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승환 '나홀로 WBC' 새삼 놀라운 존재감

데일리안 스포츠 = 김평호 기자

입력 2017.03.07 09:49  수정 2017.03.07 10:15

이스라엘 상대로 1.1이닝 무실점 호투

발탁 비난 여론 실력으로 잠재워

WBC 한국 마무리 투수 오승환. ⓒ 연합뉴스

애초 대표팀 발탁에 대해서는 비난 여론도 있었다. 실력에서만큼은 아무도 그를 비난할 수 없었다. 바로 ‘끝판왕’ 오승환(세인트루이스) 얘기다.

오승환은 2017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 나서는 한국 야구대표팀의 유일한 현역 메이저리거다.

당초 추신수(텍사스), 강정호(피츠버그), 김현수(볼티모어), 박병호(미네소타) 등도 후보로 거론됐지만 모두 소속팀 주전 경쟁과 불미스러운 일 등으로 이번 대표팀에 합류하지 못했다. 결국 메이저리거 중에서는 오승환 홀로 이번 대표팀에 합류하게 됐다.

끝판왕의 진가는 이스라엘과의 첫 경기부터 위력을 떨쳤다.

오승환은 6일 이스라엘과의 경기에서 8회초 2사 만루 위기를 구원하기 위해 등판했다. 절체절명의 상황이었지만 마운드에 오른 오승환은 스콧 버챔을 가볍게 삼진으로 처리하며 위기를 탈출했다.

9회초에도 마운드에 오른 오승환은 선두타자 샘 폴드에게 중전안타를 허용했지만 이어 상대한 타이 켈리, 블레이크 게일렌을 연속 삼진으로 처리하고, 마지막 타자 네이트 프레이만마저 유격수 땅볼로 돌려세우며 가볍게 이닝을 마무리했다.

특히 이날 오승환의 존재감은 볼넷을 9개나 내주며 전체적으로 흔들렸던 대표팀 마운드에서 그나마 유일하게 가장 시원시원한 공을 뿌려 더욱 빛났다.

타선에 비해 투수력에서 강점을 가지고 있는 김인식호지만 이날 대표팀 투수들은 초구부터 스트라이크를 넣는데 어려움을 겪으며 타자와의 승부를 어렵게 끌고 갔다.

하지만 오승환은 달랐다. 시속 150km에 가까운 묵직한 직구가 연신 양의지 포수의 미트에 꽂혔고, 이스라엘 타자들은 공을 맞추는 것조차 버거워했다.

이스라엘전 패배는 뼈아프지만 오승환의 건재함을 확인한 것은 이날 대표팀의 유일한 소득이다. 기대를 모았던 메이저리거들의 잇따른 불참으로 전력이 약화된 가운데 홀로 합류한 오승환이 흔들리는 대표팀 마운드를 지탱하고 있다.

물론 오승환의 활약마저 나홀로 WBC가 돼서는 곤란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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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평호 기자 (kimrard16@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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