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인식 감독 남다른 소회 “이번이 마지막”

데일리안 스포츠 = 김윤일 기자

입력 2017.03.10 00:18  수정 2017.03.10 00:18

대만전 끝으로 제4회 WBC 일정 모두 마쳐

"10년째 류현진, 김광현 같은 투수 안 나와"

이번 대회를 끝으로 대표팀에서 물러나는 김인식 감독. ⓒ 연합뉴스

‘국민 감독’ 김인식 감독이 이번 WBC(월드베이스볼 클래식)를 끝으로 대표팀 감독직에서 물러난다.

김인식 감독이 이끄는 야구대표팀이 9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17 제4회 WBC’ 대만과의 A조 최종전에서 연장 접전 끝에 11-8 승리했다.

이로써 1승 2패를 기록한 야구대표팀은 아쉽게 2라운드 진출이 물거품 됐지만 차기 대회 본선 진출을 확정지으며 대회를 마무리했다. 대표팀은 연장 11회 양의지의 결승 희생타에 이어 김태균의 투런 홈런으로 승리를 확정, 유종의 미를 거두게 됐다.

김 감독은 경기 후 인터뷰에서 9회와 10회 상황에 대해 “9회에 오승환을 바로 내려고 했는데, 한 타자라도 이현승이 상대를 하고 교체를 할 생각이었다. 그런데 대만이 1점을 내면 끝나는 경기였기 때문에 결국 오승환이 나가게 됐다”며 “오승환이 2이닝을 던져줘 미안하다. 고의 4구를 빼면 투구수가 23개인 것으로 알고 있다. 20~25개를 예상했는데, 27개가 됐다. 오승환에게 미안한데, 승리를 가져다줘서 고맙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어 “가장 처음 대표팀 감독이 됐던 것이 2002년이다. 15년이 됐다. 그 사이에 대회 때마다 감독 문제로 여러 의견들이 많았다. KBO리그 10개 구단 감독들이 팀 훈련 때문에 고사를 하고, 젊은 감독들이 부담을 많이 느끼는 것 같다”며 “그래서 내가 15년에 걸쳐서 감독을 하게 됐다. 대표팀을 맡을 수 있는 실력자들이 많이 있다. 다만 부담 때문에 안하려고 하는 것 같다. 이번 기회에 야구계, 언론에서 도와서 나보다 젊은 감독들이 대표팀을 이끌 수 있도록 해달라. 앞으로 매년 국제대회가 있지 않나”라며 새얼굴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국가대표 감독을 하며 가장 기쁘고 아쉬운 순간에 대해서는 “1회 WBC때 말로만 듣던 데릭 지터, A-로드 같은 메이저리그 선수들과 경기를 할 때 과연 대등한 경기를 할 수 있나 생각했었다. 막상 경기에서 이닝을 거듭하다가 최희섭이 대타 홈런을 치고 그러다보니 자신감이 생기더라. 한 없이 높아 보였던 선수들을 우리도 열심히 하면 된다는 생각이 들었다”면서 “하지만 늘 생각나는 장면은 2회 대회 결승전 때 일본과의 연장에서 스즈키 이치로에게 결승타를 맞은 것과 이번 대회 이스라엘전 패배가 영원히 남지 않을까 싶다. 2회때 결승전 패배의 후유증은 1년 이상 갔다”고 웃음을 지어보였다.

향후 대표팀이 나아가야할 방향에 대해서는 “10여년간 류현진, 김광현 같은 투수들이 나오지 않고 있다. 우리 선수들을 낮춰서 말하는 게 아니다. 오늘도 결과는 이겼지만, 리드를 잡고 있는 상황에서도 못 막았다는 것은 투수가 약하다는 증거”라고 꼬집은 뒤 “대만이 열심히 해줬지만 우리 스스로가 못 막았다. 이번 대회를 통해서 이스라엘, 네덜란드 이런 팀들의 굉장한 수준급의 투수를 봤다. 그 선수들의 공을 치지 못한 것이 패인이었다. 야구에서 투수가 얼마나 중요한지 또 한 번 느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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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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