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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LF사태 여파’ 독자생존 욕구 확산···운용사 펀드 직판 러시


입력 2019.12.11 06:00 수정 2019.12.11 06:06        백서원 기자

삼성자산운용 펀드 직접판매 도전…상품 비교 플랫폼도 오픈

비용 대비 실효성 의문 지적도…“판매·펀드사 갑을관계 걸림돌”

삼성자산운용 펀드 직접판매 도전…상품 비교 플랫폼도 오픈
비용 대비 실효성 의문 지적도…“판매·펀드사 갑을관계 걸림돌”


일부 자산운용사들이 은행, 증권사 등에 판매를 의존하는 환경에서 벗어나 판매 채널 다각화에 집중하고 있다. 
ⓒ뉴시스 일부 자산운용사들이 은행, 증권사 등에 판매를 의존하는 환경에서 벗어나 판매 채널 다각화에 집중하고 있다. ⓒ뉴시스


파생결합펀드(DLF) 사태로 기존 펀드 판매 채널에 제동이 걸리면서 직판 서비스가 자산운용사들의 새로운 활로로 부각됐다. 일부 운용사들은 은행, 증권사 등에 판매를 의존하는 환경에서 벗어나 판매 채널 다각화에 집중하고 있다.

1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판매사와의 거래 관계에서 열등한 위치에 놓인 운용사들이 독자생존을 모색해 업계 긴장감이 형성됐다. 자산운용사들은 은행, 증권사 등을 거치지 않고 고객에게 직접 펀드를 판매하는 직판 서비스를 확대하고 있다. 특히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을 활용한 비대면 펀드 직접 판매시장이 주목받고 있다.

업계 2위인 삼성자산운용은 최근 삼성카드 애플리케이션(앱)을 활용해 비대면 계좌개설과 펀드 직거래에 나섰다. 펀드 직거래는 에셋플러스자산운용, 메리츠자산운용에 이어 세 번째다. 투자자는 삼성카드 앱에서 삼성자산운용의 펀드 직판 브랜드인 ‘R2(알투)’를 선택하면 직접 거래가 가능하다.

이번 모바일 직판 서비스는 상장지수펀드(ETF) 활성화 차원에서 개발됐다. 삼성자산운용은 삼성EMP리얼리턴, 삼성EMP리얼리턴플러스, 삼성ELS인덱스, 삼성코리아초단기우량채 펀드 등 총 4종을 판매한다. EMP 펀드는 ETF를 50% 이상 편입해 운용하는 상품이다.

이와 함께 삼성자산운용은 국내 3400여개 공모펀드의 상품정보와 성과를 손쉽게 비교하고 직접 매매까지 할 수 있는 모바일 펀드 플랫폼 '펀드솔루션' 서비스도 개시했다.

KB자산운용도 모바일 펀드 플랫폼 서비스를 구상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홈페이지 개편 이후 순차적으로 진행한다는 계획이라 구체적인 시기와 방안 등은 정해지지 않았다.

기존 온라인 펀드 판매를 하던 펀드슈퍼마켓도 앱으로 서비스를 확대시켰다. 펀드슈퍼마켓을 운영하는 한국포스증권은 최근 기존 펀드슈퍼마켓 앱을 혁신적으로 개편한 포스(FOSS)앱을 출시했다. 포스 앱은 펀드매매, 이체, 조회 등 주요거래를 한 화면에서 처리할 수 있고 국민연금 및 여러 연금상품을 간편하게 등록해 포스 앱에서 모두 조회 가능하다.

업계에선 은행, 증권사 등 기존 펀드 판매 채널이 확고한 상황에서 직판 서비스가 확장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현재는 운용사가 펀드를 내놓으면 증권사나 은행이 파는 간접판매 구조가 일반적이다.

운용사가 펀드를 판매하면 중간 과정이 생략돼 수수료가 낮아진다. 삼성자산운용이 직접 판매하는 EMP리얼리턴 펀드의 총보수는 연 0.5%로 은행·증권사 등 오프라인 지점(1.38%)보다 훨씬 낮다. 펀드를 만든 운용사가 직접 파는 것인 만큼 불완전 판매 우려도 적다.

하지만 운용사들은 이미 기존 판매 채널이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상태에서 비용과 인력을 들여 직판 채널을 만드는 것에 대해 부담을 느끼고 있다. 이에 운용업계 직판 서비스 확대에 대한 회의적인 목소리도 나온다.

한 운용업계 관계자는 “펀드 직판은 고려하고 있지 않다”면서 “한국포스증권의 온라인 판매를 비롯해 온라인펀드몰에서 효율적인 상품 판매가 이뤄지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기존 판매사들 사이에서 실효성이 있을지 의문”이라며 “지금까지 많은 운용사들이 뛰어들지 않은 것은 그만한 이유가 있다”고 지적했다.

앞서 직판 서비스를 시작한 자산운용사로는 메리츠자산운용과 에셋플러스자산운용 등이 있다. 메리츠자산운용은 지난해부터 펀드 직판을 개시해 지점과 자체 모바일 앱을 운영하고 있다. 2008년부터 직판에 나선 에셋플러스자산운용은 회사 설립과 함께 온라인 펀드 직판을 추진했다가 판매사 위탁과 온라인 직판 채널을 병행 운영하는 것으로 방향을 선회했다.

판매사와 운용사간 자리 잡은 갑을 관계도 문제다. 또 다른 운용사 관계자는 “은행, 증권사 등에 판매를 의존할 수밖에 없는 시장 환경이 굳어져서 성급하게 직판에 나섰다간 관계만 악화되고 비용 대비 효과를 거두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면서 “다만 최근 DLF 대규모 손실 사태가 불거진 가운데 펀드 직판이 활성화 될 경우, 운용사들은 자사 철학이 담긴 상품을 투자자들에게 추천할 수 있고 장기 투자가 가능한 운용방식을 꾸려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백서원 기자 (sw10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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