 구축했고 '봉준호 색깔'을 잃지 않았다. 하지만 요즘 작품들을 보노라면 특색이 없다. 봉 감독처럼 자기 색깔이 분명한 작품들의 수는 줄어들고 있다. 대신 '그 나물에 그 밥' 같은 작품들만 잔뜩이다.


이런 작품들 사이에서 반짝거리는 독립영화들은 설 자리가 없다. 대기업 중심의 거대 자본 논리로 이뤄진 시스템 탓이다.


13일 영화진흥위원회가 발표한 '2019 한국 영화산업 결산'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영화 상영 배중의 편중 현상(스크린 독과점)은 ‘역대급’으로 심화했다.


일별 상영 점유율을 평균해 보면 1위 35.8%, 2위 20.0%, 3위 13.4%로 단 3편의 영화가 하루 상영 횟수의 약 70%를 차지했다.


극장 흥행의 관객 쏠림 현상 역시 심각하다. 극장 흥행 1위 영화의 매출 점유율이 7.5%, 상위 10위까지의 누적 점유율은 46.2%로 전년 대비 10.9%포인트 증가했다. 상위 30위까지는 73.5%로 박스오피스 상위 30편이 전체 매출액의 70% 이상을 차지했다.


반면, 독립․예술영화 관객 수는 810만명으로 전년 대비 5.6% 감소했다. 이는 전체 관객 수의 3.6%에 불과하며 최근 5년간 가장 낮은 수치로 5년 연속 감소세를 기록했다.


이렇다 보니 자본이 덜 들어간 영화는 설 기회조차 없다. 봉준호를 이을 감독이 나오려면 기발한 상상력을 지닌 감독이 나와야 하고, 제작사들의 지원도 필요하다. 그래야 창작자들이 봉 감독처럼 실패를 딛더라도, 다시 일어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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