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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 무슨 낯으로 장관직 유지하나


입력 2019.09.22 07:16 수정 2019.09.22 07:27        데스크 (desk@dailian.co.kr)

<칼럼> 검사와의 대화, 수사에 대한 압박 소지

그가 지금 해야할 일은 '쇼'가 아닌 거취 결단

<칼럼> 검사와의 대화, 수사에 대한 압박 소지
그가 지금 해야할 일은 '쇼'가 아닌 거취 결단


조국 법무장관이 국회본청을 떠나고 있다(자료사진).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조국 법무장관이 국회본청을 떠나고 있다(자료사진).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무자격 법무장관 조국이 20일 의정부지검을 찾아가 평검사들과 '검사와의 대화'를 가졌다. 앞으로도 전국의 검사들과 만날 계획이라 한다. 과연 그렇게 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지만…….

검찰을 감독하는 법무장관이 일선 검찰청을 방문해 현장의 소리를 듣는 것은 문제될 게 없다. 그러나 그런 일도 시기와 순서가 있다.

지금 말이 장관이지 조국과 그 가족, 주변인에 대한 검찰 수사가 한창 진행 중이다. 부인은 기소됐고 의전원 재학 중인 딸도 이미 검찰 조사를 받았다. 5촌 조카는 구속됐다.

현재 진행 중인 검찰 수사의 핵심은 조국이나 그 부인이 어느 만큼 관여했는지 여부이고, 조만간 소환 조사가 벌어질 것이다.

그런 처지에 법무장관 자격으로 검찰청을 다니면서 검사들을 모아놓고 검찰개혁을 거론한다는 것은 시기나 순서도 맞지 않고 후안무치(厚顔無恥)한 일이다.

본인도 재직 기간 중에 수많은 법무장관을 겪었다. 그렇지만 청사 준공식 같은 예외적 사례를 제외하고는, 취임 이후 열흘만에 업무현안도 파악하기에 앞서 일선 검찰청 방문부터 시작한 법무장관을 본 적이 없다.

이 시점에서 조국이 장관 자격으로 일선청에 가서 검사들과 대화하자는 것은 현재 자신과 가족을 수사 중인 검찰 지휘부와 수사팀에 대한 견제나 압박으로 작용할 소지가 크다.

현재 3000명이 넘는 전·현직 대학교수들이 사퇴를 요구하는 시국선언을 했다. 주요 대학교 학생들의 규탄집회에, 변호사들의 시국선언도 예고돼 있다.

수사 진행 중인 각종 의혹이 형사처벌의 대상인지 여부를 떠나서, 이미 고위공직자로서 자격을 잃은 조국이 지금 해야 할 일은 보여주기식 "검사와의 대화 쇼"가 아니다. 자신과 임명권자를 향한 국민의 여론을 제대로 알고 거취 표명, 즉 사퇴하는 일이다.

조국은 지난 2017년 1월 11일 트위터에 "도대체 조윤선은 무슨 낯으로 장관직을 유지하면서 수사를 받는 것이냐"는 글을 올린 바 있다.

자신이 쓴 글대로 즉시 장관직에서 내려오라. 그것이 마지막 자존심도 지키는 일이지만 무엇보다 만신창이가 되고 있는 나라꼴과 국민적 분노를 수습하는 일의 시작이다.

글/ 석동현 전 서울동부지방검찰청 검사장

데스크 기자 (desk@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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