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기아차, 1분기 차급별 판매 1위 싹쓸이

박영국 기자

입력 2017.04.10 06:00  수정 2017.04.10 15:59

현대차 승용 4개 차급, 기아차 SUV 3개 차급 1위

차급별 1분기 판매 순위.ⓒ데일리안

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 형제가 경쟁 업체들의 쟁쟁한 모델 출시에도 불구, 여전히 대부분의 차급에서 1위를 휩쓸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0일 완성차 5사의 차종별 1분기 판매실적을 비교한 결과 현대차는 승용 5개 차급 중 소형, 준중형, 중형, 준대형 등 4개 차급에서, 기아차는 SUV 4개 차급 중 준중형, 중형, 대형 등 3개 차급에서 1위를 달리고 있다.

◆경형 승용차 : 기아차 모닝, 풀체인지 힘입어 1위 굳혀

지난해 경차 시장에서는 기아차 모닝이 쉐보레 스파크와 매달 치열한 1위 다툼을 벌였으나 올해는 모닝 1위, 스파크 2위로 정리되는 모양새다.

모닝.ⓒ기아자동차

올해 1분기 모닝은 1만8022대의 판매실적으로 같은 기간 1만2629대를 판매한 스파크를 가볍게 제쳤다.

모닝은 연초 풀체인지 모델로 재탄생하며 새로운 디자인 뿐 아니라 넓은 실내공간, 구형 대비 개선된 연비까지 무기로 장착하고 경차로서는 과도하게 느껴지는 고급 편의·안전사양까지 탑재해 김치냉장고 경품 없이도 스파크를 누를 경쟁력을 갖게 됐다.

기아차의 박스형 경차 레이는 4580대를 판매해 3위에 올랐다. 참고로, 국산 경차는 3종 뿐이다.

◆소형 승용차 : 현대차 엑센트, 1위가 민망한 그들만의 리그

현대차 엑센트는 2010년 11월 이후 풀체인지는 물론 페이스리프트 한 번 거치지 않은, 이른바 ‘사골 모델’로, 현대차는 2020년까지 10년을 채운 뒤 소형차 시장에서 철수할 예정이다.

엑센트.ⓒ현대자동차

3년여의 시한부가 예고된 엑센트의 올 1분기 판매실적은 1331대였다. 놀라운 사실은 이 숫자가 국내 소형차 1위에 해당한다는 것이다.

역시 노후 모델로 올 하반기 풀체인지를 앞둔 기아차 프라이드는 1분기 733대, 오래된 데다 가격까지 비싼 쉐보레 아베오는 509대의 판매실적으로 엑센트의 1위를 든든히 받쳐줬다.

◆준중형 승용차 : 현대차 아반떼, 신형 크루즈 헤매는 사이에...

올해 준중형차 시장의 최대 화제작은 쉐보레 크루즈 풀체인지 모델이었지만 비싼 가격으로 욕먹고, 초기 품질 문제로 헤매느라 본 게임에 나서는 타이밍이 늦었다.

아반떼.ⓒ현대자동차

부랴부랴 가격과 품질을 재정비하고 3월 중순에서야 판매에 돌입한 신형 크루즈는 2주간 성적으로는 준수한 2147대의 판매실적을 기록했다. 하지만 지난해 말 구형 크루즈 재고를 대부분 털어버려 올해 1, 2월 판매가 거의 없다시피 한 관계로 1분기 성적을 종합해봐야 2382대에 불과하다.

그 사이 현대차 아반떼는 1만9417대의 판매실적으로 ‘국민 준중형차’의 포스를 과시하며 여유 있게 1위 자리를 유지했다.

신형 크루즈 출시로 가장 큰 타격을 입을 것으로 예상됐던 기아차 K3도 1분기 6390대의 준수한 성적을 거뒀다. 르노삼성에서 스스로 ‘사골모델’임을 인정한 SM3는 1458대가 팔렸다.

◆중형 승용차 : 현대차 쏘나타 "다시 일어선다고 했잖아"

르노삼성 SM6에 ‘국민 중형차’ 자리를 위협받던 현대차 쏘나타가 풀체인지급 디자인 변화를 가한 페이스리프트 모델 ‘뉴 라이즈’ 출시에 힘입어 말 그대로 다시 일어섰다.

쏘나타 뉴 라이즈 터보.ⓒ현대자동차

1분기 쏘나타 판매실적은 1만6015대로, 같은 기간 르노삼성 SM6가 기록한 1만2277대를 월등히 앞섰다.

그 중 3월 실적은 7578대로 1분기 실적의 절반에 육박한다. 3월 8일 출시된 쏘나타 뉴 라이즈는 2879대로, 전체 실적을 끌어올리는 데 크게 기여했다.

쏘나타는 지난해 택시 등 영업용 판매를 제외한 일반인 판매로는 SM6에 1위를 내주는 굴욕을 겪었으나 쏘나타 뉴 라이즈가 지금의 기세를 이어가 준다면 4월 이후로는 택시 없이도 중형차 왕좌를 되찾을 수 있다는 희망을 얻게 됐다.

중형차 3위는 1만451대를 판매한 쉐보레 말리부가 차지했고, 르노삼성의 또 다른 중형차 SM5는 1185대를 판매했다.

◆준대형 승용차 : 현대차 그랜저, '왕의 귀환' 확실히 보여주다

현대차 그랜저는 명실상부한 국내 대표 준대형 세단이다. 지난해 모델 노후화로 한때 쌍둥이 모델 K7에 1위 자리를 내주긴 했지만 11월 풀체인지 모델 출시로 오랜 기간 국내 시장에서 고급차의 대명사로 불려온 이름값에 뛰어난 디자인과 첨단 사양까지 더해지면서 단번에 왕좌를 되찾았다.

그랜저.ⓒ현대자동차

올해 1분기 그랜저 판매실적은 무려 3만4857대로, 준대형 세단 뿐 아니라 국내 모든 차종을 통틀어 1위를 차지했다. 2위인 기아차 K7(1만3576대)과는 더블 스코어를 한참 상회하는 차이를 보였다.

이들 두 모델을 제외하면 준대형 시장에서 딱히 순위를 다툴 만한 모델은 없다. 한 때 잘 나가던 미국산 쉐보레 임팔라는 수요 대응이 신속하지 못한 수입차의 한계를 보이며 준대형차 최하위인 1149대에 머물렀다.

르노삼성 SM7은 노후차종임에도 불구, ‘도넛탱크’를 장착한 택시용 LPG 모델 판매에 힘입어 임팔라보다 많은 1687대의 판매를 기록했다.

◆소형 SUV : 쌍용차 티볼리 "경쟁차 하나 추가 쯤이야"

소형 SUV는 현대·기아차가 유일하게 장악하지 못한 차급이다. 이 시장의 맹주는 쌍용차 티볼리로, 1분기 1만4076대의 판매실적으로 경쟁차들을 압도했다.

뒤늦게 이 시장에 뛰어든 현대차가 조만간 소형 SUV 코나를 내놓을 것이라는 소식이 들려왔으나 티볼리가 주도하는 ‘대세’에는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

티볼리.ⓒ쌍용자동차

2위는 1분기 5198대를 판매한 쉐보레 트랙스가 차지했다. 지난해 10월 페이스리프트 모델 출시 이후 양호한 실적을 유지하고 있다.

하이브리드 모델로만 판매되는 기아차 니로는 4482대의 판매실적으로 경쟁차 대비 높은 가격대를 감안하면 비교적 선전했다.

르노삼성이 수입해 판매하는 QM3는 1, 2월 르노 본사로부터의 공급 물량 부족으로 사실상 개점휴업 상태였다가 3월 1627대를 판매하며 1분기 총 1821대를 파는 데 그쳤다.

◆준중형 SUV : 기아 스포티지 "송중기 없는 투싼 쯤이야"

기아차 스포티지는 현대차의 쌍둥이 모델 투싼보다 더 늦게 풀체인지된 모델임에도 불구, 지난해 판매실적에서는 투싼에 1위를 내줬다.

하지만 올 1분기에는 스포티지가 9832대의 판매실적으로 투싼(9587대)을 누르고 1위를 달리고 있다.

스포티지.ⓒ기아자동차

지난해의 경우 최고 인기 드라마 ‘태양의 후예’에서 주인공 송중기가 투싼을 타고 돌아다닌 덕에 드라마 방영 시기인 3월 이후 투싼이 날개 돋친 듯 팔렸었다. 그러나 송중기의 인기는 ‘한복으로 군복을 누른’ 박보검의 등장으로 한 풀 꺾였고, 이후 투싼 판매도 ‘정상 수준’으로 돌아왔다.

스포티지는 올해 3개월간의 대결에서 준중형 SUV 1위를 차지함으로써 송중기 효과 없이 제대로 맞붙는다면 투싼보다 우위를 보일 수 있음을 증명했다.

올해 이 차급에서 유일하게 얼굴을 바꾼 쌍용차 코란도C 페이스리프트 모델은 1분기 2352대의 초라한 실적으로 3위에 머물렀다.

◆중형 SUV : 기아 쏘렌토, QM6 영향 컸지만 1위 수성

중형 SUV 시장을 양분하다시피 하던 현대차 싼타페와 기아차 쏘렌토는 지난해 르노삼성 QM6의 등장으로 일부 고객을 빼앗겨야 했지만, 쏘나타가 SM6에 당한 것만큼의 굴욕은 당하지 않았다.

쏘렌토.ⓒ기아자동차

올해 1분기도 쏘렌토가 18%, 싼타페가 20%의 마이너스 성장을 보였지만 여전히 나란히 1, 2위를 지켰다. 쏘렌토는 1만5674대, 싼타페는 1만4641대를 기록했다.

QM6의 1분기 판매는 7374대로 르노삼성 자체적으로는 상당한 물량이지만, 쏘렌토는 물론 싼타페와 비교해도 절반 수준에 머물렀다.

지난해 페이스리프트 이후에도 혹평을 받은 쉐보레 캡티바는 3개월간 609대의 판매실적으로 간신히 명맥만 유지했다.

◆대형 SUV : 기아차 모하비, G4렉스턴 출시 전까지 '무주공산'

대형 SUV 시장은 현대차 베라크루즈 단종 이후 한동안 기아차 모하비의 독무대였다. 2015년 9월 유로6 대응 문제로 생산을 중단했던 모하비는 지난해 2월 페이스리프트 모델로 귀환한 이래 그동안의 대기 수요까지 싹쓸이하며 홀로 대형 SUV 시장을 접수했다.

모하비.ⓒ기아자동차

올해 1분기 판매실적은 3861대로 여전히 고가의 대형 SUV로서는 적지 않은 월평균 1300대 가량씩을 기록하고 있다.

굳이 경쟁 상대를 꼽자면 현대차 싼타페의 롱바디 버전인 맥스크루즈(싼타페와 같은 중형 SUV로 분류하긴 애매하니)로 1분기 판매실적은 2266대였다.

내달 쌍용차의 대형 SUV G4렉스턴이 출시되면 두 차종 모두 어느 정도 판매에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0

0

기사 공유

댓글 쓰기

박영국 기자 (24pyk@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관련기사

댓글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