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성민 떠나보낸 kt…왜 공감 얻지 못할까

데일리안 스포츠 = 이준목 기자

입력 2017.02.04 10:44  수정 2017.02.04 10:44

조성민 김영환 나이 1살 차, 리빌딩 설득력 떨어져

프랜차이즈 스타 하루 아침에 내쳤다는 비난

창원 LG로 트레이드된 조성민. ⓒ 연합뉴스

프로농구 부산 kt가 프랜차이즈 스타 조성민을 전격 트레이드한 이후 거센 후유증에 시달리고 있다.

kt는 지난달 31일 LG에 조성민을 내주고 포워드 김영환과 다음 시즌 1라운드 지명권을 받아왔다. 농구팬들은 대부분 충격적이라는 반응이다.

조성민은 kt에서 프로무대에 데뷔해 팀의 흥망성쇠를 함께해 온 대표적인 프랜차이즈 스타였다. 조성민은 FA 자격을 얻은 이후에도 팀에 잔류, kt에 대한 애정도 강했다. 10년 넘게 팀에 공헌해온 상징 같은 선수를 내보낸데 대한 팬들의 분노와 실망감이 클 수밖에 없는 이유다.

kt가 트레이드 배경으로 제시한 리빌딩이라는 명분도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많다. 조성민을 내주고 받아온 김영환은 조성민보다 겨우 1살이 적을 뿐이며 연봉은 오히려 5000만원이나 더 많다. 많은 팬들이 고개를 갸웃하는 대목이다.

조동현 감독이 장신 스몰포워드에 대한 갈증이 있었다고는 하지만 조성민급의 선수를 내줬으면 최소한 더 젊고 성장 가능성이 있는 유망주들을 데려와야 했다. 사실상 LG에 퍼주기식 트레이드가 아니냐는 의혹까지 나올 정도다. 물론 LG와 kt 측은 이에 대해 단호하게 고개를 젓고 있다.

신인 지명권 역시 마찬가지다. 2017년 신인드래프트에는 올해만큼 대형 신인들이 없다는 전망이다. 그나마 포인트가드 허훈(연세대) 정도가 유망주로 꼽히지만 현행 규정상 kt가 반드시 1순위를 얻는다는 보장이 없으며 kt는 이미 가드진에 이재도와 김우람이 있기 때문에 가드보다는 수준급 빅맨이나 포워드 영입이 더 절실한 상황이다.

여기에 조동현 감독의 미숙한 언론 대응도 논란을 더욱 부채질했다. 조 감독은 지난 시즌 kt 사령탑 부임 이후 계속되는 성적부진으로 가득이나 사면초가에 몰려있는 상황이다.

여기에 간판스타인 조성민까지 트레이드시켜 비난 여론이 자신에게 몰리자 “구단 수뇌부가 먼저 제시한 트레이드였다”며 책임을 슬쩍 미루는가하면, 이번엔 “조성민이 있으니까 선수들이 자꾸 의존증을 벗어나지 못한다”는 말로 가뜩이나 격앙된 팬들의 분노에 기름을 부었다.

특정 선수에 대한 의존도가 심하다면 그것을 통제하고 조율하는 것이 바로 감독의 역할이다. 조 감독의 말을 곧이곧대로 믿는다면, 결국 선수단을 잘 관리할 자신이 없다는 것을 고백한 것과 다름없다.

kt는 지난 2013년, 은퇴를 앞둔 서장훈의 마지막 시즌을 함께 했다. 서장훈은 kt에서는 단 1년만 뛰었음에도 성대한 은퇴식까지 치르며 레전드의 예우를 받았다. 많은 팬들이 당시 kt의 대승적 행보에 박수를 보냈다.

하지만 정작 팀에서 10년 가까이 활약한 원클럽맨이자 kt의 영구결번까지 꿈꿨던 진정한 간판스타에게는 차가운 작별을 알렸다. 프랜차이즈 스타의 가치와 그 역사에 대한 최소한의 예우도 존중도 없는 그저 ‘물물교환’에 불과했다. 20주년을 맞이한 KBL에서 프랜차이즈에 대한 개념과 인식이 얼마나 부실한지를 보여주는 씁쓸한 장면이다.

0

0

기사 공유

댓글 쓰기

이준목 기자
기사 모아 보기 >

댓글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