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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총선, 국운 가른다] '이미 험지' 나경원, 동작을서 5선 도전


입력 2020.01.04 06:00 수정 2020.01.04 06:38        정도원 기자

"1000번째 데이트" 동작주민들과 다양한 접촉

강희용 등 경쟁 후보 움직임 활발…구도 변수

"5선 고지 등정한다면 여러 정치진로 열린다"

"1000번째 데이트" 동작주민들과 다양한 접촉
강희용 등 경쟁 후보 움직임 활발…구도 변수
"5선 고지 등정한다면 여러 정치진로 열린다"


나경원 자유한국당 의원.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나경원 자유한국당 의원.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중진의원들의 수도권 험지 동반 출마를 요구하고 나섰다. 중진으로 분류되는 한국당의 4선 이상 의원들이 동요하는 가운데에서도 4선의 필두 나경원 의원은 예외다. 이미 험지에서 5선 고지 등정에 도전하고 있기 때문이다.

나경원 한국당 의원은 올해 총선에서 지역구 서울 동작을 5선 도전에 나선다. 지난 2018년 12월부터 만 1년간 제1야당 원내사령탑을 맡느라 바쁜 와중에도 특유의 성실성과 활동력으로 지역을 챙겨왔으며, 원내대표를 내려놓은 뒤에는 지역주민들과의 접촉면을 더욱 늘리며 총선 채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나 의원은 지난해 12월 28일 페이스북에 "2014년 8월 30일은 동작 주민과의 첫 데이트를 한 날"이라며 "2019년 12월 28일로 동작 주민과의 1000번째 데이트를 했다"고 밝혔다.

이 글에서 나 의원은 "1000번째 데이트의 주인공이 곧 있을 '황금돼지띠' 동작 아이들이 중학교에 원활하게 진학할 수 있도록 더 나은 교육환경을 만들어달라는 말씀을 해줬다"며 "앞으로도 동작주민 여러분의 말씀을 듣고 지혜를 모아 함께 바꾸겠다"고 다짐했다.

물론 지역구인 서울 동작을에는 다양한 경쟁 후보들이 있다.

더불어민주당에서는 강희용 전 부대변인이 지역위원장을 맡아 활발한 활동을 펼치는 가운데, 허영일 전 부대변인도 예비후보로 등록했다. 두 사람은 2015년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 체제에서 나란히 부대변인을 지낸 인연이 있다. 강 전 부대변인은 정세균 국무총리 후보자, 허 전 부대변인은 정청래 전 최고위원과 가까운 것으로 분류된다.

한때 강경화 외교장관 차출설이 있었으며, 실제로 여론조사도 돌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강 장관이 2일 출입기자단과의 만남에서 '올해 새로운 도전은 없느냐'는 질문에 "나는 이 자리에 있다"고 일축하면서 동작을 출마 가능성은 소멸한 것으로 보인다.

장진영 바른미래당 대표비서실장은 2016년 총선에 국민의당 후보로 출마해 24.5%를 득표했으며, 지난해 지방선거에서 바른미래당 후보로 동작구청장 선거에 출마해 16.9%를 득표했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비례대표로의 선회 가능성도 점쳐져, 출마 여부가 구도 결정의 최대 변수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패기를 바탕으로 만만찮은 도전을 걸어오는 경쟁 후보들과의 선거에서 나경원 의원이 5선 고지에 오를 수 있을까. 순탄치 않은 정치역정을 겪어온 나 의원에게 있어서 올해 21대 총선은 하나의 시험대이자 변곡점이 될 것으로 관측된다.

나경원 의원은 17대 총선에서 비례대표로 정치권에 입문했다. 허다한 여성 비례대표 의원들이 초선을 끝으로 정치생명을 마감하곤 하지만, 나 의원은 18대 총선에서 서울 중구에 출마해 재선에 성공했다.

한나라당의 요구에 따라 2011년 오세훈 전 서울시장의 사퇴로 치러진 보궐선거에 출마하기 위해 의원직을 중도사퇴한 나 의원은 이후 33개월간 정치공백을 가졌다.

전직 재선 의원의 경력을 바탕으로 장애인 관련 활동을 열심히 하던 나 의원은 "19대 총선을 건너뛰니 점차 (활동에) 힘이 붙지 않더라"며, 소신을 힘있게 펼치기 위해서라도 다시 등원할 필요성을 느낀 것으로 알려졌다.

때마침 서울 동작을에서 2014년 7·30 보궐선거가 치러지게 됐다. '세월호 사태'의 여파가 미치는 가운데, 험지 동작을에 나가겠다는 사람이 없어 새누리당은 애를 먹고 있었다. 대구·경북으로 정치적 연고지 이전을 노리던 김문수 전 경기지사마저 출마를 거절하자, 결국 이번에도 나 의원이 새누리당의 요구를 수락해 나섰다.

나 의원의 출마에 새정치연합과 정의당은 후보단일화로 맞섰다. 대중적 인지도가 높은 노회찬 전 의원이 단일후보로 나섰으나, 나 의원은 노 전 의원을 간발의 차로 꺾고 3선 의원으로 화려하게 정치적 부활을 알렸다. 국회에 등원한 나 의원은 곧바로 국회 외교통일위원장을 맡았으며, 4선 고지에 오른 뒤에는 한국당 원내대표를 지냈다.

5선에 도전하는 나 의원의 앞에 지금까지의 정치적 부침과 마찬가지로 '복병'이 등장했다. 국회선진화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의해 기소된 것이다.

나 의원은 "새해부터 고약한 선물을 받았다"면서도 "이런저런 걱정들도 해주시는데, 처음부터 국회의장의 불법에서 시작됐기 때문에 당연한 저항행위로, 특별히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고 의연한 자세를 보였다.

정치권 관계자는 "나 의원이 험지 동작을에서 연속 3선에 달성해 17대부터 연속 5선 고지에 오른다면, 서울·수도권 전체가 험지로 변해버린 한국당에서 단연 눈에 띄는 인상적인 성과가 될 것"이라며 "그 경우 20대 국회에서 원내대표로 쌓은 이미지와 압도적인 인지도를 바탕으로 여러 정치적 진로를 그려볼 수 있다"고 내다봤다.

정도원 기자 (united97@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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