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부터 여러 자원을 시험하며 퍼즐 맞추기에 전념해왔지만 슈틸리케 감독은 ‘장현수 궁여지책’을 최선으로 여기는 모양새다. ⓒ 데일리안 홍효식 기자
[한국 이란]슈틸리케호의 측면 수비는 여전히 해결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한국 축구대표팀은 11일(한국시각) 테헤란 아자디 스타디움서 이란과 ‘2018 러시아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A조 4차전을 치른다. 무려 42년 동안 악몽이 지속되어온 아자디에서 한국은 상처 입은 자존심과 조 선두 자리를 놓고 피할 수 없는 진검승부를 펼친다.
너무나도 껄끄러운 상대다. 아자디 원정(2무4패)은 물론 역대 전적에서도 9승7무12패로 한국의 확연한 열세다. 악몽을 끊을 수 있을 것 같으면서도 번번이 한 끗 차이로 눈물을 흘렸다. 케이로스 감독의 ‘주먹감자’는 한국 축구사에 오래 남을 흑역사이기도 하다.
90분 내내 골문 앞에 진치고 있는 극단적 수비를 파훼하는 것도 문제지만, 순간적으로 드러난 빈 틈을 파고들어 허를 찌르는 이란 공격을 막아야 하는 것도 골치다. 한국은 매번 이런 식으로 이란에 무릎을 꿇었다.
이 같은 상황에서 대두되는 것이 최근 대표팀의 심각한 아킬레스로 지적되고 있는 수비다. 이영표, 차두리 등의 퇴진 이후 후계자 마련이 여의치 않은 양 측면 수비는 팬들과 슈틸리케 감독 모두 고민하고 있는 심각한 과제다.
오른쪽 측면에는 장현수(광저우 R&F)가 주전으로 꾸준히 기용되고는 있지만 그나마도 간신히 버티는 정도다. 전문 측면 수비수가 아니기에 오버래핑 타이밍이나 빠른 돌파, 또 크로스에도 상당 부분 약점을 드러낸다. 또 발이 느려 마크해야 할 상대를 놓치는 경우도 부지기수다.
지난해부터 여러 자원을 시험하며 퍼즐 맞추기에 전념해왔지만 슈틸리케 감독은 ‘장현수 궁여지책’을 최선으로 여기는 모양새다. 이번 명단에 합류한 고광민(서울)과 정동호(울산)가 청사진을 제시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왼쪽도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다. 10년 가까이 대표팀 왼쪽 수비를 책임질 것으로 보였던 김진수와 박주호가 나란히 소속팀에서 전력 외로 분류되면서 고민이 깊어졌다.
1년 만에 다시 태극마크를 단 홍철(수원)이 카타르전에 풀타임으로 나서 나름대로 활발한 플레이를 보여줬다는 점은 고무적이다. 홍철은 이날 도전적인 오버래핑과 왼발 크로스를 꾸준히 전개하며 대표팀 신승에 기여했다.
그 외 대안은 오재석(감바 오사카)이 꼽힌다. 아시아 내에서 최대 난적으로 꼽히는 이란과의 맞대결을 앞두고도 선발 예상이 안 된다는 점 역시 작금 슈틸리케호 수비진의 심각성을 대변한다. 측면 수비는 한국이 월드컵 9회 연속 본선 진출이라는 대업을 위해 하루 빨리 해결해야 할 과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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