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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적의 밀알 아놀드, 센스 만점 코너킥...일그러진 메시


입력 2019.05.08 07:28 수정 2019.05.08 15:22        데일리안 스포츠 = 김태훈 기자

[챔스 4강]1차전 0-3 패배 뒤 2차전 4-0 대승

마지막 골 도운 아놀드 재치 있는 코너킥도 일조

[바르셀로나 리버풀]아놀드의 재치 있는 코너킥과 오리기의 네 번째 골이 기적을 완성했다. ⓒ 게티이미지 [바르셀로나 리버풀]아놀드의 재치 있는 코너킥과 오리기의 네 번째 골이 기적을 완성했다. ⓒ 게티이미지

리버풀이 14년 만에 안필드에서 ‘이스탄불 기적’을 재현했다.

리버풀은 8일(한국시각) 영국 리버풀 안필드서 열린 ‘2018-19 UEFA 챔피언스리그’ 4강 2차전 바르셀로나와의 홈경기에서 믿기 어려운 4-0 대승을 거두고 챔피언스리그 결승에 진출했다.

스페인 원정 1차전 0-3 완패로 감독이나 팬들이나 사실상 어렵다고 판단했던 2차전에서 무려 4골을 몰아넣은 리버풀은 1·2차전 합계 4-3이라는 기적과도 같은 결과를 만들며 올 시즌에도 빅이어가 걸린 단판승부(결승)를 치르게 됐다. 손흥민을 앞세운 토트넘이 아약스를 넘고 결승에 오르면 리버풀과 맞붙는다.

이스탄불 기적 이상의 반전이다. 리오넬 메시가 버틴 바르셀로나를 상대로 연출한 대역전극이다.

리버풀은 2005년 터키 이스탄불서 열린 AC밀란(이탈리아)과의 챔피언스리그 결승에서 전반 3골을 내주고 후반 3골을 넣으며 3-3 동점을 만든 뒤 승부차기 끝에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하지만 이날 경기는 시작 전부터 4골 이상을 넣어야 한다는 부담을 안았다. 대량득점이 필요한 상황에서 ‘마-누-라’ 공격라인도 작동할 수 없는 어려운 상황이었다. 살라는 지난 5일 EPL 뉴캐슬전에서 뇌진탕 증세를 일으켜 결장이 불가피했고, 피르미누도 부상 탓에 나올 수 없었다.

사실상 챔피언스리그 결승행을 포기하고 EPL 우승이 걸린 최종전에 사활을 걸어야 하는 분위기였다. 14년 전 이스탄불 기적이나 지난 시즌 챔스 8강에서 AS로마에 뒤집힌 바르셀로나의 전적(1차전 4-1/2차전 0-3)을 떠올리며 애써 키웠던 희망도 이런 분위기 속에 짓밟혔다.

그러나 누구도 예상하기 어려운 스코어가 나왔다. 이스탄불 기적 이상의 안필드 기적이다. 그 기적을 완성한 골은 이른 시간 선제골(전반 7분)을 터뜨리며 희망을 키웠던 오리기 발 끝에서 나왔다. 후반 34분 오리기는 코너킥 상황에서 챔피언스리그 결승행을 확정하는 네 번째 골의 주인공이 됐다.

골은 오리기가 터뜨렸지만 코너킥 상황에서 재치 있게 빠른 크로스를 올린 ‘라이트백’ 트렌트 알렉산더-아놀드의 센스를 지나칠 수 없다. 3-3 소강 상태에서 연장 돌입을 예상하고 있는 분위기 속에서 아놀드의 기가 막힌 코너킥이 기적을 불러왔다.

코너킥을 준비하던 아놀드는 키커를 바꾸는 듯한 움직임을 취했다. 바르셀로나 수비진이 방심하며 한숨을 돌리려는 찰나에 골문 앞에 버틴 오리기와 눈빛을 교환한 아놀드는 재빨리 코너킥 자리로 돌아와 낮고 빠른 크로스를 찔렀고, 오리기는 아무런 방해 없이 4번째 골을 밀어 넣었다.

안필드 홈 팬들의 열광적인 함성이 쏟아진 가운데 어이없이 결정타를 맞은 바르셀로나는 주저앉았고, 메시의 표정은 일그러졌다. 부스케츠는 핑 도는 눈물을 감추려는 듯 눈을 깜빡거리며 믿기 어려운 현장을 지켜봤다.

경기 후 아놀드는 ‘BBC’와의 인터뷰에서 “코너킥 상황은 본능에 가까웠다”며 “지금 이 순간을 모두가 기억할 것”이라고 극적인 승리의 밀알이 된 소감을 전했다.

김태훈 기자 (ktwsc28@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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