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 사제 김성근 감독-박종훈 단장...잘 굴러갈까

데일리안 스포츠 = 이경현 객원기자

입력 2016.11.04 10:18  수정 2016.11.06 07:06

28년 만에 감독과 단장 사이로 재회

2011년 SK시절 파열음 가능성도

한화는 논란의 중심에 있던 김성근 감독을 유임하는 대신 프런트 조직을 개편했다. ⓒ 연합뉴스

한화 이글스가 2017년에도 김성근 체제를 선택했다.

한화는 3일 구단 조직개편을 발표하면서 김성근 감독의 유임을 확정했다.

김성근 감독은 2014년 겨울 한화 사령탑으로 부임하면서 3년 계약을 맺었다. 아직까지 계약기간이 1년 남은 상황이다. 하지만 한화는 막대한 투자에도 2년 연속 가을야구 진출에 실패한 데다 김 감독 부임 이후 거듭되는 혹사 논란과 독선적인 팀 운영을 둘러싼 구설로 홍역을 앓았다.

야구팬들 사이에서 김 감독의 경질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질 정도로 여론은 악화됐다. 그러나 한화는 김성근 감독에게 한 번 더 믿음을 보냈다. 계약기간이 남아 있다고는 하지만 최근 여론을 떠올릴 때 의외의 결정이라는 평가다.

한화는 논란의 중심에 있던 김성근 감독을 유임하는 대신 프런트 조직을 개편했다. 한화는 최근 전 LG트윈스 감독이자 NC다이노스 육성본부장을 역임한 박종훈을 신임 단장으로 선임했다. 감독 출신이 단장이 된 것은 박종훈이 최초다.

박종훈 단장은 선수와 감독을 모두 거친 현장 출신 프런트다. 한화는 박 단장 선임과 동시에 프런트의 역할과 전문성을 강화하는 혁신 의지를 드러냈다. 지난 2년간 현장을 대표하는 김성근 감독이 팀 운영의 전권을 쥐었던 체제에서의 탈피를 의미한다.

김성근 감독은 한화 감독으로 부임한 이후 사실상 절대적인 권한을 가졌다.

한화 구단 역시 막대한 투자와 전력보강으로 김 감독 체제에 힘을 보탰다. 하지만 지난 2년의 성과는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오히려 ‘불통 리더십’이 부각되면서 비난과 우려의 목소리만 키웠다. 지원과 견제를 병행해야할 프런트가 기능을 하지 못했다는 지적도 있었다.

박종훈 단장과 김 감독의 호흡이 원만하지 못할 경우, 자칫 2011년 SK 와이번스에서와 같은 파국이 일어날 수도 있다. ⓒ 연합뉴스

한화는 고심 끝에 다음 시즌부터는 김성근 감독과 박종훈 단장의 ‘투톱’ 체제로 구단을 이끌어가겠다는 방향성을 분명히 드러냈다. 구상대로라면 김성근 감독은 2017년에는 오로지 1군 선수단 운용에만 전념해야한다. 하지만 한화 구단의 계획대로 제대로 굴러갈지는 미지수다.

김 감독과 박 단장은 1980년대 OB(현 두산) 시절 선수와 감독으로서 인연을 맺은 적이 있다. 수직적 사제관계였던 두 사람이 무려 28년 만에 현장과 프런트를 각각 대표하는 감독과 단장이라는 수평적 관계로 재회한 것이다. 과연 박 단장이 야구계 원로이자 대선배라고 할 수 있는 김 감독을 효과적으로 제어하면서 자기 목소리를 낼 수 있을까라는 의구심도 든다.

김 감독은 과거에도 현장의 역할과 권한을 통제하려는 구단 프런트와 여러 차례 충돌을 빚었다. 박 단장이 소신 있게 자기 역할에 충실하려고 해도 김 감독이 고분고분 따를지는 미지수다. 박 단장과 김 감독의 호흡이 원만하지 못할 경우, 자칫 2011년 SK 와이번스에서와 같은 파국이 일어날 수도 있다. 한화의 선택이 어떤 결과를 불러올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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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경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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