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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우디發 쇼크’ 정유업계, 4분기 실적 ‘비상’


입력 2019.09.19 06:00 수정 2019.09.19 06:07        조재학 기자

사우디 석유시설 피폭…도입처 다변화로 원유 수급 차질 제한적

단기 재고평가이익 기대…국제유가 변동에 따른 불확실성 증대

사우디 석유시설 피폭…도입처 다변화로 원유 수급 차질 제한적
단기 재고평가이익 기대…국제유가 변동에 따른 불확실성 증대


사우디아라비아 아브카이크에 있는 사우디 국영석유회사 아람코의 석유 탈황·정제 시설 단지에서 14일(현지시간) 예멘 반군의 무인기 공격으로 불이 나 화염과 연기가 치솟고 있다.ⓒ연합뉴스 사우디아라비아 아브카이크에 있는 사우디 국영석유회사 아람코의 석유 탈황·정제 시설 단지에서 14일(현지시간) 예멘 반군의 무인기 공격으로 불이 나 화염과 연기가 치솟고 있다.ⓒ연합뉴스

사우디아라비아 국영 석유사 아람코의 석유시설과 유전이 무인기(드론) 공격을 받아 가동 중단됨에 따라 국내 정유사 4분기 실적에도 비상등이 켜졌다.

수입선 다변화로 원유 수급에는 큰 차질이 없을 것으로 예상되지만, 미중 무역분쟁으로 글로벌 수요가 위축된 상황에서 이번 사태가 장기화될 경우 국제유가 급등으로 이어져 정제마진이 크게 악화될 수 있어서다. 다만 미국 전략비축유 방출 여부와 사우디 아람코 석유시설 정상화 시기, 석유수출국기구(OPEC) 생산량 증대 여부, 중동 정세 등 다양한 변수가 상존하면서 국제유가의 불확실성이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정유업계는 원유 수입선 다변화를 꾸준히 추진해 사우디 석유시설 피폭에 따른 원유 수급 문제는 제한적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실제로 대한석유협회에 따르면 사우디산 원유 수입 비중은 지난 2014년 33.2%를 기록한 이후 하향곡선을 그리며 지난해 31.1%까지 줄었다. 올해 들어 8월까지 사우디산 원유 수입비중은 28.3%로, 30% 아래로 떨어졌다.

특히 국내 정유4사 중 에쓰오일을 제외한 나머지 3사의 사우디산 원유 비중은 10% 내외인 것으로 파악됐다.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사우디산 원유 수입비중은 10% 초반으로, 현재 최대 원유 수입국은 미국”이라며 “그간 원유 도입선 다변화 정책을 추진해왔으며, 사우디 사태가 악화되는 상황을 대비해 수입처를 변경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업계는 사우디 사태에 따른 국제유가 상승으로 단기적으로 재고평가이익을 기대할 수 있으나, 장기화될 경우 정유사 수익성 지표인 정제마진이 악화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통상적으로 국제유가가 완만히 오르면 제품가격도 상승해 정제마진이 개선된다. 하지만 국제유가가 급등하면 원료(원유)가격은 오른 반면 수요위축으로 제품가격이 하락해 오히려 정제마진이 떨어질 수 있다.

더욱이 사우디 석유시설 재가동 시기, 중동 정세 등 불확실성은 커지는 모양새다.

사우디 정부는 지난 17일(현지시간) 2~3주내로 원유생산이 정상화될 것이라고 발표했다. 그러나 파이낸셜타임스(FT)는 사안에 정통한 관계자 4명의 말을 인용해 실제 피해복구는 10월 말에나 가능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또 최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사우디 피폭의 배후로 이란을 지목하면서 미국의 대이란 제재 완화 가능성도 낮아지는 등 지정학적 리스크가 커진 상황이다.

한 정유사 관계자는 “국제유가가 오르게 되면 시차를 두고 오르는 경향이 있어서 정제마진 변동 여부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며 “이번 사태가 장기화될 경우 불확실성이 커지는 점이 가장 큰 문제”라고 말했다.

조재학 기자 (2jh@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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