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 DF1과 DF5의 면세점 사업자 선정을 놓고 롯데, 신라, 신세계, 두산 등 4개사가 운명을 건 승부를 벌인다. 이날 진행되는 프레젠테이션(PT)에서 각 사는 기존 면세점과의 차별화, 면세 사업 노하우 등 사업 계획을 어필한다.
무엇보다 이번 사업자 선정에 관심이 쏠리는 이유는 중복낙찰이 허용됐기 때문이다. DF1과 DF5 구역을 한 사업자가 모두 낙찰받을 시 국내 면세업계 점유율 변동이 전망돼 관심이 어느 때보다 뜨겁다.
30일 인천공항공사와 면세업계에 따르면 롯데면세점(호텔롯데)과 신라면세점(호텔신라), 신세계면세점(신세계DF), 두타면세점(두산)이 인천 파라다이스 호텔에서 이날 오후 3시부터 면세점 사업자 선정을 위한 프레젠테이션에 참여한다. 프레젠테이션은 DF1과 DF5 각각 면세 구역별로 10분씩 주어진다.
앞서 롯데면세점은 임대료 부담으로 인천공항 제1터미널 4개 사업권 중 주류·담배(DF3)를 제외하고 향수·화장품(DF1), 피혁·패션(DF5), 탑승동(DF8) 등 3곳의 사업권을 반납했다. 인천공항공사는 이번 입찰에서 롯데가 내놓은 3곳의 사업권을 향수·화장품(DF1)과 탑승동(전 품목·DF8)을 통합한 구역과 피혁·패션 구역(DF5) 등 2곳으로 사업권으로 통합했다. DF5는 종전대로 별도 사업권으로 내놨다.
임대료도 낮췄다. 공사는 사업자들의 매출과 영업환경 변화를 고려해 DF1과 DF의 사업권별 최소보장액(최저입찰금액)을 각각 기존대비 30%, 48% 낮췄다.
입찰 심사는 입찰금액 40%, 사업제안서평가 60%의 비중으로 이뤄진다. 공항공사는 고득점 순에 따라 2인의 복수사업자를 관세청에 송부하며, 관세청은 공항공사의 입찰 결과를 특허심사에 반영해 낙찰 대상자를 선정, 공항공사에 통보한다. 이후 공항공사와 낙찰 대상자가 협상을 실시해 협상이 성립되면 최종 낙찰자로 확정된다.
사업제안서평가 배점은 ▲경영상태 및 운영실적(15점) ▲상품 및 브랜드 구성계획(35점) ▲고객서비스 및 마케팅, 매장운영계획(30점) ▲매장 구성 및 디자인·설치 계획(10점) ▲투자 및 손익 계뢱(10점) 등이다.
국내 면세점 1위 사업자인 롯데면세점은 운영 노하우 등을 강조할 계획이다. 또 임대료 문제로 갈등을 빚었던 전력이 있는만큼 공사와 상생해 나갈 수 있는 방안도 강조할 예정이다.
신라면세점은 공항면세점 경험 노하우를 강점으로 내세울 것으로 보인다. 신라는 2013년 싱가포르 창이국제공항을 시작으로 마카오 국제공항, 홍콩 첵랍콕 국제공항, 태국 푸껫 시내면세점, 일본 도쿄 시내면세점 등 모두 5곳의 해외 면세점을 운영 중이다.
신규면세점 중 가장 빠르게 '빅3' 안에 안착한 신세계면세점은 명품 브랜드 유치 능력을 어필할 것으로 보인다. 신세계는 지난해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 DF3(패션·잡화) 사업자로 선정되면서 '샤넬'과 '에르메스' 등 주요 명품 브랜드를 유치했다.
이날 첫 발표주자로 나서는 두타면세점은 두타몰이 쌓아온 다국적 고객 대응 노하우와 패션전문성 등을 강조할 것으로 보인다. 또 전직원의 정규직화 등을 통한 고용 창출 등도 내세울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는 종전보다 유리한 조건임에도 공항면세점 철수 이력이 최대 변수가 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공사는 앞서 계약기간을 채우지 못하고 사업권을 반납한 롯데면세점에 감점을 예고했다. 신세계면세점도 지난 2016년 8월 김해공항에서 조치철수한 바 있다.
면세점 업계 관계자는 "인천공항 면세점과 김해공항 면세점 사업권을 각각 반납한 롯데와 신세계의 감정이 예상되는 가운데 롯데와 신세계가 사업권을 따낼 수 있느냐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며 "감점을 받지 않은 신라와 두산은 유리한 조건이지만 입찰 금액을 높게 써낼수록 유리하기 때문에 결과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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