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병호, 이번에는 홈런 시위…무엇이 달라졌나

데일리안 스포츠 = 김윤일 기자

입력 2017.02.26 08:15  수정 2017.02.26 14:12

보스턴과의 시범경기서 큼지막한 홈런포

직구 대처하기 위해 훨씬 간결해진 스윙

지난해보다 훨씬 간결해진 스윙을 들고 나온 박병호. ⓒ 게티이미지

시범경기에 임하고 있는 박병호의 방망이가 연일 뜨겁게 타오르고 있다.

박병호는 26일(한국시각) 미국 플로리다주 포트마이어스 제트블루파크에서 열린 보스턴 레드삭스와의 메이저리그 시범경기에 4번 1루수로 선발 출전해 2타수 1안타 2타점을 기록했다.

박병호는 0-2로 뒤진 2회 선두타자로 나서 상대 좌완 선발 로에니스 엘리아스의 5구째 직구를 걷어 올려 중앙 담장을 넘어가는 솔로포를 터뜨렸다. 비거리 128m의 대형 홈런이었다.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박병호는 2-2로 맞선 3회, 만루 찬스에서 바뀐 투수 타일러 손더버그를 상대로 중견수 희생플라이를 쳐 3루 주자를 홈으로 불러들였다. 이후 5회에는 3루 땅볼로 물러났고 곧바로 이어진 5회말 수비 때 크리스 히메네스와 교체됐다.

박병호는 시범경기 개막전인 전날에도 2루타 포함, 멀티히트로 맹활약을 펼친 바 있다. 특히 두 번째 타석에서는 우측 펜스를 맞히는 대형 2루타를 만들어내기도 했다. 힘이 조금만 더 실렸다면 홈런으로 연결될 수 있는 타구였다.

박병호는 스프링캠프를 앞두고 청천벽력과도 같은 소식을 들었다. 바로 메이저리그 40인 로스터 제외였다. 이는 방출을 염두에 두고 있다는 뜻으로도 해석이 가능했다.

결국 웨이버 과정을 거친 박병호는 트레이드 시도가 불발됐고, 그대로 미네소타에 남게 됐다. 하지만 메이저리그 진입을 장담할 수 없는, 초청 선수 신분으로 이번 스프링캠프에 합류하게 됐다.

우여곡절이 있었지만 마음을 새로이 잡은 박병호는 전혀 다른 타자가 되어 돌아왔다. 무엇보다 스윙의 변화가 눈에 띈다.

박병호는 지난해와 확연히 다른 타격폼으로 이번 시범경기에 임하고 있는데, 스윙의 궤적이 훨씬 간결하고 빠르게 돌아가고 있다. 이는 자신의 약점인 직구에 제대로 대처하기 위해 마련한 타격폼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박병호는 아직 2경기에 불과하지만, 상대 투수의 직구에 오히려 적극적으로 방망이를 내밀고 있다. 전날 만들어낸 첫 안타와 이날 홈런을 장식한 투구 모두 직구였다는 점에서 의미가 상당하다.

벼랑 끝에 내몰린 박병호는 살아남기 위해 변화를 택했고, 그의 의지는 시범 경기 초반부터 불타오르고 있다. 박병호의 메이저리그 생존 2년차는 이제 막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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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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