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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책", "내탓", "미흡"…MB '정치투쟁'은 없었다


입력 2018.03.23 00:41 수정 2018.03.23 07:20        이충재 기자

구속영장 청구에 "이 모든 것이 내 탓이라는 심정이다"

'21일 미리 써둔' 자필 편지…구속 예상한 담담한 어조

법원으로부터 구속영장이 발부된 이명박 전 대통령이 22일 서울 강남구 논현동 자택에서 나와 서울동부구치소로 향하는 차량에 탑승하고 있다. ⓒ데일리안 법원으로부터 구속영장이 발부된 이명박 전 대통령이 22일 서울 강남구 논현동 자택에서 나와 서울동부구치소로 향하는 차량에 탑승하고 있다. ⓒ데일리안

22일 밤 구속된 이명박 전 대통령의 마지막 메시지는 '참회'에 가까웠다.

그동안 자신에 대한 검찰 수사를 정치보복이라고 반발해온 이 전 대통령은 이날 구속영장 발부 직후 페이스북에 올린 자필 편지에선 "자책", "내탓", "미흡" 등을 언급했다.

이 전 대통령은 "이 모든 것은 내 탓이라는 심정이고 자책감을 느낀다"며 "깨끗한 정치를 하고자 노력했지만, 오늘 날 국민 눈높이에 비춰보면 미흡한 부분이 없지 않았다"고 말했다.

스스로 "미흡했다"고 언급한 대목은 구속영장에 적시된 혐의 일부를 인정한다는 의미로도 풀이된다.

이명박 전 대통령이 23일 새벽 서울 논현동 자택에서 구치소로 향하고 있다. ⓒ데일리안 이명박 전 대통령이 23일 새벽 서울 논현동 자택에서 구치소로 향하고 있다. ⓒ데일리안

스스로 "미흡했다"…'혐의 일부 인정' 해석도

이 전 대통령이 '정치투쟁으로는 실익이 없다'는 판단에 따라 법리적 대응에 집중하는 쪽으로 방향을 튼 것으로 보인다.

이 전 대통령이 지난 14일 검찰 소환조사에서 대부분 혐의를 부인한 만큼 향후 재판 과정에서도 치열한 법리 공방을 벌일 것으로 예상된다.

이 전 대통령의 기소 시점은 구속 만기인 4월 10일쯤이 될 가능성이 높다. 이후 5월부터 본격적인 재판에 돌입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전 대통령은 구치소에서 변호인단과 검찰 수사와 재판에 대비할 것으로 보인다. 검찰은 이 전 대통령의 신병을 확보한 상태에서 옥중 조사를 벌일 계획이다.

이명박 전 대통령이 23일 새벽 서울 논현동 자택에서 검찰 관계자들에게 구인돼 서울동부구치소로 이동하기 위해 차량으로 향하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이명박 전 대통령이 23일 새벽 서울 논현동 자택에서 검찰 관계자들에게 구인돼 서울동부구치소로 이동하기 위해 차량으로 향하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21일 미리 써둔' 자필 편지…구속 예상한 담담한 어조

아울러 이 전 대통령은 자필 편지 말미에 '2018. 3. 21 새벽에'라고 썼다. 이미 전날 자신이 구속될 것을 예상하고 써둔 것으로 보인다.

이 전 대통령은 자신의 심경을 담담한 어조로 풀어내며 "지나온 날을 되돌아보면, 나름대로 최선을 다했다"고 소회했고, "지난 10개월 동안 견디기 힘든 고통을 겪었다"고 토로하기도 했다.

한편 이 전 대통령이 이날 구속되면서 구치소에 수감된 역대 네 번째 전직 대통령으로 기록됐다. 이 전 대통령은 2013년 2월 24일 대통령직에서 퇴임한 후 5년 만에 철창신세를 지게 됐다.

이충재 기자 (cjle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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