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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꼬 튼 순수 고졸 신인왕 ‘제2의 류현진은?’


입력 2018.03.23 00:04 수정 2018.03.23 08:20        데일리안 스포츠 = 김윤일 기자

지난해 이정후가 9년 만에 순수 고졸 신인왕

올 시즌도 각 팀 슈퍼 루키 투수들 즐비

2006년 신인왕과 MVP를 싹쓸이한 '괴물' 류현진. ⓒ 연합뉴스 2006년 신인왕과 MVP를 싹쓸이한 '괴물' 류현진. ⓒ 연합뉴스

지난해 KBO리그에서는 모처럼 고졸 순수 신인왕이 배출됐다. 바로 ‘바람의 손자’ 넥센의 이정후다.

고등학교를 갓 졸업한 이정후는 10대 어린 나이에도 불구하고 놀랍게도 전 경기(144경기)에 출장했고 타율 0.324 2홈런 47타점 12도루라는 걸출한 성적으로 신인왕 타이틀을 수상했다.

하지만 이정후가 특이 케이스일 뿐, 고졸 신인들에게 프로의 벽은 높고도 높다. 실제로 2008년 삼성 최형우를 시작으로 2016년 넥센 신재영까지 9년 연속 신인왕은 2군서 담금질을 거친 ‘중고 신인’에게만 허락됐다.

순수 고졸 신인 타자 WAR 순위. ⓒ 데일리안 스포츠 순수 고졸 신인 타자 WAR 순위. ⓒ 데일리안 스포츠

이정후 이전 마지막 순수 고졸 신인왕은 2007년 두산 임태훈이며, 2000년대로 범위를 확대하면 2000년 SK 이승호와 2001년 김태균, 2006년 류현진(이상 한화)만이 이룬 대기록이다.

일단 타자 쪽에서는 이정후가 타이틀을 거머쥐며 ‘10대 반란’의 물꼬를 텄다. 그리고 야구팬들은 ‘제2의 류현진’까지는 아니더라도 임태훈만한 신인이 등장하길 바라고 있다.

2006년 한화에 입단한 류현진은 그리 주목받는 유망주가 아니었다. 1차 지명 때 류현진을 고를 수 있었던 연고팀 SK는 포수 이재원을 선택했고, 2차 드래프트에서도 1순위는 당시 최대어였던 한기주와 연고가 같았던 나승현(롯데)의 몫이었다. 그 유명한 ‘류현진 거르고 이재원’, ‘류현진 거르고 나승현’의 우스갯소리가 탄생된 순간이었다.

하지만 그해 주인공은 류현진이었다. 류현진은 무려 200이닝을 소화했고 18승 6패 평균자책점 2.23으로 신인왕은 물론 MVP까지 싹쓸이하는 기염을 토했다.

이듬해에는 두산 임태훈이 류현진의 바통을 이어받았다. 임태훈 역시 당시 최대어였던 김광현(SK)에 가려져있었지만 개막 후에는 스포트라이트를 자신에게 돌리는데 성공했다. 임태훈은 불펜으로만 101.1이닝을 던져 혹사 논란이 불거진 가운데 마지막 순수 고졸 투수 신인왕 자리에 올랐다.

2006년 이후 고졸 신인 투수 WAR 순위. ⓒ 데일리안 스포츠 2006년 이후 고졸 신인 투수 WAR 순위. ⓒ 데일리안 스포츠

올 시즌에도 주목할 투수 유망주들이 상당하다. ‘투타 겸업’으로 큰 화제를 모은 kt 강백호가 타자에 집중할 것으로 보여 아쉽지만 미래가 기대되는 영건들이 상당하다.

고교 시절 150km 강속구를 던져 명성을 떨친 양창섭(삼성)은 이번 스프링캠프 때의 호투로 김한수 감독의 눈도장을 제대로 받았다. 류현진과 드래프트 순위(2차 2순위)가 같고, 다른 특급 유망주들에 비해 덜 주목받았다는 점에서 의외의 호투를 기대해볼 수 있다.

청소년 대표팀에서 크게 활약했던 두산 곽빈과 kt 김민도 주목할 만하다. 이들 모두 150km 직구를 던질 수 있는 투수들이며 특히 곽빈의 경우 입단 동기들 중 직구의 구위가 가장 뛰어나다는 찬사를 받기도 했다.

역대 5번째로 많은 6억 원의 계약금을 받으며 사실상 최대어로 평가된 넥센 안우진은 프로에서도 당장 통할 실력이라는 평가가 대부분이다. 다만 고교 시절 후배 폭행 사실이 드러났고, 이로 인해 50경기 출장 정지의 자체 징계를 받아 신인왕과는 거리가 멀 것으로 보인다.

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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