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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김지태씨 차남 "박근혜 전 대표 결단만 남아"


입력 2007.05.29 18:54 수정 2007.05.29 18:49        연합뉴스

"두 집안이 함께 장학회 운영하는 게 진정한 화해"

"부일장학회가 박정희 정권에 강탈당했다는 사실이 재차 확인됐으니 박근혜 전 대표의 결단만 남았다."

29일 진실ㆍ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가 부일장학회(現 정수장학회) 헌납사건과 관련해 강탈이라고 진실규명 결정을 내리자 장학회 설립자인 고(故) 김지태씨의 차남 영우(65.한생산업 회장)씨는 기쁜 표정을 짓기보다는 앞으로 남은 일을 걱정했다.

김 회장은 "정수장학회를 통째로 찾아오겠다는 생각은 처음부터 없었다. 형제들이 선친의 유지를 받들어 장학사업을 계속하기로 결정한 이상 박근혜 한나라당 전 대표만 결단을 내린다면 ´자명(김지태의 호)ㆍ정수장학회´로 이름을 바꿔 함께 운영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박정희 전 대통령이 아버지가 설립한 부일장학회와 부산일보, 부산문화방송, 한국문화방송, 부산의 땅 10만평을 모두 빼앗았지만 개인재산으로 착복하지 않고, 장학회를 45년 동안 관리한 점은 높이 평가한다"며 "두 집안이 함께 장학회를 운영하는 것이야 말로 진정한 의미의 화해일 것"이라고 말했다.

김 회장은 자신을 포함한 형제 5남2녀 중 1명이 장학회의 이사장을 맡고, 박 전 대표가 명예 이사장직을 맡는 게 바람직하다는 의견을 수 차례 박 전 대표측에 전달해왔다고 강조했다.

김 회장은 "국정원 과거사위가 2005년 ´부일장학회 헌납사건은 박정희 전 대통령의 지시로 중정의 강압에 의해 이뤄졌다´고 이미 발표했지만 정수장학회측에서는 어떠한 변화도 없었다"라며 "좀 더 적극적인 화해권고가 필요해 진실화해위에 진정을 했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진실화해위 전원위원회에는 한나라당이 추천한 위원 3명이 포함돼 있기 때문에 이번 결정의 의미가 더 크게 느껴진다"라며 "그동안 소송을 할 수도 있었지만 법적인 잣대로만 따질 수 없는 부분이 있다고 판단해 때를 기다려왔다"고 덧붙였다.

유족들은 빼앗겼던 부산의 토지 10만평 중 아직 국가명의로 남아있는 토지 4만평을 되찾아 절반은 ´자명문화재단´을 만드는데 쓰고, 나머지는 가족끼리 나눠갖겠다는 생각을 밝혔다.

이들은 박 전 대표에게 보내는 공개서한에서 ▲무슨 자격으로 정수장학회 이사장을 지냈고 거액의 월급을 받았나 ▲정수장학회와 아무 관계 없다고 주장할 것인가 ▲부친의 잘못을 대신 사과하고 장학회를 돌려줄 생각은 없는가 등을 묻고, 이에 대한 답변이 없으면 법적절차를 밟겠다고 전했다.

김 회장은 "이제 죽어도 아버님 뵐 낯이 있다. 아버지는 수갑을 찬 채 재산포기 각서에 도장을 찍을 수 밖에 없었던 상황을 떠올리며 ´세상에 그런 일이 어디있느냐. 내 생전에 못하면 너희가 진실을 밝혀야 한다´고 평생 억울해 하셨다"고 말했다.

그는 "모든 사람이 잘못됐다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진실을 밝히는데 거의 반세기가 흘렀다"며 "아무리 세월이 지나고, 아무리 권력이 억눌러도 진실은 밝혀진다는 것을 새삼 느꼈다"고 소감을 나타냈다.[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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