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곳저곳서 주택시장 잇단 '경고음'…악성 미분양 쌓이고, 거래는 '스톱'

권이상 기자

입력 2018.07.03 06:00  수정 2018.07.03 06:01

준공 후 미분양 3개월 째 증가하고 있어 업계 악영향 불가피

거래는 지난해 반의 반토막 수준이고, 아파트값은 제자리, 전셋값은 하향세

주택시장의 침체 경고 신호가 갈수록 짙어지고 있다. 특히 악성 미분양으로 분류되는 준공 후 미분양 증가세가 수개월째 이어지고 있다. 사진은 날씨가 흐린 서울 전경. ⓒ게티이미지뱅크


주택시장 이곳저곳에서 장기적 침체를 알리는 경고음이 들리고 있다.

악성 미분양으로 분류되는 준공 후 미분양은 점점 쌓이고 있고, 신규 인허가도 한 달만에 감소세로 돌아섰다.

특히 아파트 등 주택거래가 예전 수준의 반의 반토막이 나며 미분양 해소 기미도 보이지 않는다.

게다가 소폭 상승세를 유지하던 전국 매매상승률은 지난주 0%를 나타내며 등락이 멈췄고, 전세값은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전문가들 주택시장 침체신호가 이곳저곳에서 들리는데, 정부는 규제로만 일관하고 있다며 최소한 미분양이라도 해소하는 방안을 서둘러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과거 10년 전 금융위기 당시처럼 악성 미분양에 따른 집값 폭락 등 악순환이 반복되지 않을 것이라는 해석이다.

2일 부동산 업계 따르면 주택시장의 침체 경고 신호가 갈수록 짙어지고 있다. 특히 악성 미분양으로 분류되는 준공 후 미분양 증가세가 수개월째 이어지고 있다.

준공 후 미분양은 말그대로 분양 이후 2~3년이 지난 아파트가 준공 후 입주가 시작됐음에도 주인을 찾지 못한 아파트를 말한다.

업계에서는 준공 후 미분양이 증가하면 수요 감소에 따른 시장 위축과 함께 건설사들의 자금난, 지역 경제 악화 등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실제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 5월말 기준 전국 준공 후 미분양은 전월인 4월 대비 0.3% 증가한 1만2722가구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 2015년 3월 1만3507가구 이후 3년 3개월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수치로 보면 증가세가 크진 않지만, 문제는 수개월째 준공 후 미분양이 증가하고 있다는 점이 침체가 깊어지고 있는 시장 상황을 말해준다.

올 들어서는 올 들어서는 2월 1만1712가구 이후 3개월 연속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다. 3월 준공 후 미분양은 1만1993가구다.

전국 미분양 주택의 흐름도 크게 다르지 않다. 지난 5월 말 기준 미분양 주택은 전월(5만9583가구) 대비 0.4% 증가한 5만9836가구로 집계됐다.

미분양 주택은 올 2월 6만903가구를 기록한 이후 3월(5만8004가구) 들어 감소했지만, 최근 다시 6만가구를 향해 증가하고 있다.

주택시장의 선행지표로 알려진 주택 인허가는 지난해 같은달 대비로 따졌을 때 한 달 만에 감소 전환했다.

지난 5월 전국 주택 인허가 실적은 3만8919가구로, 지난해 5월(5만3511가구) 대비 27.3% 감소했다.

주택 인허가 실적은 올 1월 3만7696가구로, 지난해 5월보다 5.5% 줄어들고선 2월(4만3396가구·-12.5%), 3월(3만8479가구·-25.5%) 들어 감소폭이 더욱 확대됐다.

그러다가 4월에 4만6737가구(7.3%)를 기록하며 증가했지만 이내 감소세로 돌아선 것이다.

게다가 서울뿐 아니라 전국 아파트 거래는 이미 반의 반토막이 난 상태로, 서울 지난달 총 4695건이 거래됐는데 이는 지난해 6월 1만4304건에 비해 70% 가까이 줄들었다.

경기도와 지방 상황은 더 심각하다. 경기도의 지난달 아파트 거래량은 9677가구로, 지난해 6월 1만7222가구에 비해 거래량은 절반 수준이다.

미분양 아파트는 증가하는데 거래가 끊기니 아파트값은 더 이상 버티기 힘든 모양새다. 지난주 기준 아파트 매매값 변동률은 0%로 시세 상승을 멈췄다.

이는 각종 규제에도 지난달 매주 0.01%씩 상승세 보이던 것과는 대조적인 모습이다. 특히 서울·수도권 전셋값은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다.

서울 전셋값은 지난주 0.01%, 수도권은 0.07%가 내렸다. 6월 한달동안 보면 서울 아파트 전셋값은 0.14%, 수도권은 0.23%가 하락했다.

전문가들은 정부가 분석하고 있는 것보다 주택시장 상황이 좋지 않다고 입을 모은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정부가 시장이 안정화됐다고 평가하고 있지만, 이는 수치만 따진 탁상공론에 불과하다”며 “실상 중개업소 등 현장에서 느끼는 시장 상황은 더 심각하다”고 말했다.

그는 또 “현실적인 시장의 안정화를 위해서라면 집값은 잡더라도 악성 미분양으로 분류되는 준공 후 미분양에 대한 방안이 필요하다”며 “과거 무리한 할인 분양 등으로 업계에 혼란을 주기 전 인센티브를 곁들인 매입임대 등으로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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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이상 기자 (kwonsgo@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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