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호, 사무쳤던 그리움 “아내도 울고 나도 울었다”

데일리안 스포츠 = 김태훈 기자

입력 2017.01.31 06:06  수정 2017.01.31 06:17

30일 롯데호텔월드서 열린 입단식 참석

계약 직후 아내와의 영상통화 당시 회상

이대호 ⓒ 연합뉴스

정든 롯데 자이언츠 유니폼을 6년 만에 입은 이대호(35)는 사무쳤던 그리움을 토했다.

롯데는 30일 잠실 롯데호텔월드서 이대호 입단식을 열었다. 정장 차람에 짧은 헤어스타일로 등장한 이대호는 계약서에 사인했다.

김창락 대표이사와 이윤원 단장 등이 참석해 이대호에게 유니폼과 모자를 전달하며 환영했다. 유니폼 뒤에는 과거에 달았던 등번호 ‘10’을 박았다. 오랜만에 입은 롯데 유니폼이지만 전혀 어색하지 않았다.

지난 24일 4년 150억원에 롯데와 FA 계약을 맺은 이대호는 지난해 11월 최형우(KIA 4년 100억원)가 세운 FA 역대 최고액을 훌쩍 뛰어넘었다. FA 시장 거품을 우려하는 야구팬들도 “이대호라면 그 정도 줄 수 있다”고 인정했다. 메이저리그(MLB), 일본 프로야구를 뒤로하고 돌아온 이대호에게 거는 기대치를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2001년부터 2011년까지 롯데와 한국 야구를 대표하는 4번타자로 활약하던 이대호는 2012년 일본 프로야구에 진출, 오릭스와 소프트뱅크에서 정상급 타자로 이름값을 높였다. 지난해는 MLB 시애틀과 스플릿 계약을 맺고 메이저리그에 진출, 플래툰 시스템에서도 14개 홈런을 때렸다.

구단으로부터 재계약 의사를 들었지만 이대호는 거절했다.

미국과 일본을 뿌리치고 돌아온 첫 번째 이유는 팬이었다. 이대호는 입단식에서 “해외에 나가있을 때도 힘이 됐던 팬들과의 만남이 기다려진다. 언젠가 돌아와야 한다고 생각했다. 더 늦어지면 팬들도 지칠 것이라고 생각했다”며 계약 결심 배경을 밝혔다.

“해외에 있을 때도 롯데 경기를 많이 지켜봤다”고 밝힌 이대호는 계약을 확정하고 아내와 통화하며 눈물을 쏟았던 때를 회상했다.

사이판에서 개인훈련을 하다가 아내와 영상통화로 계약 확정을 알린 이대호는 “아내가 울었다. 해외 생활을 하면서 힘들었던 것이 생각난 것 같다. 나도 막상 돌아오니 여러 생각에 눈물이 났다”며 사무쳤던 한국의 그리움도 토했다.

그리고 이대호는 주장이자 프랜차이즈 스타답게 “부산 사직구장을 떠났던 야구 팬들을 다시 부르겠다. 몸 잘 만들어서 멋진 모습으로 팬들 앞에서 야구하겠다”며 5강 이상의 팀 성적을 기대케 했다.

롯데는 2012시즌부터 4시즌 연속 가을야구를 하지 못했다. ‘구도’로 불리던 열광적인 부산의 야구팬들도 등을 돌리기 시작했다. 이 기간 한 번도 100만 관중을 넘지 못했다. 성적 하락과 함께 관중의 감소 추세에 우울했던 부산 사직구장이다.

사무치는 그리움을 안고 돌아온 이대호가 팬들의 발길을 돌릴 수 있을까. 이대호 못지않게 사무치는 그리움으로 가을을 허전하게 보냈던 롯데 팬들의 응답이 기다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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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훈 기자 (ktwsc28@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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