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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쉴 때 격투기 본다"는 황교안…'외유내강'?


입력 2019.03.13 01:00 수정 2019.03.13 06:01        정도원 기자

"쉴 때, 테니스 중계 아니면 UFC 격투기 본다

부산·창원 갈 때도 아내에게 '사랑한다' 말해

'전당대회 꼭 나가야 하냐'기에 아들 설득했다"

"쉴 때, 테니스 중계 아니면 UFC 격투기 본다"
좌중 술렁이자 "이런 것 밖에 나가면 안 되나"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자료사진).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자료사진).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취임 13일째를 맞이한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복잡한 정치 현안으로부터 벗어나 20~30대 사무처 당직자들과 열린 대화를 나눴다. 소소한 주제들이 오간 자리에서 황 대표는 쉴 때 주로 UFC 격투기 TV중계를 본다고 밝혀 참석자들을 놀라게 했다.

황 대표는 12일 오후 서울 마포구 한 카페에서 청년당직자 17명과 간담회를 가졌다. 이 자리에는 한선교 사무총장과 이헌승 대표비서실장, 추경호 전략기획부총장과 전희경 대변인도 배석했다.

황 대표의 제안으로 테이블을 움직여 둥글게 모여 앉은 참석자들은 정치외적인 화제를 주로 언급하며 수시로 웃는 등 밝은 분위기를 보였다. 사무처 당직자와의 만남이지만 당사와 국회 등 당의 공식적인 공간을 피해 편안한 분위기를 유도했다.

쉴 때 시간을 보내는 방법에 대해 질문받은 황 대표는 취미인 테니스 중계방송과 함께 UFC 격투기 중계를 즐겨본다고 답해 참석자들의 "의외"라는 반응을 이끌어냈다.

황 대표는 "(테니스 선수) 정현이 나올 때는 스포츠TV에서 테니스를 (중계)할 때가 많았다"며 "(테니스 중계가) 아니면 격투기, UFC라고 하지 않느냐, 그 둘 중의 하나를 본다"고 말했다.

이에 좌중이 술렁이자 황 대표는 쑥스러운 듯 웃으며 "이런 (격투기를 보는) 것, 밖에 나가면 안 되느냐"고 말하기도 했다.

그간 황 대표의 취미는 테니스와 색소폰 연주로 알려져 있었다. 이 자리에서도 색소폰 연주가 언급되며, 황 대표가 "유튜브에서 내가 연주하는 것 들어본 사람 있느냐"고 묻기도 했다. 그러나 황 대표가 격투기 중계를 즐겨본다는 사실은 처음 알려졌다.

황 대표에겐 유(柔)한 이미지도 있지만 '외유내강'형 인물로 그간 알려져 왔다.

천정배 민주평화당 의원이 법무장관이던 시절, 전대미문의 수사지휘권 발동에도 불구하고 '6·25는 통일 전쟁'이라는 발언을 한 강정구 전 동국대 교수를 구속하려 한 것이나, 박근혜정부 시절 옛 통합진보당 위헌정당 해산 등이 대표적인 사례다.

"부산·창원 갈 때도 아내에게 '사랑한다' 말해
'전당대회 꼭 나가야 하냐'기에 아들 설득했다"


배우자에게 사랑을 표현하는지 묻는 질문에, 황 대표는 "젊었을 때는 아내에게 '사랑한다'는 말을 하지 않았는데, 50대 중반부터 그렇게 말하기 시작해 요즘은 자연스럽게 '여보, 사랑해요'라고 한다"면서, "최근으로 말하면 사흘 전에 부산·창원으로 1박 2일 다녀오겠다고 하니 아내가 '사랑한다'고 그러기에 나도 그랬다"며 웃기도 했다.

자신의 외모와 관련해 황 대표는 "아내가 가끔 나더러 '잘생겼다'고 그러더라"며 "나는 내가 잘생겼다고 생각해본 적은 없는데, 나는 크리스찬이니까 하나님께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가족이 화두에 오르면서 정치적인 화제도 함께 거론이 됐다.

한 당직자가 전당대회에 나설 때 가족의 반대가 없었는지 묻자, 황 대표는 "총리와 대통령권한대행을 하면서 나라가 잘될 수 있는 길이 뭔지 보이는데, 이 정권 들어서 경제를 살릴 수 없는 정책과 안보를 망가뜨리는 정책을 계속 내놓더라"며 "한 번 망가지면 회복하기가 어려운데, (전당대회에 나서서) 나라가 더 무너지지 않도록 해야겠다는 생각이었다"고 회상했다.

이어 "딸은 '아빠 뜻대로 하라'고 했는데, 아들은 '꼭 아빠가 나가야 하느냐'고 묻더라"며 "그래서 이런 (결심을) 이야기를 하며 '우리나라가 망가지면 공직에 있던 사람으로서 역사적 책임을 다하는 것인지 그런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고 설명했다.

질문과 답변들이 오가는 사이 잠시 어색한 침묵이 흐르자, 한선교 사무총장은 "한 잔 하자"며 커피잔을 들었다. 그러자 황 대표는 "가만히 있으면 누가 이야기한다"고 말했다. 그러자 한 총장이 "이게 꼰대의 습성"이라며 농담을 건네 참석자들의 웃음을 자아냈다.

간담회를 마치며 황 대표는 청년당직자들에게 언제든 건의사항을 SNS로 해도 좋다고 말했다.

황 대표는 "2000년도에 검찰에 컴퓨터수사부가 생겼는데, 내가 2대 컴퓨터수사부장이 돼서 '소리바다' 사건 등을 맡았다. 그 때는 검찰에서 아주 앞서갔던 사람"이라며 "요새는 바빠서 '얼리어답터'는 아니지만, 카톡도 쓰고 다 쓰니까 얼마든지 보내라"고 권했다.

정도원 기자 (united97@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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