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쓱한 재역전승’ 고민 깊어지는 이란전

데일리안 스포츠 = 김윤일 기자

입력 2016.10.07 05:40  수정 2016.10.07 08:57

카타르와의 홈경기서 수비 붕괴로 2실점

다가올 이란전서 숙제 해결해야 할 슈틸리케

이란전을 앞두고 수비 불안 숙제를 떠안은 슈틸리케호. ⓒ 데일리안 홍효식 기자

기대했던 승점 3을 획득했지만 많은 말을 무성케 할 만한 카타르전이었다.

울리 슈틸리케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이 6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18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카타르와의 3차전에서 3-2 진땀승을 거뒀다.

이로써 3경기를 치른 슈틸리케호는 2승 1무(승점 7)로 A조 단독 선두로 뛰어올랐다. 아시아지역 최종예선은 각조 2위까지 본선행 티켓이 주어지며, 3위팀은 플레이오프를 펼친 뒤 북중미 4위팀과 다시 플레이오프를 거쳐야 하는 험난한 일정이 기다린다.

경기가 끝난 뒤 화두는 역시나 허술한 수비였다. 사실 이날 공격진은 나무랄 데 없었다. 중원 사령관 기성용의 선취골을 시작으로 후반에는 교체 투입된 김신욱이 타겟맨 역할을 훌륭히 소화해내며 지동원의 동점골을 도왔다.

2-2 동점 상황에서 역전골은 손흥민의 발끝에서 나왔다. 손흥민은 상대 마크맨이 자신을 놓친 틈을 타 기성용의 기가 막힌 침투 패스를 받았고, 그대로 오른발 슈팅으로 카타르 골망을 갈랐다.

문제는 수비였다. 특히 중앙 수비수로 나선 홍정호는 대표팀이 실점한 2골에 모두 관여한데다 후반 중반에는 경고 누적으로 퇴장당하며 수적 열세의 원흉으로 떠올랐다.

경기가 끝난 뒤 슈틸리케 감독은 “오늘은 홍정호에게 좋지 않은 날이다”라며 “페널티킥 장면도 홍정호의 실수가 있었다. 퇴장 당한 장면도 홍정호의 패스 미스로 비롯돼 파울을 범했다”라고 직접적으로 언급했다.

대표팀의 포백 라인은 이번 최종예선 내내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그렇다고 확실한 카드가 있는 것도 아니다.

중국과의 1차전에서는 김기희-오재석-홍정호-장현수가 호흡을 맞췄지만 2실점했다. 중립 지역에서 펼쳐졌던 시리아와의 2차전은 김영권-장현수-이용-오재석으로 바꿨지만 2장의 경고와 함께 1실점 무승부로 큰 효과를 보지 못했다.

사실 선수들 간의 호흡보다 문제가 되는 부분은 개인적인 기량이다. 홍정호를 비롯해 수비수들 대부분은 예리하게 침투해 오는 카타르의 공격수 세바스티안 소리아에게 완벽히 농락당하고 말았다.

이는 곧 다가올 이란전에서도 고민이 될 수 있음을 예고하고 있다. 이란은 카타르보다 객관적인 전력에서 훨씬 앞서며 선수들의 개인 기량 역시 출중하기로 유명하다.

게다가 대표팀은 ‘지옥’이라 불리는 이란 원정을 떠나야 한다. 한국 축구 역사상 이란 원정에서 승리를 거둔 횟수는 제로. 즉, 경기 외적으로도 힘겨운 싸움을 펼쳐야 하는 상황에서 수비 불안이 슈틸리케호의 고민을 배가시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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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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