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까지 9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한 한화가 2017년에도 가을 야구를 하지 못한다면, 역대 기록인 LG 트윈스의 10년 연속(2003~2012)과 어깨를 나란히 한다.
올해로 3년 임기의 마지막 시즌을 맞이하는 김성근 감독은 가는 곳마다 특유의 강훈련과 벌떼야구로 좋은 성적을 올리며 ‘야신’이라는 별명을 얻기도 했다. 그러나 한화에서는 김성근 감독의 마법도 말을 듣지 않았다.
2015년 김성근 감독 부임 이후에도 한화는 지난 두 시즌 모두 가을야구를 하지 못했다. 이듬해는 7위로 오히려 한 게단 더 떨어졌다. 오히려 독선적인 리더십으로 혹사 논란 등의 구설에 휩싸여 혹평을 들었다.
김성근 감독은 지난 시즌 이후 경질 여론에 시달렸지만, 한화는 김 감독을 유임했다. 대신 야구인 출신 박종훈 단장을 영입하며 프런트의 역할을 강화하고 김 감독의 권한을 축소하는 팀 개편을 단행했다.
2017년은 김 감독 개인의 명예회복을 위해서도 중요한 시즌이다. 힌화와의 계약만료를 눈앞에 두고 있지만 올 시즌 한국시리즈 진출 이상의 성과를 올리지 못할 경우 재계약 가능성은 희박하다는 평가다.
현역 최고령 사령탑이기도 한 김 감독은 올해로 75세의 고령이다. 그와 동시대에 활약했던 지도자들은 모두 원로가 되어 일선에서 은퇴했다. 성적이 아니더라도 재계약이 쉽지 않아 보이는 이유다.
한화 부임 이후 지금까지의 행보는 김 감독의 지도자 인생에서 사실상 흑역사로 남을 수 있다. 유종의 미라도 거둬야한다는 압박이 클 수밖에 없다.
한화로서도 김 감독 행보와 별개로 팀 재건이 시급하다. 2008년부터 한화는 지난 9시즌 동안 팀순위 ‘5-8-8-6-8-9-9-6-7’로 이어지는 암흑기를 보냈다. 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는데 가을야구 한 번도 못했다는 것은 한화로서는 큰 굴욕이다. 김응용-김성근 감독 등 베테랑 사령탑들을 영입하며 몇 년간 막대한 투자를 했지만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 조급증은 커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하지만 박종훈 단장 부임 이후 한화는 세대교체와 육성으로 통한 장기적인 체질개선으로 노선을 변경했다. 당장의 가을야구가 급한 김성근 감독과 체질 개선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아야하는 한화 이글스의 2017년은 그 어느 때보다 뜨거운 관심을 모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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