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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균과 이성열’ 한화 정민철 단장의 고심


입력 2019.11.06 00:10 수정 2019.11.06 06:13        데일리안 스포츠 = 김윤일 기자

올 시즌과 지난 3년 성적 이성열이 우위

이번 FA 계약에서 어떤 대접 받을지 관심

올 시즌과 지난 3년, 향후 전망 등을 고려했을 때 이성열(오른쪽)은 김태균보다 나은 가치를 지니고 있다.ⓒ 뉴시스 올 시즌과 지난 3년, 향후 전망 등을 고려했을 때 이성열(오른쪽)은 김태균보다 나은 가치를 지니고 있다.ⓒ 뉴시스

A와 B라는 선수가 있다.

한때 리그를 주름잡았던 A는 주로 지명타자로 출전해 127경기서 타율 0.305 6홈런 62타점을 기록했다. 연봉은 팀 내 1위인 16억 원에 달했으나 세월의 흐름을 이겨내지 못하며 ‘먹튀’라는 오명을 뒤집어썼다.

B는 커리어 내내 특급과 거리가 멀었으나 나이가 들수록 오히려 타격에 눈을 뜬 모습이다. 지난해 34홈런에 이어 올 시즌에는 타율 0.256 21홈런 85타점을 기록했다. 특히 홈런과 타점 부문은 팀 내 1위로 기여도가 상당했다. 그의 올 시즌 연봉은 2억 5000만 원이다.

A와 B는 야구팬들이 계약 내용에 상당한 관심을 기울이는 한화 김태균과 이성열이다. 두 선수는 KBO가 공시한 대로 나란히 FA 재자격을 얻었고 다시 한 번 자신의 가치를 인정받기 위해 시장에 뛰어든다.

이름값 면에서는 비교 가능한 타자가 몇 없을 정도로 김태균의 완벽한 우위다. 그러나 미래 가치에 투자를 해야 하는 FA라면 얘기가 달라진다. 2살이나 어린 이성열의 가치가 훨씬 뛰어나기 때문이다.

김태균의 경우, 뚜렷한 에이징 커브가 가장 큰 문제이지만 사실상 이적이 불가능하다는 약점 또한 안고 있다. 만약 타 구단이 그를 영입하려면 무려 32억 원+선수 1명 또는 48억 원을 보상금으로 지불해야 하는데 웬만한 중형급 FA 계약과 맞먹는 액수를 낼 구단은 제로다.

결국 김태균의 계약은 한화 구단이 키를 쥐고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성적과 미래 가치를 놓고 봤을 때 큰 폭의 연봉 삭감은 당연하다. 다만 한화 구단이 ‘김태균’이라는 이름값에 치우치게 된다면, 팬들의 조소를 듣게 될 예상 밖의 계약이 나올 수도 있다.

하필이면 김태균보다 나은 가치를 지닌 이성열이 매물로 나온 점도 정민철 단장을 고민에 빠뜨리고 있다. 이름값에 연연하지 않는다면 누가 더 큰 계약을 안아야 할지 불 보듯 빤하기 때문이다.

김태균과 이성열의 올 시즌 및 지난 3년간 누적 성적. ⓒ 데일리안 스포츠 김태균과 이성열의 올 시즌 및 지난 3년간 누적 성적. ⓒ 데일리안 스포츠

한화는 올 시즌까지 팀을 이끌었던 박종훈 전 단장이 최근 1~2년간 FA 재자격을 얻었던 정근우, 이용규와 협상 진통을 벌였고, 끝내 몸값을 크게 낮춘 바 있다. 이름값에 연연하지 않았던 박 전 단장의 선택은 정근우의 노쇠화, 이용규의 트레이드 파문으로 귀결되며 성공작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한화 구단은 지난달 정민철 단장을 선임하며 “강팀 도약이라는 구단 비전 실현의 적임자”라며 “강팀 재건을 위한 개혁 의지가 강하다”고 이유를 밝혔다. 정 단장 역시 취임 소감으로 “우수 선수 육성이라는 팀 기조를 중심으로 체계적인 프로세스를 수립해 나가겠다”며 방점을 찍었다.

실제로 한화는 최근 들어 어린 선수들에게 많은 기회를 주며 리빌딩 절차를 밟아나가고 있다. 선수 이름값에 크게 기댔던 과거와는 분명 달라진 모습이다.

이제 정민철 신임 단장은 FA 계약이라는 첫 번째 숙제와 마주하고 있다. 팀의 방향이 될 정 단장의 의지가 김태균, 이성열 계약을 어떻게 풀어갈지 야구팬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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