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보' 아르테타 감독, 험난한 아스날 적응기

박시인 객원기자 (asda@dailian.co.kr)

입력 2020.02.08 17:27  수정 2020.02.08 17:27

실점률 줄었지만 9경기 3승 5무 1패

선수단 줄부상으로 정상적인 스쿼드 운용에 어려움

미켈 아르테타 감독의 아스날은 아직까지는 갈 길이 멀어 보인다. ⓒ 뉴시스

아스날의 리빌딩 작업은 ‘초보’ 미켈 아르테타 감독에게는 어려운 미션이었을까. 근소한 변화는 가져왔지만 아직까지는 갈 길이 멀어 보인다.


아스날은 올 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에서 최악의 시즌을 보내고 있다. 아스날은 지난 3일(한국시각) 영국 번리의 터프 무어에서 열린 25라운드 번리 원정경기(0-0)를 끝으로 2주 간의 윈터 브레이크에 돌입했다.


아스날은 25라운드까지 6승 13무 6패(승점 31)로 10위에 머물고 있다. 이는 1912-13시즌 이후 최악의 행보다. 지난 시즌에 이어 아스날 2년차를 맞이한 우나이 에메리 감독은 성적 부진으로 지난해 11월 중도하차했다. 프레드릭 륭베리 감독 대행 체제를 잠시 거친 뒤 지난해 12월 말 미켈 아르테타가 아스날의 정식 감독으로 부임했다.


일종의 모험수이자 파격적인 감독 선임이었다. 그럴 만도 한 것이 아르테타는 감독 경험이 없다. 맨체스터 시티에서 펩 과르디올라 감독을 보좌하는 수석 코치로 지낸 것이 유일한 경력이다.


그나마 무기력했던 에메리 체제와 비교하면 팀이 달라진 면모를 확인할 수 있다. 아르테타 감독은 4-2-3-1 포메이션을 기본으로 하면서도 경기 도중 2-3-5로 전환하는 변칙 전술을 가동하고 있다. 왼쪽 풀백이 1선까지 높게 전진하고, 오른쪽 풀백은 중앙 미드필더 역할을 겸한다.


수비 보호가 뛰어난 루카스 토레이라가 중원 가운데에 위치하고, 그라니트 자카는 왼쪽으로 치우치며 빌드업을 전개하는 형태다. 왼쪽 풀백-왼쪽 윙어-원톱-공격형 미드필더-오른쪽 윙어 등 5명으로 구성된 1선 공격 라인이 일자로 늘어서며 상대 수비 라인을 뒤로 물러나게끔 한다. 측면 공격만 고집했던 에메리보다 한층 팀이 조직적이고 다양성 있는 전술을 보여주고 있다.


전반기 부진했던 자카, 토레이라가 자신에 맞는 역할을 부여받으면서 경기력이 살아난 것은 고무적이다. 하지만 후방 빌드업에서는 여전히 약점이 뚜렷하다. 24라운드 첼시전과 이번 25라운드 번리전은 상대의 전방 압박에 고전하며 볼 점유율을 높이는데 어려움을 겪었고, 잦은 패스 미스를 반복했다.


또한 현재 아르테타 감독의 전술을 소화할 수 있는 체력을 보유한 선수들이 많지 않다. 실제 전반과 후반의 경기력 차이가 극심하다. 전반에 역동적인 플레이로 경기를 지배하는 것과 달리 후반 중반으로 거듭할수록 기동성 저하로 아쉬움을 남기고 잇다.


그동안 아스날의 가장 큰 약점은 수비 불안이었다. 에메리 감독의 아스날은 지나치게 많은 슈팅을 허용했고, 실점률 또한 높았다. 하지만 아르테타 감독 부임 후 아스날은 공식 대회 9경기에서 8실점을 기록 중이다.


팀 성적이 크게 나아졌다고 보긴 어렵다. 9경기를 치르면서 3승 5무 1패를 기록했는데, 이 중 FA컵 2승이 포함돼 있다. 리그에서는 1승 5무 1패로 많은 승점을 확보하지 못했다.


24라운드 첼시전에서는 2개의 슈팅으로 2골을 넣는 집중력을 발휘했지만 전체적으로 매 경기 골 결정력의 기복이 심하다. 아스날은 9경기에서 11득점에 머물렀다.


최전방 원톱 알렉상드르 라카제트은 9경기 연속 무득점으로 부진의 장기화 되고 있다. 2선 측면에서 뛰는 피에르 에메릭 오바메양, 10대의 가브리엘 마르티넬리에게 득점을 의존하는 것이 아스날의 현실이다.


물론 여름 프리 시즌을 거치지 않고, 시즌 도중에 감독직을 맡은 것을 감안할 때 아르테타의 전술이 꽃을 피우려면 많은 시간을 필요로 한다.


특히 아르테타 감독은 줄부상과 퇴장 등으로 인해 정상적인 스쿼드를 운용하기 어려웠다. 오바메양, 다비드 루이스가 퇴장으로 결장하는 횟수가 많았고, 현재 세아드 콜라시나츠, 칼럼 체임버스, 키어런 티어니, 라이언 넬슨, 부카요 사카 등이 부상자 명단에 올라있다.


아르테타 감독은 구단에 선수 보강을 요청했지만 아스날의 겨울 이적 시장은 썩 만족스럽지 못했다. 브라질리그 플라멩구의 수비수 파블로 마리, 사우샘프턴의 오른쪽 풀백 세드릭 소아레스를 임대 영입하는데 그쳤다. 부상자가 유독 많은 수비진의 전력 누수를 메우기 위한 임시방편책이었다.


아스날의 현실적 목표는 FA컵, 유로파리그 우승, 리그 탑4 진입이다. 특히 아스날은 2016-17시즌 리그 5위에 머문 이후 3년 연속 유로파리그에 출전하고 있다.


올 시즌도 탑4에 들지 못할 경우 다가오는 여름 주전급 선수들의 이탈을 감수해야 할 가능성이 높다. 프리미어리그에서의 4위 경쟁은 매우 험난하다. 4위 첼시(승점 41)에 무려 승점 10이 뒤져 있어 역전 가능성은 높지 않다. 유로파리그에서는 세비야, 아약스, 포르투, 벤피카, AS로마, 인터밀란, 볼프스부르크, 레버쿠젠, 맨유 등 만만치 않은 상대들이 버티고 있다.


과연, 아르테타 감독이 남은 후반기 동안 어떻게 아스날을 변화시킬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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