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치부심 양현종, 몸값+α 매겨질 가을 투구

데일리안 스포츠 = 김윤일 기자

입력 2016.10.11 10:23  수정 2016.10.11 10:23

지난 두 차례 가을 야구서 큰 재미 못봐

2차전서 호투한다면 FA 몸값 대폭 상승

KIA의 2차전 선발로 등판 예정인 양현종. ⓒ 연합뉴스

KIA의 2차전 선발은 양현종이다. 이번에도 뒤를 돌아볼 여유가 없다. 사실상 3전 2선승제의 마지막 3차전이라 생각하면 된다.

1차전 승리를 따낸 KIA가 11일 잠실구장에서 열리는 ‘2016 KBO리그 포스트시즌’ LG와의 와일드카드 결정전 2차전에 좌완 에이스 양현종을 선발로 내세운다. LG는 ‘캡틴’ 류제국을 예고했다.

양현종에게 이번 가을 잔치는 특별한 의미로 다가온다. 그도 그럴 것이 흔치 않았던 포스트시즌 무대서 자존심을 구길만한 성적표를 받았기 때문이다.

지난 2007년 KIA로부터 2차 1순위로 지명된 양현종은 데뷔 첫 해 49.2이닝, 이듬해 75.2이닝을 소화하며 합격점을 받았고, 2009년부터 1군 무대 풀시즌을 치르게 된다. 마침 이 해에는 소속팀 KIA가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한 해였다.

양현종은 2009시즌 처음으로 규정 이닝을 돌파하며 12승 5패 평균자책점 3.15로 맹활약했다. 그러나 한국시리즈에서는 중용받지 못했다. 당시 로페즈-구톰슨이라는 확실한 원투펀치를 보유한 KIA는 윤석민이 2차전 선발로 나서며 자연스레 양현종의 순위가 밀렸다. 양현종은 4차전 선발로 나서 역투를 펼쳤으나 결과는 패전. 이후 두 차례 구원으로만 등판한 뒤 한 발 떨어져 팀 우승을 목격했다.

2011년에도 양현종의 가을은 다시 찾아왔다. 하지만 이 해에는 4관왕 윤석민이 팀을 홀로 이끌던 시기였다. 양현종은 SK와의 준플레이오프를 잔뜩 벼르고 있었지만, 팀이 탈락 위기에 몰리자 또 다시 주력에서 제외됐다. 0.1이닝 구원등판, 이것이 2011시즌 양현종의 가을 야구였다.

이후 양현종은 리그를 대표하는 에이스로 거듭난다. 고질적 약점이던 제구와 체력 문제가 잡히면서 좀처럼 무너지지 않는 투수로 자리매김했다. 올 시즌에는 토종 투수로는 9년 만에 200이닝을 돌파하며 철완임을 입증했다.

비록 이번 와일드카드 1차전에서는 헥터가 먼저 나섰지만, 양현종의 역할도 무척 중요하다. 그가 얼마나 버텨주느냐에 따라 팀의 명운이 걸려있기 때문이다. 조기 강판은 곧 KIA의 탈락을 의미하며, 적은 이닝을 소화한 뒤 승리하더라도 이틀 뒤 다가올 준플레이오프에 과부하가 걸릴 수 있다.

양현종은 LG를 상대로 2승 2패 평균자책점 2.41을 기록했다. 하지만 2승이 전반기에 거둔 승수이며, 후반기에는 2패로 큰 재미를 보지 못했다. 김기태 감독이 헥터를 1선발로 예고한 까닭이다.

양현종이 신발 끈을 질끈 동여맬 동기부여는 또 있다. 바로 올 시즌 후 대망의 FA자격을 얻기 때문이다.

양현종은 SK 김광현, 삼성 차우찬과 함께 이번 FA 시장 투수 최대어로 분류된다. 선수 본인은 내심 해외 진출까지 염두에 두고 있다. 충분히 만족스러운 시즌을 보낸 양현종이 한껏 높아진 몸값에 +α를 보태기 위해서는 이번 와일드카드 결정 2차전이 중요해질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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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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