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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인터뷰] '보통사람' 손현주 "난 비수기 전문 배우"


입력 2017.03.22 07:30 수정 2017.03.23 09:54        김명신 기자

김봉한 감독 신작서 주인공 성진 역 맡아

휘몰아치는 1980년대 보통사람으로 열연

김봉한 감독 신작서 주인공 성진 역 맡아
휘몰아치는 1980년대 보통사람으로 열연

배우 손현주가 결코 평범하지 않았던 시대, 1987년을 배경으로 한 영화 ‘보통사람’에서 평범한 삶이 꿈이었지만 한 사건에 연루돼 파국을 맞는 형사 역으로 열연을 펼쳤다.ⓒ 플래닛 배우 손현주가 결코 평범하지 않았던 시대, 1987년을 배경으로 한 영화 ‘보통사람’에서 평범한 삶이 꿈이었지만 한 사건에 연루돼 파국을 맞는 형사 역으로 열연을 펼쳤다.ⓒ 플래닛

가족과 함께 평범한 행복을 누리고 싶었던 아버지, 그 ‘아버지’라는 이름으로 스크린에 복귀한 손현주는 실제로도 “친구 같은 아빠”라고 표현했다.

굳이 설명이 필요 없는 연기파 배우 손현주가 ‘스릴러 손현주’라는 수식어를 떼고 ‘보통의 아버지’로 돌아왔다. 결코 평범하지 않았던 시대, 1987년을 배경으로 한 영화 ‘보통사람’에서 평범한 삶이 꿈이었지만 한 사건에 연루돼 파국을 맞는 형사 역으로 열연을 펼쳤다.

특히 ‘보통사람’ 김봉한 감독은 “손현주 덕분에 마무리 된 영화”라고 평가할 정도로 손현주는 극의 중심에 서서 각 캐릭터들을 이끌었다. 동네 형이자 정의로운 기자 역의 김상호와는 남다른 형제케미를, 안기부 실장 역의 장혁과는 팽팽한 긴장감을, 아내 역의 라미란과는 애틋한 부부애를 그려내기도 했다.

다양한 필모그래피를 통해 뛰어난 연기력을 담아낸 손현주는 이번 작품에서 역시 부성애와 가족을 위해 살아가는 평범한 아버지 상을 뻔하지 않게 그래내며 자연스러운 감동과 눈물을 자아내게 했다.

서울 삼청동 모처에서 만난 손현주는 “주어진 대본에서 열심히 놀았다”며 이번 작품에 임한 소회를 털어놨다.

“감독님의 극찬은 괜히 할 말이 없으셔서 한 거 같아요. 저 때문에 영화가 마무리 됐다니요. 그럴리가요. 하하하. 상암동 사무실에 앉아 있는 김봉한 감독이 애처로워 보였어요. 원제는 ‘공작’이었는데, 그 시나리오를 두고 PD와 단둘이 작업을 하고 있더라구요. 녹차 한 잔을 건네면서 시나리오를 주는데 영화제작이 어렵지 않겠나 싶었죠. 3년 전만 해도 시국이 이럴 거라고는 생각도 못했거든요.”

영화 ‘보통사람’의 원제는 ‘공작’이었다. 손현주가 연기한 형사 강성진이 나라에서 큰 관심을 두고 있는 사건에 휘말리면서 삶이 송두리째 흔들리는 설정으로, 안기부 등이 등장하면서 팩트와 픽션의 경계를 잘 표현한 작품이다.

배우 손현주가 결코 평범하지 않았던 시대, 1987년을 배경으로 한 영화 ‘보통사람’에서 평범한 삶이 꿈이었지만 한 사건에 연루돼 파국을 맞는 형사 역으로 열연을 펼쳤다.ⓒ 플래닛 배우 손현주가 결코 평범하지 않았던 시대, 1987년을 배경으로 한 영화 ‘보통사람’에서 평범한 삶이 꿈이었지만 한 사건에 연루돼 파국을 맞는 형사 역으로 열연을 펼쳤다.ⓒ 플래닛

극적 배경 역시 초고에서는 1970년대를 그렸었지만 회의와 여건 등으로 1987년으로 변경됐다. 그 중에서도 1970년대 연쇄 살인마 김대두의 이야기 등 실제 사건들이 곳곳에 배치돼 주목되고 있는 영화이기도 하다.

손현주가 이번 작품을 선택한 이유는 ‘1970년대 그리고 1980년대, 2017년을 살고 있는 아버지들이 다르지 않다’는 점에 초점을 맞췄다. 물론 1970년대는 사회적 분위기가 조금은 경직됐고, 1980년대는 중요한 사건들로 인해 사회적으로 변화가 있었던 시기였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보통의 아버지들은 시대와 상관없이 똑같은 정서(가족애)를 가지고 있다는 점에서 의미를 뒀던 셈이다.

“사람 냄새 나는 영화를 만들어보자는 마음으로 시작된거에요. 물론 투자는 힘들게 받았죠. 우리 영화가 1980년대 대표하는 영화라고 생각하지는 않아요. 보통사람들의 단편적인 이야기랄까. 생각이 같은 사람, 다른 사람이 공존했던 시대죠. 지금도 마찬가지구요. 지금의 이런 분위기가 될 거라고 누가 상상이나 했을까요. 그러나 ‘보통사람’은 정치 영화가 아닌 사람 냄새 나는 보통 사람의 이야기에요. 아내가 말을 못하고 아이가 다리가 아프고 그런 환경에서 잘못된 선택을 하는 한 남자, 아버지, 그 이야기거든요.”

영화 ‘보통사람’이 주는 메시지는 결코 가볍지 않다. 김봉한 감독이 전하고 싶은 이야기가 분명히 담긴 작품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치적으로만 보기에는 ‘보통사람’이 영화적으로 주는 이야기는 그렇게 단순하지만은 않다.

말 못하는 아내에 대한 애틋한 사랑도 있고, 다리가 아픈 아들에 대한 부성애, 그리고 인간의 탐욕, 권력욕, 물고 뜯는 관계, 보통사람으로 살아가기 힘든 사회적 현실, 그런 현실과 싸우는 또 다른 정의 등 다양한 설정과 캐릭터들을 통해 관객들에게 질문을 던진다. 물론 그 중심에 손현주가 있다. 때문에 감독은 “손현주로 인해 완성된 영화”라는 평가를 내렸는지도 모르겠다.

“저 뿐만 아니라 라미란이라는 배우도, 김상호, 장혁, 조달환, 오연아, 지승현, 정만식 등 모든 배우들이 정말 연기를 잘 한 거 같아요. 말을 못하는 설정 역시 라미란의 아이디어였고, 조달환 역시 최고의 연기를 담아냈죠. 오연아의 경우에는 ‘시그널’에서 보고 이상한 짓(?)을 하는 배우라고 생각했어요. 정말 느낌이 다른 친구에요. 장혁이나 김상호 역시 최고죠.”

손현주는 ‘영화의 완성도는 함께 한 배우들의 연기 덕’이라며 공을 돌렸다. 그러면서 자신의 연기에 대해서는 여전히 배워야 할 것이 많다고 평가했다.

최근 굵직한 스릴러를 통해 ‘스릴러 손현주’라는 수식어와 관련해서는 “너무 어두운 연기만 했더니 그런 이미지가 굳혀지는 것 같아서 이번 작품을 선택했다. 다음에는 코미디물을 하고 싶다. 아마도 드라마가 되지 않겠나 싶다”고 또 다른 연기 변신을 예고했다.

극중 아버지로서 남다른 부성애를 그려낸 손현주는 “우리 아버지를 떠올렸다. 나의 모습에 많이 반영이 된 듯 하다”면서 “강압적이거나 권위적이지 않은 친구 같은 아버지셨다. 나 역시 아이들에게 친구같은 아버지가 되려고 노력한다”고 말했다.

“제가 15세 관람가를 고집하는 이유는 가족들 때문이죠. 아들이 중2인데 아시다시피 아주 중요한 시기죠. 가족들이 반대하는 장르는 굳이 하려고 하지 않아요. 물론 아이들이 커서 청불 영화를 해도 될까 물어보고 허락을 하면 멜로든 액션물이든 해볼 생각이에요. 하지만 아직은 가족들이 원하는 작품을 하고 싶어요.”

손현주는 이 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보통사람이라고 했다. 그러나 ‘보통사람’처럼 사는 것 역시 쉽지만은 않다고 역설했다. 때문에 보통사람, 보통의 시대에 대해서는 정의 내리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손현주의 말처럼 영화 ‘보통사람’도 확실한 답을 내리는 영화는 아니다. 화려한 액션이나 큰 반전이 있는 것도 아니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액션보다 더 짜릿함도 있고, 재미도 있고, 뭉클함도 있다.

“지금처럼, 약속한 것은 지키면서 그렇게 연기하며 살고 싶어요. 주어진 상황에서, 대본 안에서 놀 수 있는 것은 최대한 놀 생각이죠. 저도 배우거든요. 비수기임에도 불구하고 3월에 많은 영화들이 나오는데 그 틈바구니에서 열심히 노력할게요. 제가 별명이 ‘비수기 전문배우’ ‘개학특수 배우’거든요. 하하하.”

김명신 기자 (sini@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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