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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도 과거 '의총 파기'…나경원, 향후 리더십은


입력 2019.06.25 16:10 수정 2019.06.25 17:59        정도원 기자

박영선도 원내대표 시절 합의 추인 번번이 불발

"'불신임', 그렇게 보이지 않도록 하자는 맥락"

"의총 추인 불발, 리더십에 타격 부인은 못해"
'국회 등원' 여론 압박 의식하다 리더십 '흠집'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25일 오전 의원회관에서 열린 '사이버안보 365 정책토론회'에 참석하며 정양석 원내수석부대표, 이만희 원내대변인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25일 오전 의원회관에서 열린 '사이버안보 365 정책토론회'에 참석하며 정양석 원내수석부대표, 이만희 원내대변인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나경원 원내대표가 합의한 3당 원내대표간 '국회 재가동' 합의안이 자유한국당 의원총회에서 추인 불발됐다. 나 원내대표의 향후 원내 리더십 변화 가능성에 관심이 쏠린다.

한국당 의원들은 25일 합의안 추인 불발로 나 원내대표의 리더십에 '흠집'이 난 것은 사실이라고 입을 모았다.

전날 나 원내대표와 함께 강원도 삼척 북한 어선 입항 현장조사를 다녀온 김영우 의원은 "(리더십에 타격을 입었다는 것을) 전혀 부인할 수는 없을 것"이라며 "어려운 상황이다. 잘 헤쳐나가야겠다"고 말했다.

이날 데일리안과 통화한 원내부대표단의 한 의원도 "(대미지가) 없지 않다"고 씁쓸함을 감추지 못했다.

의총 추인 불발의 원인으로는 지지층의 시선을 의식하는 의원들 사이에서는 어떻게든 선거제·공수처법 패스트트랙과 관련한 '성과'가 있었어야 했는데, 합의안에 그 점이 미흡했다는 점이 꼽힌다.

김 의원은 지난 2016년 정기국회 당시 국방위원장으로서 새누리당의 '국회 보이콧' 당론 속에서도 상임위 진행을 주장했었다. 그러나 이런 김 의원도 "나는 기본적으로는 국회는 원래 열려야 하는 게 맞다고 늘 주장해온 사람"이라면서도 "선거제를 한국당을 제외하고 밀어붙인 것은 워낙 너무나 크게 잘못된 것이기 때문에 합의문을 추인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앞서 박맹우 의원도 당내 일부 의원들의 '조건 없는 국회 등원'론이 제기됐을 때 "선거제 패스트트랙은 돌이킬 수 없는 민주화의 포기"라며 "우리 당의 문제가 아니라 나라의 문제이기 때문에 아무런 대책도 없이 국회에 들어갈 수 없다는 게 의원들의 여론"이라고 전했다.

결국 '국회 등원'을 요구하는 당내 소수 목소리나 여론의 압박을 의식했던 것이 의총 추인 불발이라는 사태를 불러왔다는 관측이다.

박영선도 원내대표 시절 합의 추인 번번이 불발
"'불신임', 그렇게 보이지 않도록 하자는 맥락"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25일 오전 의원회관에서 열린 '사이버안보 365 정책토론회'에 참석해 김영우 의원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25일 오전 의원회관에서 열린 '사이버안보 365 정책토론회'에 참석해 김영우 의원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이로 인해 나 원내대표의 리더십에 약간의 상처가 나긴 했지만, 크게 흔들릴 상황은 아니라는 낙관적 시선이 당내에서는 주류를 이룬다.

더불어민주당도 과거 새정치민주연합이었던 2014년, 박영선 당시 원내대표(현 중소벤처기업부장관)가 '세월호 사고'로 파행된 국회를 재가동하기 위해 수 차례 합의문에 서명했지만 의총에서 추인을 번번이 불발시킨 사례가 있다.

원내대표간 합의안이 의총에서 불발되는 일이 반복되자, 당시 협상 파트너였던 이완구 새누리당 원내대표가 박영선 원내대표와의 협상장에 세월호 유가족 대표를 배석·참관시키는 촌극까지 벌어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합의안 추인 불발로 박 원내대표의 리더십이 좌초되거나 크게 흔들리는 일은 없었다. 박 원내대표는 그 뒤 비대위 구성과 관련한 당내 이견으로 물러났을 뿐, 합의안의 의총 불발과 리더십 사이에는 큰 연관 관계가 없었다는 설명이다.

이완구 전 의원 관계자는 "당시 박영선 원내대표는 자신이 서명한 합의안이 의총에서 번번이 추인이 불발되자 이완구 원내대표에게 '힘들다'고 토로한 적이 있다"면서도 "의총 추인 불발로 원내대표 본인이 내심으로 힘든 것은 있겠지만, 외적으로 리더십에 중대한 타격이 가거나 하지는 않는다"고 밝혔다.

전날 의총에서 나왔다는 '불신임' 발언도 알려진 것과는 맥락이 다소 다르다는 지적이다. 나 원내대표를 '불신임'하자는 이야기가 아니라, 의총 추인 불발이 자칫 '불신임'으로 오인될 소지가 있으니 더욱 힘을 실어주자는 취지라는 것이다.

김 의원은 "'불신임'이라는 말 자체는 나왔지만, '불신임 하자'는 차원에서 나온 말은 아니었다"며 "불신임까지 거론될 수 있는 상황이니, 협상력을 높이기 위해 나 원내대표에게 좀 더 힘을 실어주자(는 말)"이라고 전했다.

원내대표단의 한 의원도 "'불신임'이라는 말은 의총에서 합의안이 추인 불발되면 혹시 밖에서 이를 '불신임'으로 바라볼까봐 우려하는 맥락에서 나온 말"이라며 "그렇게 보이지 않도록 원내대표에게 더욱 힘을 실어주자는데 뜻이 모였다"고 부연했다.

정도원 기자 (united97@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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