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삼성, 다른 듯 닮은 ‘1루수 고민’

데일리안 스포츠 = 케이비리포트팀

입력 2017.02.09 10:26  수정 2017.02.09 16:10

KIA, 김주형-서동욱 기대 이상 활약..1루수로서 타율은 불만

삼성, 이승엽 떠나는 내년 걱정..구자욱은 외야 활용 자원

KIA 김주형 ⓒ KIA 타이거즈

KIA 타이거즈는 스토브리그를 통해 단숨에 상위권 전력을 갖추게 됐다.

‘타격 3관왕’ FA 최형우를 4년 총액 100억 원에 영입하면서 타선을 한층 강화했다. 하지만 포수는 야수진의 약점으로 꼽힌다. 백용환, 이홍구 등 젊은 선수들이 있지만 공수 양면에서 확실한 카드라 보기 어렵다.

1루수도 고민이 필요하다. 2014년부터 3시즌 동안 KIA 1루를 맡아온 외국인 타자 브렛 필과 재계약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2017년 KIA의 1루는 김주형 혹은 서동욱이 맡을 전망이다.

김주형은 2016시즌 필(997.2이닝)에 이어 KIA에서 두 번째로 많은 1루수 수비 이닝(197이닝)을 소화했다. 시즌 초 유격수 등 다양한 포지션으로 나서는 가운데 1루수도 맡았다. 타율 0.281 19홈런 49타점으로 데뷔 후 커리어하이를 기록했다.

지난해 4월 넥센에서 무상 트레이드로 친정팀 KIA로 온 서동욱은 타율 0.292 OPS(출루율 + 장타율) 0.882를 기록했다. 16개의 홈런으로 의외의 장타력을 과시했다. 안치홍이 경찰청을 전역하고 복귀하면서 서동욱은 2루수보다는 1루와 외야에 주로 나설 것으로 보인다.

김주형과 서동욱은 전문 1루수는 아니다. 둘은 지난해 기대 이상의 활약으로 KIA의 포스트시즌 진출에 기여했다. 그러나 1루수의 타격 성적표로는 다소 부족하다. 1루수는 타격에서 보다 확실한 능력을 보여줘야 하는 자리다. 타고투저 시즌임에도 1루수로서 3할 타율을 찍지 못했다는 점은 KIA로서는 고민되는 부분이다.

2017시즌을 끝으로 은퇴하는 이승엽. ⓒ 삼성 라이온즈

삼성 라이온즈도 1루수 약점을 안고 있다. 2017시즌을 끝으로 ‘국민 타자’ 이승엽이 은퇴하기 때문이다. 당장 올 시즌까지는 1루수를 고민하지 않아도 되지만 내년 이후가 문제다.

2016시즌 삼성의 주전 1루수는 구자욱으로 904이닝을 소화했다. 현역 마지막 시즌인 이승엽의 모습을 야구팬들에게 보다 많이 선보이기 위해 2017시즌엔 이승엽이 1루수로도 나서기로 했다.

대신 구자욱은 외야로 나간다. 외야 수비를 통해 그의 빠른 발을 적극 활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베테랑 박한이의 몸 상태, 박해민이 아직 병역 의무를 마치지 않았다는 것을 감안했을 때, 구자욱의 외야수 전환은 장기적으로 바람직한 조치다.

이승엽 후계자가 될 1루수 후보는 가닥이 잡히지 않는다. 리그 최고의 거포였던 이승엽에 미치기는커녕 1루수로서 평균적인 타격 능력을 갖춘 선수조차 좀처럼 보이지 않는다.

삼성 타선은 최근 급격히 약화되고 있다. 2010년대 ‘삼성 왕조’를 이끌었던 박석민, 채태인, 최형우가 FA와 트레이드를 통해 차례로 삼성을 떠났다. 정규 시즌 5연패라는 놀라운 위업을 달성하는 동안 이들 3인방에 이승엽까지 더해 삼성은 장타력과 정교함을 겸비한 가공할 타선을 자랑했다.

이승엽마저 떠나면 거포는 사실상 사라지게 된다. 삼성이 라이온즈 파크의 담장을 높이려 하는 이유와 더불어 차기 1루수 후보가 마땅치 않은 현실은 맥락이 통한다.

KIA는 올해, 그리고 삼성은 내년 이후 1루수를 고민하고 있다. 내년의 준비는 올해부터 시작된다는 점에서 삼성 또한 발등에 불이 떨어진 상황이다. 다른 듯 닮은 고민을 공유한 KIA와 삼성이 올 시즌 중 그 해법을 찾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글: 이용선/정리: 야구기록실 KBReport.com(케이비리포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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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보 기자 (asda@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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